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일 있어도 안희정은 꺾어라”
  • 이선우│<충청투데이> 정치팀장 ()
  • 승인 2013.10.30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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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충남지사 탈환에 총력전…충북은 이시종 지사 우세

충청권은 역대 선거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해왔다. 충청 지역이 여야 어느 쪽에 힘을 실어줄 것인가에 따라 전국 선거 판도는 크게 흔들렸다. 내년 6월 지방선거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충청권을 차지하기 위한 여야의 싸움은 더욱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새누리당과 선진통일당 합당으로 지역 정당이 사라지면서 ‘새누리 대 민주’라는 거대 정당의 정면충돌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물론 ‘안철수 신당’ 출현 가능성도 변수로 남아 있다. 

최근 여권에서는 “무슨 일이 있어도 내년 지방선거에서 안희정 충남도지사만은 꺾어야 한다”는 말이 흘러나온다. ‘친노’ 진영의 핵심인 안 지사는 야권의 차기 대권 주자로 거론되는 데다 그의 승리 여부에 따라 다른 선거구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안 지사의 입장에서도 내년 지방선거 결과에 따라 향후 대권 도전의 교두보가 사실상 결정된다는 점에서 절대 져서는 안 되는 게임이다. 충청권 최대의 격전지로 충남이 떠오르는 이유도 안 지사 때문이다.

충남

안희정 재선 여부 전국적 관심

안희정 지사 측은 충남도지사 수성에 대해 ‘신중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현직 프리미엄을 충분히 활용하는 한편, 잠재적 대권 후보 이미지로 충남 유권자를 공략한다면 승산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안 지사의 한 측근은 “2010년 지방선거 당시 충남도민들이 지역 사회에 크게 알려지지 않았던 인물(안 지사)을 선택한 데도 전국적인 인물을 키워보자는 분위기가 작용했던 것”이라며 “그런 점이 당시에 비해 강화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행스럽게도 안 지사가 대과 없이 도정을 이끌어왔다는 평가가 나온다”며 “한 번 더 기회를 줘 안 지사가 정치적으로 성장하면 전국적인 정치인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고 덧붙였다.

그렇다고 안 지사에게 내년 선거가 유리하다고 볼 수는 없다. 충남의 정서가 전통적으로 보수 성향이 강한 데다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지역 정당이던 선진통일당과 새누리당이 합당한 것도 안 지사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2010년 지방선거 당시 안 지사는 42.25%를 득표했다. 자유선진당(선진통일당의 전신) 박상돈 후보의 득표율은 39.94%. 불과 2.31%포인트 차로 이겼다. 한나라당(새누리당의 전신) 박해춘 후보가 17.79%를 얻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단순한 셈법으로는 안 지사가 결코 안심할 수 없는 처지다. 여기에 반등의 기회를 찾지 못하는 민주당의 정당 지지도는 안 지사 입장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안철수 신당 출현도 안 지사에게 도움이 될지 미지수다. 이에 대해 안 지사 측은 “이른바 민주 계열이 새누리당 계열보다 지지도가 높았던 적이 없다. 지난 지방선거 때도 마찬가지였다”며 “안 지사의 약점이지만 어쩔 수 없는 부분이며, 선거가 시작되면 정당 지지도 차이도 좁혀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충남도지사 후보군은 ‘과잉’이라는 표현이 나올 정도다. 우선 농어촌공사 사장을 지낸 홍문표 의원(홍성·예산)과 충남도 행정부지사 출신인 이명수 의원(아산) 등 현역 의원들이 지사 출마에 관심이 높다. 충남도지사와 내무부장관 등을 역임한 정석모 전 의원의 아들인 정진석 국회 사무총장도 유력한 후보군으로 분류된다. 전용학 전 한국조폐공사 사장도 지사 출마를 위한 행보를 넓혀가고 있으며, 연임 제한으로 시장 출마를 할 수 없는 성무용 천안시장의 출마설도 꾸준히 나온다.

