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가는 길 훌쩍 넓히다
  • 노진섭 기자 (no@sisapress.com)
  • 승인 2013.10.16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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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비용 항공사 노선 경쟁 ‘후끈’

저비용 항공사들이 경쟁적으로 일본행 정기 노선을 늘리고 있다. 타 항공사가 취항하지 않는 지역을 노려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의도다. 항공료 인하, 호텔 할인, 렌터카 예약 등 기존의 마케팅에 이은 새로운 차별화 전략이다.

9월26일 오후 한국 여행사 직원 10여 명은 일본의 사가(佐賀)라는 도시에 도착했다. 새로운 여행 상품을 개발하기 위해 볼거리·먹을거리·교통·숙소 등에 대한 정보를 수집했다. 저비용 항공사인 티웨이항공이 올해 12월부터 이 도시로 취항할 계획이어서 사전 조사를 나온 것이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국내 항공기의 정기 취항이 확정된 지역에 대한 여행 상품을 개발하기 전에 해당 지역 답사는 필수”라고 말했다. 이 도시는 저비용 항공사는 물론 대형 항공사도 취항하지 않는 곳이다. 티웨이항공이 12월부터 이곳으로 정기편을 띄운다. 인천~후쿠오카 노선과 함께 일본에 2개 노선을 갖추게 된 셈이다.

ⓒ 각 항공사 제공
이 도시 주변은 조용하기 그지없다. 양희찬 티웨이항공 홍보 주임은 “일본의 3대 온천(우레시노), 일본판 올레 코스(타케오), 세계적인 도자기 마을(이마리·아리타)이 주변에 있다”며 “다른 항공사와의 경쟁이 없는 노선이어서 차별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저비용 항공사는 일본에 독자 항공 노선을 늘리고 있다. 가장 많은 4개의 일본 노선을 확보한 제주항공은 일본 4대 도시(도쿄·오사카·후쿠오카·나고야)에 정기 노선을 가지고 있다. 나고야는 다른 저비용 항공사가 취항하지 않는 도시다. 진에어는 아예 4대 도시를 포기한 대신 삿포로·나가사키·오키나와 등 다른 저비용 항공사가 취항하지 않는 노선을 확보했다. 박정훈 진에어 홍보팀장은 “타 항공사가 취항하지 않는 도시에 노선을 늘리는 것은 틈새시장을 노린 전략”이라며 “동남아시아보다 일본에서 항공사들의 노선 경쟁이 심하다”고 설명했다.

저비용 항공사들이 새로운 노선 확보로 경쟁력을 갖추려는 배경에는 일본으로 향하는 한국인 관광객이 꾸준하기 때문이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의 방사능 유출 사고에도 불구하고 일본행 한국 관광객은 1년 전보다 36% 늘어났다. 원전 사고가 났던 후쿠시마 등 일본 동북부 지역 대신 중부와 남부로 발길을 옮긴 것이다.

여행객 14% 저비용 항공기로 일본행

외국 여행을 가는 한국 여행객 가운데 저비용 항공사를 이용하는 사람도 늘어났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항공편으로 외국 여행을 떠난 한국인은 1251만명인데, 이 가운데 9.4%인 118만명(전년 동기에는 약 72만명)은 저비용 항공사를 이용했다. 100명 중 10명은 저비용 항공사의 항공기를 타고 외국 여행길에 오르는 셈이다. 일본으로 향하는 여행객 100명 중 14명은 저비용 항공사를 이용했다. 항공사들이 꾸준히 노선을 늘려온 데다 현지 마케팅을 통해 인지도를 높인 때문으로 보인다. 최근 일본 여행을 다녀온 이선주씨(38·여)는 “2~3시간이면 닿을 일본에 가기 위해 비싼 돈을 주고 대형 항공사를 이용할 필요가 없어서 저비용 항공사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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