“온라인 강화해 20~30대 독자 잡아라”
  • 사회·정리│조해수 기자 (chs900@sisapress.com)
  • 승인 2013.10.02 14:49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사저널> 제6기 독자위원의 6개월 본지 리뷰 총정리 대담

지난 4월부터 9월까지 대한민국에서는 크고 작은 사건이 연이어 일어났다. 북핵 위기,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 성추행 사건, 검찰의 CJ그룹·4대강 수사, NLL 대화록 실종, 국정원 대선 개입 수사,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미납 추징금 환수, 원전 비리 수사에서 최근의 이석기 사태, 채동욱 검찰총장 혼외 아들 의혹까지 그야말로 숨 돌릴 틈이 없었다. 이 기간 동안 <시사저널> 제6기 독자위원은 본지 기자들과 함께 고민하며 더 나은 보도를 위해 질책과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이들의 활동 기간이 만료되는 9월에 즈음하여 권상집·박준규·이나라·정지연·조정훈 독자위원과 함께 <시사저널>이 나아갈 길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종호 독자위원은 해외에 있어 참석하지 못했다.

9월25일 서울 용산구 회의실에서 독자위원들이 대담하고 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박준규·정지연·이나라·조정훈·권상집 독자위원. ⓒ 시사저널 최준필
<시사저널>은 독자들과의 소통을 늘리기 위해 노력해왔다. 지난 6개월을 어떻게 평가하나.

권상집(이하 권) : 일단 매주 실리는 독자위원 리뷰가 2명으로 늘어난 점은 가시적인 성과다. 다양한 시각을 담을 수 있어서 좋았다. 6개월간의 총평을 지면을 할애해 싣는 것도 변화된 점이다. 그동안 독자위원이 제기한 문제점이 개선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나라(이하 이) : 한 예로 상자 기사가 늘어난 점을 꼽을 수 있겠다. 어떤 사안에 대해 사전 지식이 없을 경우 기사를 읽는 데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다. 그 전만 하더라도 <시사저널> 기사는 친절한 설명이 부족했다. 상자 기사가 늘어나면서 독자들을 배려하려는 노력을 볼 수 있었다. <시사저널>이 독자들과 함께 숨 쉬고 있는 매체라는 느낌을 받았다. 앞으로도 이러한 노력은 지속해주길 바란다.

조정훈(이하 조):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독자위원들의 리뷰를 체계적으로 축적하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다른 매체의 경우 역대 독자위원의 리뷰를 기록으로 남기고 있다. 홈페이지를 통해 일반 독자들에게도 공개하고 있다. 독자위원 리뷰 역시 <시사저널>의 역사이자 자산이다.

지난 6개월간 많은 사건·사고가 있었다. <시사저널>은 정통 시사주간지로서 객관적인 보도를 위해 힘써왔다. 지난 6개월 동안의 <시사저널> 보도를 어떻게 평가하나.

권 : 눈치 보지 않고 재벌 총수나 권력 실세들을 비판했던 점이 인상적이다. ‘평양이 수상하다’(4월9일자) 기사는 남북 긴장 관계가 최고조로 치달았을 때 직접 북한 접경 지역을 찾아가는 열의를 보였다. <시사저널>은 가장 이슈가 되고 있는 사안을 놓치지 않으려는 노력을 보여주었다.

정지연(이하 정) : 비슷비슷한 내용들의 기사가 몇 주간 계속 실리면서 ‘기시감’을 느꼈던 적이 있다. 대표적으로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미납 추징금 사건이 그렇다. 워낙 큰 이슈이기 때문에 계속해서 추적해 보도한다지만, 사실 복습하는 느낌마저 들었다. 좀 더 다양한 소재를 다뤘으면 좋겠다.

조 : 식상한 기사가 계속 실린 경우가 있다. 맺고 끊음이 분명해야 한다. <시사저널>만의 독창적인 기사를 기대해본다.

