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리더 100] ‘국민 멘토’ 혜민 스님 앞서 걷다
  • 정락인 기자 (freedom@sisapress.com)
  • 승인 2013.10.23 13:09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 누려…이재훈·김학중 목사도 두각

종교 분야의 차세대 리더 1위는 미국 햄프셔 대학 교수인 혜민 스님이다. 지난해까지 종교 분야는 불교·천주교·개신교로 나눠 조사했으나 올해는 통합했다. 혜민 스님의 경우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불교 분야 2년 연속 차세대 리더 1위로 꼽혔다. 종교를 통합한 올해까지 합치면 3년 연속 1위인 셈이다. 2위와의 격차도 상당하다. 혜민 스님의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국민 멘토로 불리는 혜민 스님은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통해 국내 대중과 소통했다. 뉴미디어가 만든 스타이기도 하다. 그는 속세에 깊이 들어와 속인들과 진심 어린 대화를 나눴다. 마음에 난 상처는 치료해주고, 용기를 잃은 사람들에게는 희망을 줬다. 또 방황하는 중생들에게는 굳은 심지가 돼줬다. 이렇게 그는 SNS를 통해 대중들과 말과 마음을 트면서 함께 울고 웃었다. 현재 혜민 스님의 트위터 팔로워는 58만명에 달한다.

ⓒ 시사저널 이종현
혜민 스님은 지난해 1월 SNS를 통해 나눈 대화를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에 담아 출간했다. 반응은 뜨거웠다. 출간 7개월 만에 100만부 판매를 돌파했고, 지금까지 누적 판매 부수가 240만부를 넘어섰다.

최근에는 세계 최대 출판그룹인 미국의 ‘펭귄’과 영문판 출간 계약을 맺었다. 국내 판권을 갖고 있는 출판사 쌤앤파커스는 원고 일부분을 혜민 스님과 협업해 재편집하는 과정을 거쳐 펴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계약으로 혜민 스님의 책을 미국·영국·호주·캐나다 등 영어권 독자들도 읽을 수 있게 됐다. 혜민 스님은 이번 판권 수출로 얻는 인세 수익금 전액을 국내 저소득층 아이들과 어르신 무료급식 단체에 기부할 계획이다. 청량한 샘물 같은 스님과의 대화에 목말라 하던 대중들은 줄기차게 ‘강의’를 요청했고, 스님은 전국을 순회하며 ‘마음 치유 콘서트’를 열었다.

혜민 스님은 지난 4월1일 갑작스럽게 ‘트위터 묵언’을 선언했다. 올가을에는 교수로 재직 중인 미국 햄프셔 대학 강의도 쉬기로 했다. 강연과 SNS 활동을 중단하고 ‘수행’에 전념하겠다는 뜻이다. 이런 말이 나온 배경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혜민 스님은 “당분간 묵언수행하면서 스스로를 성찰하고 마음을 밝히는 시간을 갖겠다. 올가을에는 국내 조용한 절에서 ‘산철 결제’ 수행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재훈 온누리교회 담임목사가 종교 분야 2위다. 2011년과 2012년 개신교 분야에서는 상위권에 없던 인물이다. 이 목사가 개신교단에 부각된 것은 2011년에 사망한 고 하용조 목사 후임으로 온누리교회를 맡으면서다. 43세의 젊은 목사를 신자 7만5000명의 온누리교회 후계자로 정한 것은 ‘파격’이었다. 이 목사는 명지대와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를 졸업하고 대한예수교장로회 합신총회에서 목사 안수를 받았다. 20대 후반인 1996년부터 하용조 목사와 함께 목회를 했다.

3위는 김학중 꿈의교회 담임목사다. 김 목사는 2011년 개신교 분야 조사에서는 소강석 새에덴교회 담임목사와 공동 1위에 올랐다. 지난해에는 홍민기 부산 호산나교회 목사에게 1위 자리를 내주고 2위로 한 단계 내려앉았다. 올해는 종교 분야 3위, 개신교에서만 보면 2위다.

