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지방선거] TK - ‘새누리 잔치’에 야당은 낄 자리조차 없어
  • 조진범│영남일보 정치부장 ()
  • 승인 2014.01.28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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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일 대구시장 불출마, 서상기·주성영·조원진 각축 경북은 김관용 지사 철옹성

애초부터 분위기가 달랐다. 대구시장 선거는 일찌감치 후끈 달아올랐고, 경북도지사 선거는 상대적으로 조용했다. 특히 지난해 말부터 일부 인사들이 대구시장직에 도전장을 던지며 김범일 대구시장을 압박했다. 결국 일이 벌어졌다. 김 시장은 지난 1월17일 대구시장 불출마를 선언했다. 반면 경북도지사 선거는 여전히 수면 아래 머무르고 있다. 김 시장의 불출마 선언이 김관용 경북도지사에게는 별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모습이다.

■ 대구시장

김 시장이 불출마를 전격 선언하면서 무주공산(無主空山)을 향한 도전자들의 경쟁이 한층 뜨거워지고 있다.

◀ 대구시장 출마 예상자
현재 대구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인사는 10명 안팎에 이른다. 전부 새누리당 소속이거나 새누리당 성향이다. 주성영·배영식 전 의원, 권영진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은 이미 출마를 선언했다. 서상기 의원(북을)과 조원진 의원도 후보 대열에 합류했다. 특히 조 의원은 2월 중 대구에서 출판기념회를 갖고 선거판에 본격 뛰어들 가능성이 크다. 3선 중진인 서 의원은 중앙당의 ‘징병’에 기대를 거는 모습이다. 이재만 동구청장과 이진훈 수성구청장, 윤순영 중구청장도 후보군이다. 이재만 청장의 경우 지난 1월8일 출판기념회를 통해 사실상 출마 의사를 밝혔다. 농림부 차관을 지낸 김재수 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사장도 주변의 권유를 받고 출마를 검토 중이다. 권혁세 전 금융감독원장은 본인 의사와 상관없이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심현정 전 여성환경연대 대표는 스스로를 ‘리틀 박근혜’로 부르며 대구시장직에 도전장을 던졌다.

후보군 내 우열도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김 시장의 불출마 선언 직후인 1월17~18일 실시된 경북매일신문 여론조사에서 서상기 의원과 주성영 전 의원, 조원진 의원이 선두군을 형성했다. 17일 1차 조사에서 서 의원(12.3%)과 주 전 의원(12.1%), 조 의원(12.0%)이 각각 오차 범위 안에서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응답이 39%나 됐다. 김 시장의 지지층이 어디로 가느냐가 승부의 관건으로 떠오른 셈이다. 18일 2차 조사에서는 여권의 ‘빅3’가 야권 후보로 거론되는 민주당 김부겸 전 의원과의 가상 대결에서 모두 승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부겸 전 의원은 아직 출마 여부를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조심스럽게 출마 여부를 타진 중이다. 대구에서 출마 요구 여론이 높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민주당 간판으로 출마하는 게 쉽지 않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일각에선 김 전 의원이 야권 단일 후보로 대구시장에 출마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김 전 의원은 “야권이 지리멸렬한 상황에서 나 혼자 앞서 나가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한다, 안 한다’ 말하는 건 아니라고 본다”고 밝혔다. 안철수 신당이 대구시장 후보를 내겠다는 입장을 발표한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안철수 신당의 대구시장 후보로는 함종호 전 ‘체인지 대구’ 공동대표가 거론된다.

▲ 경북도지사 출마 예상자
■ 경북도지사

김범일 대구시장이 지방선거 불출마를 선언한 1월17일 김관용 경북도지사 측은 잔뜩 긴장했다. 측근들 일부는 “대책 회의를 열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촉각을 곤두세웠다. 김 시장의 불출마 선언 불똥이 자칫 김 지사에게 옮겨 붙을까 걱정하는 모습이었다. 김 지사의 한 측근은 “일부 지지자들이 전화를 걸어와 ‘지사님이 어떤 이유로든 불출마를 선언한다면 시위를 벌이겠다’며 강경한 태도를 보이더라”고 전했다.

경북 지역 의원들의 반응도 대체로 김 지사에게 호의적이다. 국회 안전행정위원장인 김태환 의원은 “지지율을 비롯해 경북 지역 주민들의 여론이 나쁘면 물러나야겠지만, 김 지사의 지지율은 압도적으로 높다. 3선 도전을 하지 말라고 할 이유가 없다. 국회 정치개혁특위에서 단체장 3선 금지를 논의하고 있지만, 이것은 앞으로의 문제”라며 역시 김 지사를 옹호하고 나섰다.

실제 김 지사의 지지율은 높다. 그에 맞서 도전장을 던진 여권 인사도 아직 한 명밖에 없다. 국회 사무총장을 지낸 3선 출신의 권오을 전 의원이 유일하게 출마를 선언했다. 영남일보 신년 여론조사에서 김 지사의 지지율은 42.4%를 기록했다. 권 전 의원(9.7%)과의 격차가 크다. 잠재적 후보군인 새누리당 경북도당위원장 이철우 의원(김천)은 ‘포스트 김관용’을 염두에 두고 있다. 김 지사 체제에서 정무부지사를 지낸 이 의원은 인간적인 도리상 김 지사에게 직접 도전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현재로선 김 지사의 3선 가도에 이상 기류가 보이지 않는다. 야권 역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오중기 민주당 경북도당위원장만이 출마를 선언한 정도다. 안철수 신당 측도 인물난에 허덕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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