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밥상 위의 안철수
  • 윤길주 편집국장 ()
  • 승인 2014.01.28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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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의 계절이 돌아온 듯합니다. 언론에 안철수·정몽준·박원순·김황식 등 낯익은 이름이 자주 등장합니다. ‘소통령’이라 불리는 서울시장 출마 예상자들입니다. 차기 대권에 근접해 있는 인물들이기도 합니다. 경남도지사 자리를 놓고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대표 출신인 홍준표·안상수 ‘선수’가 치고받고 있다는 소식도 들립니다. 당 안팎에서 전운이 고조되고 있음을 느낍니다.

이번 설 연휴는 6월 지방선거 민심의 첫 관문입니다. 안철수 의원이 무리를 해서라도 서둘러 창당하겠다는 것도 ‘설 대목’을 놓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걸로 보입니다. 큰 장이 섰는데 끼지 못하면 구경꾼이 될 테니까요. 가장 큰 관심사는 역시 ‘우리 동네에 누가 나올까’ 입니다. 모처럼 모인 가족·친구끼리 “걔가 새누리당으로 나온단다” “그이는 안철수 쪽으로 갔다는데” “아무개는 민주당 후보로 나온다던데”라는 말이 오가겠지요. 인물평이 이어집니다. “아무개는 장사해서 돈 좀 벌더니 정치를 한다고?” “걔가 군수 깜냥이 되나, 그 당엔 인물이 지지리도 없나 보네” “아무개는 똑똑하긴 한데 지역에서 인기가 없어” 등등.

거물들이 충돌하는 서울시장 선거도 안줏거리로 빼놓을 수 없죠. “안철수와 박원순은 진짜 갈라서나” “설마, 둘 중 하나는 양보하겠지” “박원순·정몽준이 붙으면 누가 이길까” 우리나라엔 정치평론가 뺨치는 분이 많습니다. 나름 논리를 내세워 갑론을박할 겁니다.

지방선거는 지역 일꾼을 뽑는 행사입니다. 우리 동네의 반듯한 ‘머슴’을 추려내는 게 중요합니다. 설 연휴 출마 예상자들 ‘심사’도 여기에 초점이 맞춰졌으면 합니다. 실력은 형편없으면서 상갓집에만 뻔질나게 드나드는(상주 입장에서는 고마운 일이겠지만) 사람, 정치권 실세와 친하다며 거들먹거리는 사람, 당선만 되면 세상이 다 바뀔 것처럼 말만 번지르르한 사람, 불량하게 살아온 사람. 이런 분들은 곤란하지 않겠습니까. 지역 일꾼의 최우선 자질은 헌신성입니다. 대통령 출마라도 하는 양 헛바람 든 이는 믿음이 가지 않습니다. 임기 동안 동네 주차난 하나만 해결해도 큰일 하는 겁니다. 지역민들의 아픔을 어루만지겠다는, 속이 꽉 찬 사람을 찜해놓기 바랍니다. 그 밥에 그 나물보다는 신선한 바람을 일으킬 패기 있는 젊은이를 유심히 살펴보십시오.

소치올림픽에서 우리 선수들의 활약상도 설 연휴의 좋은 이야기 재료가 되겠군요. 피겨 여왕 김연아는 2회 연속 올림픽 금메달을 따겠지요? 그의 높고 경쾌한

회전과 우아한 몸짓을 하루빨리 보고 싶습니다. 제트엔진이라도 단 것처럼 쾌속 질주하는 대한의 딸 이상화는 또 얼마나 장합니까. 500m 금메달은 떼 놓은 당상이고, 1000m에도 도전한다니 기대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지난번 밴쿠버올림픽에서는 금메달 6개로 5위를 차지했습니다. 올해 우리나라가 금메달 몇 개를 딸지 가족끼리 내기를 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팁 하나. 이번 시사저널 설 합병호에는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후보자 리스트가 담겨 있습니다. 전국 취재망을 풀가동해 만들었습니다. 우리 동네에 누가 나오고, 선거 지형·구도가 어떻게 짜이는지 길잡이가 될 것입니다. 또 소치올림픽에서 우리 선수들이 선전하는 모습을 미리 보는 것도 흥미진진할 겁니다. 독자님들, 즐거운 설 명절 보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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