꿈의교회는 사회 공헌 활동에 적극 참여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교회 창립 18주년이 되던 2011년에는 ‘희망의 쌀 나누기 운동’을 전개해 쌀 3313포를 모아 불우한 이웃에게 전달했다. 꿈의교회는 ‘Good friend’라는 복지재단을 설립해 지체장애 어린이들을 8년째 돌보고 있다.

또 교육 공동체인 ‘Edu together’를 설립해 근로 청소년들에게 중·고교 과정을 가르쳐 대학에 진학시키고 있다. 김 목사는 한 일간지에 ‘김학중 목사의 시편’을 연재하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눈에 띄는 것은 상위권에 천주교 인사들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지난해 천주교 분야의 경우 옥현진 광주대교구 보좌주교, 정신철 인천교구 보좌주교, 황창연 성필립보생태마을 관장 등이 이름을 올렸다. 

 

가장 선호하는 매체 
<목회와 신학>

종교 분야에서 가장 선호하는 매체는 <목회와 신학>이었다. 기독교 출판사인 두란노에서 발간하는 신학 잡지다. 신학 논문, 성서 연구 성과 등 다양한 신학 콘텐츠들을 소개하고 있다.

불교계 매체로는 <불교신문>이 선호하는 매체로 꼽혔다. 1960년 1월1일 <대한불교>라는 제호로 창간한 <불교신문>은 1961년 3월 ‘대한불교신문사’로 사명을 변경했다. 2002년 일간 <인터넷 불교신문>을 창간했고, 2003년 1월1일부터 주 2회 발간하고 있다.

천주교 언론으로는 <가톨릭 신문>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천주교 대구대교구에 소속된 가톨릭신문사는 일제강점기인 1927년에 창간된 천주교회의 대표적 기관지다. <가톨릭신문>은 매스미디어를 통한 교회의 일치와 단결, 교회의 발전과 민족 복음화를 위한 보도 등을 지향하고 있다.


 
 

종교인들이 가장 만나고 싶은 인물은 누구일까. 1~5위까지 보면 티베트의 종교 지도자 달라이 라마를 제외하고는 모두 고인이었다. 2009년에 선종한 김수환 추기경이 1위다.

김 추기경은 종교와 종파를 떠나 한국인들의 영원한 정신적 지주다. 생전에 가난한 자들의 아버지가 됐고, 군사 독재 시절에는 민주화 운동의 큰 버팀목이었다. ‘행동하는 양심’을 몸소 실천하며 깨달음을 줬다. 선종하면서 모든 것을 주고 갔다. 각막을 기증해 장기 기증 운동이 사회 저변에 확대되는 계기를 만들어주기도 했다.

김수환 추기경의 고향인 경북 군위는 올해 선종 4주기를 맞아 옛집 복원을 포함한 ‘사랑과 나눔 공원’ 조성에 본격 나서고 있다. 여기에는 국비 61억원, 도비 18억원, 군비 42억원 등 모두 121억원을 투입한다. 이곳에 김 추기경의 옛집을 복원하고 추모체험관, 기념관, 수련원 등을 만든다. 군위군은 2016년 12월까지 공원 조성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2위로 꼽힌 한경직 목사는 영락교회를 설립했다. 그는 한국전쟁 중에 거리에서 죽어가는 전쟁고아들을 돕기 위해 전문 구호기관인 월드비전을 창설했다. 월드비전은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로 개발·구호 활동을 하는 기독교 국제구호개발기구로 성장했다. 기근에 허덕이는 북한 주민들을 돕기 위해 1990년 쌀 1만 가마를 북한 동포들에게 전달했다. 1992년에는 ‘종교계의 노벨상’인 템플턴상을 수상했다. 상금으로 받은 102만 달러는 북한 선교와 사랑의 쌀 나누기에 쓰도록 영락교회에 헌금했다.

이밖에 고 옥한흠 사랑의교회 목사와 법정 스님, 티베트의 종교 지도자 달라이 라마 등이 만나고 싶은 인물 상위권에 올랐다.

 

 


 
 

 

▶ 시사저널과 정보공개센터가 주최하는 '제1회 정보공개청구 대회'에 좋은 자료를 보내주세요. 기사도 만들고 상금도 드립니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