박준규(이하 박) : 내 생각은 오히려 반대다. 일간지와 주간지의 역할은 다르다. 일간지의 기사는 휘발성이 강하다. 반면 주간지는 독자들이 알아야 할 중요한 이슈를 정리하고, 끈질기게 문제 제기를 해야 한다. 디자인적인 측면을 잘 활용한다면 기시감이나 식상함을 해소시킬 수 있을 것이다.

커버스토리는 그 주 <시사저널>의 얼굴이다. 커버 기사에 대한 평가는.

박 : <시사저널>은 시의성이 큰 기사를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 윤창중 성추행 사건, 이석기 내란 음모 사건, 채동욱 혼외 아들 사건 등은 목·금요일에 터져 시간상으로 제약이 컸을 것으로 안다. 실제 이 때문에 보도의 심층적인 면이 다소 떨어진 것도 사실이다. 이럴 경우 차라리 과감하게 다음 주로 넘겨서 좀 더 충실한 취재를 바탕으로 기사를 작성하는 것이 낫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권·정 : 그런 면에서 ‘채동욱 vs 조선일보, 하나는 죽는다’(9월10일자) 커버스토리는 아쉬운 면이 많았다.

이·조 : 가십성이 큰 기사도 있었다. ‘이재현, 집사에게 당했다’(7월9일자) 기사는 가독성은 있었지만, 커버스토리로는 적당하지 않았던 것 같다. 정통 시사주간지로서 품격을 잃지 말아야 한다.

독자위원으로 활동하면서 가장 크게 개선됐다고 느끼는 부문은 무엇인가.

권·조 : 문화면이 예전에 비해 크게 개선됐다. 양적·질적인 면에서 모두 나아졌다. 독자와 더 많이 소통하려는 움직임도 늘어났다.

이·정 : 문화면이 나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눈길을 사로잡을 만한 신선한 기사는 여전히 부족하다. 경쟁력 있는 외부 필진을 섭외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가장 아쉬운 점이 있다면.

조 : 온라인 부분을 얘기하지 않을 수 없다. <시사저널>은 마치 온라인을 포기한 것처럼 보인다.

정 : 요즘 젊은 세대는 지면보다 온라인을 통해 기사를 더 많이 접한다. 그것도 컴퓨터가 아닌 스마트폰을 통해서 기사를 소비한다. 그런데 <시사저널>은 고집스럽게 지면만 중요시하고 있다.

이 : 온라인 부분에서 <시사저널>은 안이한 자세로 일관하고 있다. 마치 읽고 싶은 사람만 읽으라는 식이다. <시사저널>이 새로운 독자로 끌어들여야 할 20~30대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점은 아쉽다. 콘텐츠가 중요하지만 유통망 역시 간과해서는 안 된다. 독자위원 활동 초기부터 온라인 문제를 지적해왔는데, 여전히 개선되지 않는 것 같다. <시사저널>이 문제의 심각성을 전혀 모르고 있다.

<시사저널>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은.

권 : 올해부터 시작한 굿컴퍼니 컨퍼런스는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좀 더 사회적으로 이슈가 될 수 있는 큰 행사로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해본다. 매년 실시하고 있는 ‘누가 한국을 움직이는가’ 기획은 <시사저널>의 대표 아이템이다. 그런데 여전히 전문가 1000명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것은 아쉬운 점이다.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설문조사로 전환하는 것도 생각해볼 만하지 않을까.

조 : <시사저널> 정기 독자를 대상으로 만족도 조사를 해볼 필요도 있겠다. 주간지는 정기 독자가 생명이다. 그들이 <시사저널>에 바라는 점을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모든 독자위원 : <시사저널>은 저명인사들에 대한 기사를 주로 다뤄왔다. 그러다 보니 상대적으로 사회 약자층에 대한 관심이 부족했던 것 같다. 한때 <시사저널>은 사회 약자층이 억울한 일을 당했을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매체였다. 지금은 그렇지 않다. <시사저널>이 사회 약자층에 대해 좀 더 관심을 가진다면 정상의 위치를 굳건히 할 수 있을 것 같다. 


 

▶ 시사저널과 정보공개센터가 주최하는 '제1회 정보공개청구 대회'에 좋은 자료를 보내주세요. 기사도 만들고 상금도 드립니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