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리더 100] 김영훈, 자리 없어도 ‘살아 있네!’
  • 엄민우 기자 (mw@sisapress.com)
  • 승인 2013.10.23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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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위원장 사퇴했음에도 지난해 이어 1위…박지순·김준영 2, 3위

<시사저널>의 노동 분야 ‘2013 차세대 리더’ 설문조사 결과는 다소 의외였다. 1위로 선정된 당사자조차 본인이 1위라는 사실에 놀라움을 표했다. 대한민국 노동계를 이끌 차세대 리더 1위는 19%의 지목률을 얻은 김영훈 전 민주노총 위원장이 차지했다. 지난해에도 1위에 올랐던 그였지만 지금은 그때와 달리 위원장 자리에서 스스로 내려온 상태다. 민주노총 위원장 자리를 떠난 지 1년이 다 됐지만 그의 영향력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현재 철도노조 지도위원으로 돌아가 젊은 층과 소통하며 노동운동 바로 알리기 활동을 하고 있다.

2위는 노동법 전문가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 교수(9%)였다. 통상임금 문제 등 노동 이슈가 있을 때마다 줄기차게 목소리를 내는 박 교수는 지난해 조사에서는 3위였다.

ⓒ 시사저널 이종현
김준영 한국노총 부천지역지부 의장과 이창근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 기획실장이 6%의 지목률로 공동 3위를 차지했다. 김 의장은 노동자 권익에 대해선 단호하면서도 유연한 사고를 갖춘 것으로 평가되는 노동계의 차세대 리더다. 전국 최초로 지역 노사민정협의회 설립을 주도하는 등 지역 기반 노동운동에서 많은 성과를 남긴 인물이다.

이창근 실장은 쌍용차 해고자 복직 운동에 힘쓰고 있다. 최근엔 기고 활동을 통해 쌍용차 해고의 부당함과 해고 노동자들의 현실을 적극 알리고 있다. 2009년 이후 4년이 지난 지금까지 국정감사 때마다 쌍용차 해고자 복직을 둘러싼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이창근 실장은 <경향신문>에 게재한 칼럼에서 “쌍용차 문제는 이제 만 4년을 넘었다. 하지만 쌍용차는 단 한 번도 자기 입으로 해고자를 언급한 바 없다”고 지적했다.

신승철 현 민주노총 위원장은 공동 6위

5위에는 안진걸 참여연대 사무처장(5%)이 올랐다. 안 처장은 토론회장과 현장을 누비며 노동 문제뿐 아니라 우리 생활과 밀접한 각종 사회 이슈에 대해 목소리를 내고 있는, 발로 뛰는 진보 인사다.

각각 4%의 지목률을 얻은 신승철 현 민주노총 위원장과 진선미 민주당 의원이 공동으로 6위에 올랐다. 신 위원장은 지난 7월 유기수 사무처장과 함께 민주노총의 새로운 지도부로 당선됐다. 1987년 기아자동차에 입사했다가 1991년 파업으로 해고됐고 1995년 기아자동차에 복직했다. 민주노총 부위원장과 사무총장 등을 역임했다. 민주노총은 지난 10월7일부터 “공약 파기·노동 탄압·민주주의 파괴를 일삼는 현 정부를 규탄한다”며 시국 농성을 벌이고 있다. 진선미 의원은 국정원 정치 개입 관련 문건을 공개해 파장을 일으켰다.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과 문현군 한국노총 성남지역지부 정책실장, 정진우 진보신당 비정규실장이 각각 3%를 얻어 공동 7위에 올랐다. 김진숙 위원은 2011년 한진중공업 정리해고에 항의해 무려 309일간 크레인에서 고공 농성을 벌인 것으로 유명하다. 당시 김 위원의 농성으로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문제가 이슈화됐고 노동계와 야권이 힘을 보태며 국회에서 한진중공업 청문회까지 열렸다. 최근에도 밀양 송전탑 등을 다니며 발로 뛰는 노동운동을 하고 있는 김 위원의 별명은 ‘철의 여인’이다. 

 

 


가장 읽고싶은 매체 
<매일노동뉴스>

노동 분야 전문가들이 가장 읽고 싶어 하는 매체는 <매일노동뉴스>로 나타났다. 38%의 지목을 받아 1위에 올랐다. <매일노동뉴스>는 지난해 같은 조사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1992년 창간 이후 노동 분야 일간지로 자리매김한 <매일노동뉴스>는 독립 노동 전문 매체를 지향한다. 노동계 사람들에 따르면 ‘노동 부문에선 사실상 절대적인 매체’로 여겨진다.

노동 전문 월간지 <참여와 혁신>이 14%를 얻어 2위에 선정됐다. 노사 관계의 직접 당사자인 노조 대의원과 현장 관리자들의 눈높이에 맞춘 매체를 지향한다. <민중의 소리>와 <월간노동>이 13%, 11%를 얻어 각각 3위와 4위에 올랐다. 5위는 6%의 지목률을 얻은 <노동일보>가 차지했다.


 
 

한국으로 귀화해 ‘안티 파시즘’을 외치며 왕성한 사회활동을 하고 있는 박노자 오슬로 대학 교수가 노동 분야 전문가들이 가장 만나고 싶은 인물 1위(11%)로 선정됐다.

박 교수는 노르웨이 오슬로 대학 한국학 부교수와 경희대 러시아어과 전임강사를 역임했다. 19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진보신당 비례대표 후보 6번을 배정받았다. 희망버스를 타고 울산 현대차 공장으로 가 노사 간 충돌 상황을 직접 목격한 그는 한진중공업 사태, 비정규직 문제 등 국내 노동 문제에 대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 최고위원을 맡고 있는 이용득 전 한국노총 위원장이 10%의 지목률을 얻어 1%포인트 차이로 2위를 차지했다. 그는 최근 “당인리 발전소 부지에 신규 대체 건설되는 서울복합화력발전소는 수도 서울의 도심지에 건설되는 지하발전소로, 도심에서 가스 연료를 사용하는 대규모 발전소는 밀양의 송전탑보다도 몇백, 몇천 배 더 위험한 시설”이라며 그 위험성을 알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단병호 전 민주노동당 의원이 8%를 얻어 3위에 올랐다. 2004년 총선에서 민주노동당 비례대표 국회의원이 됐으나 2008년 탈당하고 정계를 떠났다. 비슷한 시기 탈당했던 노회찬 전 의원, 심상정 의원과 달리 진보신당에는 입당하지 않았다. 대신 정치권과 거리를 두면서 재야에서 노동 문제에 대한 의견을 내놓고 있다.

전태일 열사가 7%로 4위에 선정됐다. 노동자들의 근로 조건 개선을 요구하며 분신한 지 43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그는 노동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꼭 만나보고 싶어 하는 인물이다. ‘크레인 농성’으로 유명한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6%)이 차세대 리더 8위에 이어 만나고 싶은 인물 부문에서도 5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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