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는 ‘CF 퀸’ 이상화는 몸값 최대 6억 박승희는 포상금만 2억
  • 기영노│스포츠평론가 ()
  • 승인 2014.03.04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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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민이와 (주)형준이는 평생 ‘때마다’ (이)승훈이 집에 선물 보따리 싸들고 가야 돼.” 2014 소치 동계올림픽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팀추월 준결승전에서 한국 팀이 캐나다 팀을 물리치고 결승전에 올라 은메달을 확정짓는 모습을 보고 한 빙상인이 입에 올린 말이다.

한국 남자 팀추월 대표팀은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의 영웅 이승훈과 중거리 전문인 김철민·주형준 3명으로 꾸려졌다. 팀추월 경기는 한 팀이 400m 링크를 8바퀴(여자는 6바퀴) 도는 경기인데, 책임선두제가 없기 때문에 특정 선수가 8바퀴를 다 이끌어도 상관이 없다. 한국 팀은 에이스 이승훈이 4바퀴를 가장 힘이 드는 선두에 서고, 나머지 4바퀴를 김철민·주형준이 나눠서 선두에 섰다.

따라서 이승훈의 역량이 전체 전력의 8할을 웃돈다. 만약 이승훈이 없었다면 스피드스케이팅 중거리에서 세계 20~30위권 선수들인 주형준·김철민의 메달 획득은 언감생심이다. 이승훈 덕에 은메달을 획득한 두 선수는 평생 매달 75만원씩의 연금에 병역 면제 혜택까지 받게 됐다.

(왼쪽부터) 박승희 김연아 이상화 ⓒ 연합뉴스
김철민·주형준, 이승훈 덕에 연금과 병역 면제

그 빙상인의 말은 김철민·주형준이 받게 될 연금도 연금이지만 ‘병역 면제 혜택’을 받았기 때문에 이승훈에게 평생 감사하면서 지내야 한다는 뜻이다. 남자 선수에게 병역 면제는 굳이 금액으로 따지자면 10억원을 웃도는 혜택이다.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한국은 금메달 3개, 은메달 3개, 동메달 2개 등 모두 8개의 메달을 획득했다. 금메달은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500m 이상화, 여자 쇼트트랙 1000m 박승희, 여자 쇼트트랙 3000m 계주팀의 박승희·심석희·김아랑·조해리와 준결승전에서 뛴 공상정 등 5명이다.

은메달은 여자 쇼트트랙 1500m 심석희와 여자 피겨 싱글의 김연아,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팀추월 멤버 이승훈·김철민·주형준이다. 동메달은 여자 쇼트트랙 500m 박승희와 1000m 심석희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올림픽 메달리스트에게 포상금으로 금메달 6000만원, 은메달 3000만원, 동메달 1800만원씩을 준다. 또 격려금으로 금메달 4500만원, 은메달 3500만원, 동메달 2000만원씩을 따로 지급한다. 여기에 대다수 선수가 대한빙상경기연맹과 후원 기업 등으로부터 많게는 5000만원, 적게는 1000만원씩을 받는다. 별도로 국민체육진흥공단에서는 평생 동안 금메달리스트에게 매월 100만원, 은메달리스트에게 75만원, 동메달리스트에게 52만5000원씩 지급한다.

금메달 2개와 동메달 1개를 딴 박승희는 각종 포상금을 합해 최대 2억원까지 목돈으로 받고, 매달 100만원씩 연금을 받는다. 체육연금은 100만원이 넘으면 넘는 액수만큼의 연금은 일시금(금메달의 경우 4500만원)으로 준다. 박승희 선수의 경우 금메달 2개, 동메달 1개이기 때문에 금메달 1개에 대한 평생 연금을 매달 100만원씩 받고 나머지 금메달 1개(4500만원)와 동메달 1개(2000만원) 등 6500만원은 일시금으로 받는다.

