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오피스에 도둑 들면 어쩌지?
  • 오세호│시트릭스코리아 대표 ()
  • 승인 2013.12.31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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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기밀 유출 가능성 커…보안 대책 시급

‘일한다’라는 개념이 최근 크게 변화하고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일한다’라고 하면 자연스레 파티션으로 나뉜 사무실과 그곳에 갖춰진 데스크톱, 복사기 등과 그 안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의 모습을 떠올렸다. 그러나 이제는 ‘일한다’라고 했을 때 ‘오피스 워커’의 모습만을 떠올리지 않는다. 카페에서 랩톱(laptop·휴대용 컴퓨터)을 가지고 일하는 모습, 혹은 이동 중에 스마트 기기를 가지고 업무를 처리하는 사람이 흔해졌다.

과거가 ‘장소 중심적’으로 일하던 시대였다면 현재는 일하는 주체인 개인이 일할 장소와 작업할 기기 그리고 작업 시간을 정하는 ‘선택 중심적’ 시대가 되었다. 이러한 추세에 따라 ‘스마트 오피스’ ‘모바일 오피스’를 도입하려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

직장인들은 일을 하며 평균 3대의 기기를 사용한다. 업무를 위해 사용되는 기기 중 최소 하나 이상의 기기는 개인 소유이며 개인 기기에 자신이 선호하는 업무용 애플리케이션(앱)을 깔아 일을 한다. ‘BYOD(‘Bring your own device’의 약자로 개인의 기기를 가져와서 업무용으로 사용하는 것)’라 불리는 트렌드가 보편화되고 기업용 태블릿 기기 확산, 개인의 스마트 기기 사용 증가 추세로 인해 오늘날의 CIO(최고정보관리책임자)들에게 중요한 임무가 생겼다. 그들은 임직원들에게 기동성을 부여하면서도 기업 데이터를 좀 더 안전하게 지키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 일러스트 김세중
전 세계적 모바일 오피스 시대 도래

모바일 오피스는 ‘장소나 시간과 같은 물리적인 제약이 비즈니스에 장애가 되지 않는 모빌리티 환경’을 뜻한다. 각 나라가 이것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최근 17개 국가의 IT 의사 결정권자 1700여 명을 조사해 발표된 ‘시트릭스 모빌리티 인 비즈니스 보고서(Citrix Mobility in Business Report)’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중 28%가 모빌리티가 기기에 상관없이 어디서나 일할 수 있게 한다고 답했다. 22%는 먼 곳에서도 기업 네트워크에 접근할 수 있게 하는 것, 21%는 모바일 기기에서 비즈니스 앱에 접속하고 파일을 수정하는 것이라는 제한적인 답변을 하는 등 모빌리티에 대한 정의가 다양했다. 전체 응답자의 72%는 모빌리티가 그들의 비즈니스에 중요하다고 대답했으며, 2%만이 중요하지 않다고 답해 기업 운영에서 모빌리티가 선택이 아닌 필수 요소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준다.

또 기업의 절반 가까이는 공식적인 모빌리티 전략을 가지고 있었으며 6개월~1년 내 도입 계획이 있는 기업이 35%에 달했다. 국가별로는 역시 IT 도입에 적극적인 미국과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신흥 시장인 중국 기업의 48%가 모빌리티를 장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기업의 경우 24%는 모빌리티를 적극 권장하고 있지만, 50% 정도는 기업에서 직원에게 제공하는 기기를 통해서만 모빌리티를 장려하거나 제한된 부서에게만 모빌리티를 허용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 역시 모빌리티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지만 아직은 과도기적 단계에 있음을 알 수 있다.

