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부동산 투자 ‘소리만 요란’
  • 노진섭 기자 (no@sisapress.com)
  • 승인 2014.03.11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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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채권·주식보다 투자 수익률 떨어져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2013년 말 현재 국민연금의 기금 적립금은 총 518조원이고, 연금급여 등으로 지출되는 95조원을 제외하면 423조원가량이 투자에 사용할 수 있는 돈이다.

기금은 2043년 2500조원까지 증가한 후 ‘적자’로 돌아서고, 2060년에 고갈될 전망이다. 고령 인구가 늘어나면서 국민연금에 모이는 기금보다 지출되는 연금이 더 많아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민연금은 400조원이 넘는 돈을 굴려서 더 많은 재원을 마련해야 고갈되는 시기를 늦출 수 있다. 그 일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맡고 있다.

기금운용본부는 투자 대상을 크게 채권, 주식, 대체 투자로 나누고 있다. 기금 중 가장 많은 57%를 국내 채권에 투자하고 해외 채권에는 4.5%를 투자하는 등 전체 투자금의 60% 이상을 국내외 채권에 투자한다. 주식도 국내와 해외로 나눠 보면 국내 주식에 20%, 해외 주식에 10%를 투자한다. 나머지 10%는 대체 투자 몫이다. 대체 투자란 주식과 채권 등 전통적인 투자자산 이외 부동산과 자원 등에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여기에 해외 부동산이 포함된다.

기금운용본부는 대체 투자 비율을 늘려간다는 방침을 세웠다. 해외 부동산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의미다. 국내 시장 특히 채권 투자에 대한 수익에서 한계를 느낀 것으로 보인다. 실제 2010년 68%이던 국내 채권 투자 비중을 올해 60%까지 낮추고 그 돈을 대체 투자 등으로 돌릴 예정이다. 약 20조원을 올해 대체 투자에 투입한다. 지난해 38조원이던 대체 투자액이 58조원으로 늘어나는 셈이다.

“국민연금 해외 부동산 투자 손해 봤다”

해외 부동산을 포함한 대체 투자에 대한 지적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2011년 국정감사에서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박상은 의원(한나라당)은 국민연금의 대체 투자에서 연평균 -7.6%의 손실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국민연금이 당시 5조원 이상의 해외 부동산을 취득하는 과정에서 졸속으로 처리해 투자 손실이 생겼다는 것이다.

국민연금은 2009년 2조4000억원이던 해외 부동산 투자 금액을 2010년 3조9000억원으로 늘렸다. 그러나 투자 수익률은 2009년 -31.62%였고, 명목손실이 5883억원에 달한다고 박 의원은 설명했다. 

 

국민연금 임의 가입자 탈퇴 역대 최고 


1988년 국민연금이 출범한 이래 지난해 가장 큰 폭으로 임의 가입자가 이탈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연금이 최근 공개한 임의 가입자 현황을 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으로 임의 가입자는 17만7569명으로, 2012년 12월 말에 비해 3만321명 줄었다.

임의 가입자는 국민연금 의무 가입자가 아닌 전업주부 등 스스로 가입한 사람을 말한다. 전체 가입자 중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 수준이지만 가입·탈퇴가 자유롭기 때문에 임의 가입자 규모는 국민연금에 대한 민심과 신뢰도를 살피는 잣대가 됐다. 지난 한 해 동안 임의 가입자는 1월(864명)과 8월(78명)에만 늘었을 뿐 나머지 달에는 모두 줄었다.

특히 취직이나 연금 수급 시점 도달 등으로 인한 ‘비자발적 탈퇴’가 아닌 자발적 탈퇴 비중은 지난해 35.7%에 이르렀다. 자발적 탈퇴자는 국제 금융 위기가 터진 2008년 35.3%를 기록하고 2012년 18.9%까지 4년 연속 떨어지다가 지난해 갑자기 역대 최고 수준으로 급증한 것이다.

자발적 탈퇴자의 급증은 국민연금 가입 기간이 길수록 덜 받는 정부 기초연금안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가파르게 증가하던 임의 가입이 갑자기 줄어든 것은 국민연금에 대한 신뢰가 뒷걸음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진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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