새누리당은 지난 대선 이후 한껏 올라 있는 충남 지역 내 정당 지지도를 내세우며 자신감을 나타낸다. 당의 한 관계자는 “선진당이 없어지지 않았다면 보수 표가 분열돼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지만 내년 선거에서는 보수와 진보 구도가 확실하게 잡힐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

염홍철 시장 불출마로 ‘안개 속’

대전시장 선거는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던 새누리당 소속 염홍철 현 시장의 불출마 선언으로 ‘안개 속’이다. 염 시장이 전 시장이었던 새누리당 박성효 의원(대덕)과 당내 경선에서 ‘리턴매치’를 벌일 것이란 관측이 빗나가면서 내년 대전시장 선거전은 지각 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새누리당에서는 이재선 전 의원과 이양희 전 의원이 공식적으로 대전시장 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여기에 박성효 의원을 비롯해 육동일 충남대 교수, 송용호 전 충남대 총장 등도 출마를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 후보군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노병찬 대전시 행정부시장 역시 당 안팎에서 ‘신선한 카드’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용기 대덕구청장도 최근 시장 출마 결심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은 다자 구도의 후보군을 구성하며 경선의 ‘흥행 카드’를 쥐게 된 만큼 후보들 간 경쟁을 통해 시너지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민주당은 권선택 전 의원이 홀로 적극적인 출마 행보를 보이고 있어 새누리당과 대조적이다. 권 전 의원은 대전미래경제포럼 고문을 맡아 대전경제투어를 진행하는 등 바닥 민심 훑기에 여념이 없다. 4선의 박병석 국회부의장과 3선의 이상민 의원(유성)도 꾸준히 후보군에 이름을 올리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민주당은 권 전 의원이 독자행보를 통해 지지율을 끌어올리기를 기다리면서도 ‘제3의 인물’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무엇보다 민주당은 최근 실체를 드러내고 있는 ‘안철수 신당’과의 치열한 싸움을 이겨내야 함은 물론,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대전 지역 정당 지지율 반등의 기회를 잡는 것이 중요하다.

충북

이시종 독주…이기용 얼굴 알리기 전념

충북도지사 선거는 현직인 민주당 소속 이시종 지사의 대항마로 누가 나서게 될지에 관심이 쏠린다. 공고한 지지세를 앞세워 각종 여론조사에서 단독 1위를 고수하고 있는 이 지사는 새누리당에서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모든 후보들과의 격차도 커 아직까지는 ‘안정권’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새누리당에서 어느 정도로 중량감 있는 인사를 내세우느냐가 승패를 가를 전망이다.

새누리당에선 이기용 충북도교육감과 서규용 전 농림수산식품부장관, 한대수 전 청주시장 등이 꼽히고 있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과 안재헌 한국청소년진흥원 이사장의 이름도 꾸준히 거론된다. 이 교육감은 이 지사의 ‘철옹성 지지율’에 매번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10월 초 ‘의전 문제’로 ‘민주당 우세’의 도의회와 대립각을 세우며 존재감을 알렸다. 새누리당은 물론 민주당 내에서도 도의회와 이 교육감의 대립이 이 교육감을 현직 지사의 가장 확실한 대항마로 키워주는 결과를 낳았다고 분석하고 있다. 반면 새누리당 내 다른 경쟁자들은 뚜렷한 인지도 상승 이슈를 만들어내지 못하며 이 교육감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는 게 지역 정가의 중론이다. 눈에 띄는 인물이 마땅치 않자 새누리당에서는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충북 음성 출신인 김동연 국무조정실장의 차출설도 나오고 있다.

대전과 충남에서 ‘진보 세력 표심’의 일부를 차지할 것이란 추측 속에 내년 지방선거의 다크호스로 꼽히는 안철수 변수도 충북에서는 이렇다 할 파괴력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선거까지 7개월여의 시간이 남아 있어 ‘새로운 바람’이 불 가능성도 있지만 이시종 지사를 압박할 새누리당의 카드가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는 게 충북 지역의 현주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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