김연아도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때 받은 금메달로 매월 100만원씩의 연금을 받고 있어서 소치올림픽에서는 은메달 1개에 대한 3000만원을 목돈으로 받는다.

컬링·여자 쇼트트랙 선수도 올림픽 효과 볼 듯

올림픽 메달 획득에 따른 선수의 가장 큰 수입원은 역시 광고 수입과 후원금이다. 김연아는 2007년부터 광고에 출연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30개 이상의 업체 광고 모델로 활동했으며 160여 편의 CF를 촬영했다. 소치 동계올림픽에서는 비록 은메달에 그쳤지만 실력만큼은 금메달임을 대한민국이 다 알아주기 때문에 몸값이 더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

김연아는 성실하고 순수한 이미지로 대중에게 호감도가 높아 광고주와 소비자가 가장 선호하는 광고 모델로 꼽혀 수차례 ‘CF 퀸’으로 등극했고, 그 지위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초특급 스타들만 광고 모델로 내세운다는 삼성전자는 김연아를 2009~13년 5년째 자사 에어컨 모델로 기용했다. 그 밖에도 화장품·금융·의류·주류 등 다양한 분야에서 러브콜을 받아 활동하고 있다.

소치올림픽을 통해 가장 이미지가 좋아진 선수는 이상화다. 이상화는 주력 종목인 스피드스케이팅 500m에서 2번의 올림픽 신기록을 세우며 2연패에 성공하고 이미지 또한 가파른 상승세를 타면서 광고주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이상화는 소치올림픽이 마무리되는 시점을 시작으로 기존 몸값(2억~3억원)의 2배 이상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컬링에서 신선한 재미를 안겨준 한국 미녀 국가대표 이슬비·김지선·엄민지 등도 다크호스다. 컬링이라는 종목이 저평가돼 있었지만 이번 올림픽에서 부쩍 관심을 끌었기 때문이다.

20여 년간 올림픽에 6번 도전했던 스피드스케이팅의 이규혁, 여자 쇼트트랙에서 2관왕에 오른 박승희, 한국 쇼트트랙의 미래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한 여드름 소녀 심석희도 올림픽 효과를 톡톡히 볼 것으로 보인다.


ⓒ YouTube 캡처
2014 소치 동계올림픽은 전체적으로는 ‘푸틴의, 푸틴에 의한, 푸틴을 위한 올림픽’이었지만 안현수 개인에게는 그야말로 ‘꿩 먹고 알도 먹은’ 올림픽이었다.

안현수는 대한민국 남자 쇼트트랙 선수들이 노메달에 시달리는 동안 금메달 3개, 동메달 1개를 땄다. 개인적으로는 ‘통쾌한 복수’를 하는 드라마틱한 승자가 되면서 러시아에 종합 1위를 안겨 소치올림픽 최고의 영웅으로 떠올랐다.

안현수는 경제적으로도 알찬 결실을 거뒀다. 안현수는 연방 정부에서만 약 4억1100만원을 받고, 모스크바 주로부터 약 1억1000만원을 추가로 받아 현금으로만 5억2100만원을 챙긴다.

드리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는 2월27일 안현수를 비롯한 메달리스트에게 45대의 벤츠 SUV를 선물했다. 러시아 언론에 따르면 안현수 등 금메달리스트는 530만 루블(1억6000만원) 정도인 GL클래스, 은메달리스트는 360만 루블(1억1000만원)의 ML클래스, 동메달리스트는 215만 루블(6400만원) 짜리 GLK클래스를 각각 받았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총리는 비탈리 무트코 스포츠장관에게 안현수가 모스크바에 주택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안현수는 경제·사회, 과학·기술, 문화·예술·스포츠 등의 분야에서 탁월한 기여를 한 사람에게 주는 ‘4급 조국공헌 훈장’을 받기도 했다. 또 안현수가 원할 경우 러시아 빙상연맹은 국가대표 쇼트트랙 코치를 맡기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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