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리더 100] 벤처 갑부들, 황태자를 협공하다
  • 조현주 기자 (cho@sisapress.com)
  • 승인 2013.10.23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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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정의선 부회장 1, 2위…김택진·김범수·이해진 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독주 시대가 열리는가. 기업 분야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차세대 리더’를 묻는 질문에 이재용 부회장은 처음 조사를 시작한 2008년 이후 줄곧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올해 이 부회장은 61%의 압도적인 지목률을 얻어 19%로 2위에 오른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을 멀찌감치 제쳤다. 이 부회장의 지목률은 지난해(16%)에 비해 대폭 올랐는데 이는 올해 삼성그룹 내부에서 이재용 부회장 중심의 경영권 승계 구도가 본격적으로 구축되고 있는 것과 연관이 깊어 보인다.

이 부회장은 1968년생으로 올해 45세다. 이건희 회장이 그룹 회장을 맡았던 때와 같은 나이다. 올해 삼성그룹은 이 부회장으로의 경영권 승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에게 경영권이 넘어가는 시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9월 삼성그룹은 제일모직 패션 부문을 삼성에버랜드로 넘기기로 한 데 이어, 삼성SDS는 삼성SNS를 흡수합병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이재용 부회장으로의 경영 승계를 위한 포석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보폭 넓히며 전면에 나서는 이재용

삼성에버랜드와 삼성SDS. 이 두 회사는 삼성의 후계 구도와 밀접한 연관을 가지고 있다. 삼성에버랜드는 그룹 내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회사이고, 삼성SDS는 이재용 부회장 등 삼성 3세들의 지분율이 높아 향후 그룹 지배구조 재편 과정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측되는 기업이다. 게다가 삼성SDS와 삼성SNS의 합병이 마무리되면 이 부회장이 가장 큰 수혜를 입게 된다. 이 부회장의 삼성SDS 지분율은 현재 8.81%지만 합병 후엔 11.26%까지 올라간다. 이 부회장이 흡수 대상인 삼성SNS의 지분 45.69%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은 이건희 회장을 제외하고 삼성그룹 내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승진한 인물이기도 하다. 이 부회장은 1991년 삼성전자 총무그룹에 입사한 뒤 2007년 초 전무가 됐다. 2010년 부사장으로 승진했고 같은 해 12월 다시 사장이 됐다. 지난해 12월5일 사장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한 이후 이건희 회장을 대신해 그룹의 현안부터 미래 전략까지 챙기는 등 보폭을 넓히고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 1월 초, 폴 오텔리니 인텔 회장과의 회동을 시작으로 딕슨의 세바스천 제임스 회장,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래리 페이지 구글 CEO, 라이트 호퍼 BMW 회장 등을 잇달아 만났다. 이 부회장의 행보를 두고 그가 ‘정보기술(IT)과 중국 그리고 자동차 부품’ 쪽으로 삼성의 새로운 동력을 그리기 시작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 시사저널 포토
경영권 승계 가속 페달 밟는 현대차

기업 부문 차세대 리더 2위에 오른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은 1970년생으로 올해 43세다. 아버지 세대의 성장을 이어가야 할 숙명을 타고났다는 점에서 이 부회장과 공통점이 있다. 국내 1, 2위 그룹의 후계자 그리고 재계 3세 경영의 선두 주자라는 점에서 두 사람은 늘 라이벌로 인식돼왔다. 최근 현대차그룹 또한 삼성그룹과 마찬가지로 계열사 합병에 나서면서 정의선 부회장으로의 경영권 승계에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지난 10월17일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인 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는 각각 이사회를 열어 현대하이스코의 ‘알짜 사업’인 자동차 강판 사업 부문을 떼어내 현대제철로 넘기기로 했다. 이번 분할 합병을 두고 업계에서는 정의선 부회장으로의 승계를 쉽게 하기 위해 현대차그룹이 순환출자 구조를 재편해둔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해진 보유 주식 가치 1조원 넘어 주목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이사(9%),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4%), 이해진 네이버 의장(3%) 등이 뒤를 이었다. 3위에서 5위까지 모두 국내 ‘벤처업계의 신화’로 불리는 인물이라는 점이 주목된다. 특히 김범수 의장과 이해진 의장의 경우 차세대 리더 기업 부문 상위권에 올해 처음으로 이름을 올렸다. 이해진 의장은 외부 활동이 거의 없어 ‘은둔의 경영자’로 불린다. 최근 이해진 의장은 ‘1조원 주식 부호’ 자리에 올라 주목받기도 했다. 재벌닷컴이 10월15일 종가 기준으로 상장사 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주식 지분 가치 평가액을 집계한 결과 이 의장이 보유한 주식 가치는 1조454억원이었다. 이 의장의 주식 가치는 올해 초만 해도 5058억원 수준이었으나 10여 개월 만에 배 이상 늘어났다.


가장 만나고 싶은 인물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자

기업인들이 가장 만나고 싶은 인물 1위는 현대그룹의 창업자인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33%)이었다.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23%)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23%)이 뒤를 이었다. 4~6위는 안철수 국회의원(7%), 빌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의장(6%),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자(5%)로 조사됐다. 고인이 1~2위를 차지한 것이 이채롭다. 삼성그룹의 현직 회장과 고인이 된 창업주가 모두 지목된 것도 눈길을 끈다.


 
 

가장 선호하는 매체   
<매일경제>

기업인들이 꼽은 가장 읽고 싶은 매체 1위는 <매일경제>로 나타났다. <매일경제>의 지목률은 36%다. <이코노미스트>(14%), <한국경제> (13%), <매경이코노미>(7%), <동아비즈니스리뷰>(5%) 등이 그 뒤를 이었다. 5위 안에 매경미디어그룹의 신문과 잡지 2개 매체가 포함된 것이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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