모바일 오피스는 직원들이 업무를 처리하는 데 최적의 시간, 장소 그리고 기기 등을 선택할 수 있어 비즈니스 신속성, 개인 업무 생산성, 직무 만족도 등을 향상시킬 수 있다. 이미 많은 기업이 유연근무제나 원격근무제가 직원 만족도를 높이고 업무 효율성을 키워줄 수 있는 대안이라고 보고 있으며, 이동 시에도 비즈니스 연속성을 지킬 수 있는 방안으로 고려한다. 기업 입장에서는 임직원들을 오래 근무하게 하고 원하는 인재에게 매력적인 근무 환경을 제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모바일 오피스가 주는 강점은 명백하지만 보안의 위험성이 크다는 것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대다수 기업은 과거에 비해 많은 소프트웨어를 업무에 사용한다.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 기업당 평균 200개 이상의 소프트웨어가 사용되고 있으며 임직원들이 기업 방화벽 외부에 업무와 관련된 데이터 파일을 저장하기 위해 개인용 클라우드 공유 서비스를 이용하는 비율도 높아지고 있다.

물리적인 공간이 의미가 없어지고 일하는 주체에 초점이 맞춰지는 모바일 오피스 시대에는 IT 부서가 큰 도전 과제를 안게 된다. 업무용 소프트웨어가 모두 모바일 앱으로 변화돼야 하고 직원 개인이 사용하고자 하는 기기도 운용해야 하고, 개인이 원하는 클라우드 서비스까지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것과 맞물려 기업 데이터 보안 또한 더욱 강화시켜야 한다.

CIO의 고민은 바로 이것에서 시작된다. 모바일오피스가 기업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될 것은 분명하지만 모바일 오피스를 선택하자니 IT 관리가 매우 복잡해지고 기업 데이터 또한 위협받게 되는 것이다. 이 중 일부 CIO는 기업 데이터 보호를 위해 생산성과 경쟁력 향상에 큰 힘이 될 모바일 오피스 도입을 미루기도 한다. 기업 데이터 보안만을 생각한다면 모바일 오피스를 도입하지 않는 것이 한 방편일 수 있다. 다른 한편으로 선택적인 모바일 오피스, 즉 사용자들의 기기 선택권에 제한을 둔다든가 기업 데이터 액세스 포인트를 제한해 데이터의 안정성을 꾀할 수 있다. 이 두 방법 모두 나쁜 선택은 아니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으로 데이터를 지켰을 때 기업 발전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한다.

그렇다면 보안을 강화하면서 효율적으로 모바일 오피스를 구현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현재까지 나온 최상의 방법은 데스크톱 가상화 기술 및 기업용 모바일 솔루션(EMM)을 활용해 임직원들에게 모빌리티를 부여하는 것이다. 이 방식은 IT 자원 및 기업 데이터를 중앙에 집중시킨 후 전문 IT 인력이 기업 데이터 및 회사 전체의 IT 인프라를 관리하는 방식이다. 즉, 임직원들의 업무에 맞춰 데스크톱 이미지를 IT 관련 부서에서 제작하고 기업 데이터 센터에서 관리하는 것이다.

모바일 오피스 보안 정책 마련돼야

이미지 형식으로 데스크톱이 배포되는 방식은 기업 데이터 보호에 유리한 편이다. 임직원들이 기업 데이터에 접근할 때 보안이 강화된 프로토콜을 사용하게 돼 통신상에서 발생될 수 있는 일련의 데이터 사고를 방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업무용 기기를 분실하거나 도난당했을 경우 중앙 집중화된 IT 부서에서 분실된 기기를 통한 접근을 차단하거나 원격으로 분실 기기의 데이터를 삭제할 수 있으므로 강력한 기업 데이터 보호가 가능하다. 이미지 형태로 개인용 데스크톱이 부여되기 때문에 업무 생산성을 제고하는 BYOD 트렌드에도 부합한다.

기업 환경에서 개인 모바일 기기와 앱을 통한 업무가 확산되는 추세다. 따라서 기업들은 모바일 오피스로 누릴 수 있는 비즈니스 연속성과 업무 생산성 혜택을 활용하면서 보안을 강화할 수 있는 인프라를 마련해야 한다. 일찍이 모바일 오피스를 도입한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개인정보, 법률적인 문제 등을 이유로 모바일 오피스 구축 시 이를 고려한 보안 관리 정책을 수립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모바일 오피스를 통해 기업 업무 환경을 혁신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보안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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