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이 앞길 가로막나
  • 이석 기자 (ls@sisapress.com)
  • 승인 2013.10.23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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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이채욱 CJ 부회장 조사 중 인천공항 사장 시절 공사 대금 탈루 혐의

이채욱 ㈜CJ 대표(부회장)가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중부지방국세청 조사4국은 지난 8월 말 이 부회장과 인천국제공항공사(인천공항)를 검찰에 고발했다. 2008년 10월부터 2012년 9월까지 2단계 공유수면 매립 공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세금계산서를 발급하지 않거나 허위 발급한 혐의(조세범 처벌법 위반)다.

사정기관의 한 관계자는 “올 3월부터 인천공항에 대해 세무조사를 하는 과정에서 거액의 세금을 탈루한 정황을 포착했다”며 “현재 검찰 조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2008년 9월 인천공항공사 4대 사장에 취임했다. 지난해 말 인천공항은 매출 1조5817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5.7% 성장했다. 당기순이익은 4994억원으로 38%나 증가했다. 2011년 11월에는 ‘공항업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세계공항서비스평가상(ASQ)을 수상했다. 이 부회장은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CJ그룹의 러브콜을 받았다. 이 부회장은 2013년 4월 CJ대한통운 대표이사에 취임한 지 5개월여 만에 CJ그룹 지주회사인 ㈜CJ 대표까지 맡았다. CJ그룹의 핵심 사업군인 CJ대한통운과 ㈜CJ의 대표이사까지 겸직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이 부회장이 인천공항과 함께 검찰에 고발되면서 향후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3월29일 이채욱 대표가 기자간담회에서 CJ대한통운-CJ GLS 합병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인천공항 측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공항의 한 관계자는 “국세청의 부당한 세금 추징에 대한 행정소송이 현재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국세청은 2008년 정기 세무조사에서 68억원의 세금을 추징했다. 2단계 공유수면 매립 공사 사업비(6720억원)에 대한 부가가치세를 납부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올해 세무조사에서 기준을 변경하면서 또다시 84억원의 부가세와 335억원의 범칙금까지 부과했다는 것이다. 부당성을 주장하면서 범칙금 납부를 거부하자 검찰에 고발했다는 것이 인천공항 측 주장이다.

CJ그룹에 불똥 튈 가능성

공항 측은 ‘수도권 신공항 건설 촉진법’을 근거로 제시했다. 공항 관계자는 “국가가 공항에 현물 출자하는 거래의 경우 부가세 납부 대상이 아니다”라며 “국세청의 조치가 부당해 행정소송을 제기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 부회장 측도 억울함을 토로한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사건 자체는 향후 법원의 판단에 따라 결론이 날 것으로 본다”며 “다만 이 부회장은 (개인적인 잘못이 있는 게 아니라) 당시 인천공항 사장이었기 때문에 검찰에 고발당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 부회장 역시 같은 입장”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국세청은 ‘공유수면 매립법’을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국세청은 “공항에서 국가사업을 대리하는 만큼 부가세를 납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특히 인천공항이 세금계산서를 허위 발급한 시기가 이 부회장의 재임 시기와 일치한다는 것이다. 이 부회장은 2008년 9월 인천공항 사장에 취임해 2013년 1월 퇴임했다. 임기를 8개월이나 남겨둔 상태에서 사의를 표명했다. 국세청이 허위 계산서를 발급했다고 지적한 시기 역시 2008년 10월부터 2012년 9월까지다. 향후 검찰 조사 과정에서 이 부회장이 유탄을 맞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 부회장은 현재 이미경 부회장, 손경식 회장 등과 함께 ‘그룹경영위원회’ 멤버다. 수천억 원대의 배임·탈세·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후 재판에 넘겨진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구원투수’ 역할을 하는 상황에서 검찰 조사는 이 부회장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사정기관 관계자는 “국세청과 인천공항의 시각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며 “현재 진행 중인 행정소송 결과에 따라 검찰 수사 방향이 결정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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