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안희정, 부산 서병수, 강원 최문순 앞서
  • 이승욱·엄민우 기자 (gun@sisapress.com)
  • 승인 2014.03.11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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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역단체장 후보 여야 대진표 윤곽…호남은 통합 신당 ‘집안싸움’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 광역단체장 선거 대진표의 윤곽 또한 서서히 드러나면서 지방선거 구도가 출렁이고 있다. 특히 영호남 등 여야 지역색이 강하거나 현역 단체장이 재출마하는 지역의 경우에도 통합 신당 창당과 여당 중진 차출 등 이른바 ‘컨벤션 효과’가 미치는 향배에 따라 결과를 예측하기 힘든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 충청 지역

이 지역 선거 판세는 말 그대로 혼전 양상이다. 다만 신당 후보로 나서게 될 안희정 충남도지사의 경우 여전히 입지가 탄탄한 것으로 나타났다. 3월4일 한국경제신문과 글로벌리서치가 충남 지역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안 지사의 지지율은 50.7%로 35.2%를 얻은 이명수 새누리당 의원을 크게 앞섰다. 안 지사의 지지율은 홍문표 새누리당 의원과 정진석 전 국회 사무총장과의 가상 맞대결에서도 각각 51.8% 대 34.2%, 54.5% 대 31.7%로 높게 나타났다.

(왼쪽부터) ⓒ 시사저널 박은숙 ⓒ 시사저널 박은숙 ⓒ 시사저널 포토
충북은 윤진식 새누리당 의원의 출마 선언으로 여권의 세가 점점 강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아직까지는 신당의 이시종 지사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충청매일이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 3월1~2일 조사한 결과 이 지사는 여당의 윤진식 의원, 이기용 충북도교육감, 서규용 전 장관 등을 모두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윤 의원과의 맞대결에서는 48.3% 대 42.3%로 오차 범위 내 접전 양상으로 나타나 향후 격전이 예상된다. 대전은 시장 후보자가 정리될 때까지 판세를 점치기 힘든 지역이다. 여야 모두 확실한 우위를 지닌 후보가 아직 안 나서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 호남 지역

호남 지역은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의 통합으로 사실상 집안싸움이 최대 관건이 될 전망이다. 그만큼 신당 창당으로 인해 셈법이 가장 복잡해진 지역이기도 하다. 민주당이 얼마나 기득권을 내려놓는지에 따라 야당의 후보군 양상이 180도 달라질 수 있다. 일반 경선 방식을 적용할 경우 기존 조직이 탄탄한 민주당 측 후보들이 새정치연합 후보들보다 훨씬 유리하기 때문이다.

광주시장의 경우 최근 이병완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신당 참여 의사를 밝힘으로써 강운태 시장, 이용섭 민주당 의원, 윤장현 새정치연합 공동위원장 등과 더불어 4파전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으로선 어느 후보의 우세도 점치기 힘들다. 전남은 민주당의 박지원·이낙연·주승용·김영록 의원과 새정치연합 측의 이석형 전 함평군수가 신당 내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박지원 의원이 최근 출마 의사를 우회적으로 내비친 것에 대해 다른 후보들의 반발이 거세 향후 어떤 식으로 교통정리가 될지 주목된다.

전북도지사는 새정치연합 측의 강봉균 전 재경부장관과 조배숙 전 의원, 민주당 측의 송하진 전 전주시장, 유성엽 의원이 4파전을 벌일 전망이다. 특히 송 전 시장과 유 의원의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강 전 장관이 얼마나 경쟁력을 보여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영남 지역

부산이 ‘태풍의 눈’으로 떠오르고 있다. 전통적으로 새누리당 지지세가 강한 부산에서는 야권의 오거돈 전 해수부장관의 이변 연출이 가능할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하지만 일단 오 전 장관에게  유리할 것으로 보였던 신당 창당 효과는 아직까지 부산 지역 선거 판세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오거돈, 신당과 무소속 출마 저울질

신당 창당 선언 직후인 3월4일 경향신문이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오 전 장관이 신당 후보로 출마할 경우, 여당의 서병수 의원과 권철현 전 주일 대사 등과의 양자 대결에서 각각 24.4% 대 33.4%, 22.0% 대 32.6%로 10%포인트 안팎으로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아직 결정을 못한 40%에 이르는 부동층이 남아 있어 여당에서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오 전 장관 역시 무소속 출마와 신당 출마 사이에서 계속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 소속 홍준표 지사가 재선에 도전하는 경남도지사 선거 판세는 홍 지사가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다른 여당 후보의 도전도 만만치 않다. 리서치앤리서치가 지난 2월14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홍 지사는 24.4%를 얻었지만 당내 경선 경쟁자인 박완수 전 창원시장도 18.5%로 오차 범위에서 추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야권에서는 김경수 전 노무현재단 봉하사업본부장과 강병기 전 경남 정무부지사가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새누리당 텃밭인 대구에서는 김부겸 전 민주당 의원이 얼마나 선전을 펼칠지가 관심이다. 일요서울이 지난 2월13일 KS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대구시장 적합도 조사에서 김 전 의원은 24.2%를 얻어 새누리당 후보군인 권영진 전 의원(13.2%), 서상기 의원(10.1%), 주성영 전 의원(9.3%), 조원진 의원(7.8%), 배영식 전 의원(2.8%)보다 높게 나왔다. 하지만 이는 단순 적합도 조사로 같은 조사에서 새누리당 정당 지지도가 60% 이상을 보이고 있는 만큼 여당 후보가 정해진 상태에서 일대일 구도가 되면 양상이 바뀔 공산이 크다.

■ 강원·제주 지역

강원도지사 선거는 민주당 소속 최문순 현 지사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새누리당의 이광준 전 춘천시장과 최흥집 전 하이원리조트 대표, 정창수 전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등이 출마를 선언하고 경선을 준비하고 있다. 강원일보와 KBS 춘천방송총국이 2월9일 실시한 선호도 조사에서는 최 지사(47.7%)가 이 전 시장(11.7%), 최 전 대표(10.5%) 등을 크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본인 의사와 상관 없이 재선인 권성동 새누리당 의원의 출마설이 계속 나오고 있고, 정당 지지율에서 새누리당이 크게 앞서는 만큼 향후 판세 변화도 조심스럽게 예상되고 있다.

제주도지사 선거는 흥미진진하게 펼쳐질 전망이다. 여당 중진 차출론 대상인 원희룡 전 의원이 가세하게 되면 이 지역에서도 한 차례 지각변동이 일 수 있다. 새누리당 소속인 우근민 지사에 대한 반대 여론이 높다는 조사 결과도 있었다. ‘공천 룰’을 두고 새누리당 내에서 논란이 일고 있어 경선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야권에서는 민주당 김우남 의원과 새정치연합으로 출마할 의사를 밝힌 신구범 전 제주도지사가 경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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