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복의 땅이 갈등의 땅으로
  • 글·사진 임준선 기자 ()
  • 승인 2013.10.08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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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내린 축복의 땅.’

경남 밀양시 홈페이지에 적혀 있는 말이다. 이 축복의 땅이 요즘 분쟁의 땅으로 변했다.

765kV의 고압 송전선과 송전탑 위치 문제를 두고 밀양 시민과 한국전력 사이에 극심한 대립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강력하게 반대 운동을 벌이고 있는 상당수가 그 지역에서 농사를 짓는 70~80대 노인이다. 이들은 조상 대대로 이어온 논과 밭에 송전탑이 박히는 걸 반대한다. 이 송전탑을 통해 수송될 전기 대부분의 실제 사용자는 대도시 시민들과 공장이다.

쇠사슬을 몸에 칭칭 감고 울부짖는 나이 든 농민들이 안쓰러워 보인다. 어차피 어디엔가는 송전탑이 세워져야 한다. 그렇다고 물리력을 동원해 공사를 강행하는 것은 갈등을 더욱 키울 뿐이다. 불도저로 밀기보다는 송전탑 건설로 삶의 터전을 잃는 이들을 보듬는 게 먼저다. 그게 사회적 비용을 적게 치르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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