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의 실소유주인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이 검찰 소환에 사실상 불응하면서 검찰은 유 전 회장의 은신처 파악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유 전 회장은 그동안 기독교복음침례회(세칭 구원파)의 총본산으로 알려진 경기도 안성시의 금수원(기독교복음침례회 안성교회)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미 금수원을 빠져나갔을 가능성과 함께 밀항해 한국을 떠났을 수도 있다는 관측까지 나도는 등 유 전 회장의 행방이 오리무중이다.
유 전 회장은 수백억 원대 횡령·배임 및 조세포탈 혐의로 인천지검 특별수사팀으로부터 5월16일 오전 10시까지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을 통보받았다. 하지만 그는 아무런 입장 표명도 없이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23년 전인 1991년 ‘오대양 사건’ 재수사에 연루돼 조사를 받았던 때와는 사뭇 다른 상황이 연출돼 검찰도 당황할 수밖에 없다.
유 전 회장은 ‘오대양 사건’ 재수사가 진행되면서 오대양의 박 아무개씨로부터 사채 자금을 받아 회사 운영 자금으로 사용해 상습사기 혐의로 구속됐다. 그는 그해 7월30일 오후 2시까지 검찰에 출석하라는 통보를 받았으나 출석 시한을 넘겨 3시35분쯤 대전지검 청사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오대양 사건 때 김혜경이 유병언 숨겨줘”
당시 유 전 회장은 검찰 출석 전날 대전지검에 전화를 걸어 자신의 신변 보호를 요청하는가 하면 청사에 들어설 때는 사설 경호원을 대동하는 등 소환조사에 대한 부담감을 내비쳤다. 세월호 참사와 관련된 검찰 수사는 23년 전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전 방위적이다. 전 구원파 관계자들은 “유 전 회장이 버틸 수 있을 때까지 버티며 반격에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유 전 회장은 자진해서 검찰 소환에 응하지 않을 것이다. 전례로 볼 때, 그가 지금까지 금수원에 남아 있을 가능성도 희박하다.” 5월15일 오후, 기자와 만난 정동섭 사이비종교피해대책연맹 총재(전 침례신학대학교 교수)는 “전국에 은신처가 깔려 있는 데다 신도들은 목숨을 걸고 보호하려고 하는데 (유 전 회장이) 굳이 금수원에 남아 있을 이유가 없지 않으냐”며 “게다가 오대양 사건 재수사가 진행될 때도 (유 전 회장의 은신처에 대해) 말들이 많았지만 실제로는 ‘특별한 관계’였던 김혜경씨(현 한국제약 대표)가 그를 숨겨주고 있었다고 한다”고 밝혔다. 정 총재는 1968년부터 1977년까지 8년간 유 전 회장의 통역과 홍보 일을 맡아온 구원파 초창기 핵심 인물이다.
검찰은 우선 금수원을 유 전 회장의 은신처로 지목하고 있지만 정 총재의 지적대로 그가 또 다른 은신처에 머무르고 있을 가능성이 상당해 보인다. 유 전 회장 일가는 영농조합법인을 앞세워 전국 각지에 대규모 땅을 사들였기 때문에 어디라도 은신이 가능한 상황이다.
지금까지 드러난 유 전 회장 측의 영농조합은 모두 8곳으로 청초밭영농조합·일출영농조합·보현산영농조합·옥청영농조합·몽중산다원영농조합·삼해어촌영어조합·농업회사법인 호일 등이다. 이들 법인이 보유한 토지는 총 2121만2792㎡(642만8119평)로 제주 서귀포, 경북 의성·청송·울릉군, 전남 보성·완도·무안 등 전국 각지에 분포돼 있다. 경북 청송군 현서면 보현산영농조합 일대는 검찰이 5월15일 유 전 회장의 장남 대균씨를 체포하기 위해 수색에 나섰지만 유 전 회장 일가의 흔적을 찾지 못했다.
유 전 회장의 고향인 대구 또한 유력한 은신처로 추정된다. 시사저널이 보도(1281호, 2014년 5월6일자)한 대구시 남구 대명동의 ‘구원파 집결지’ 주택 중에는 사람의 출입이 거의 없어 보이는 곳이 여럿 있었다. 소유주가 구원파의 원류라고 할 수 있는 대구 대명중앙교회인데 주위에 아직 검찰의 발길이 닿지 않은 주택이 여럿 있다. 조용한 주택가인 데다 인근에 구원파 신도들이 대거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유 전 회장이 숨어 지내기에 적합할 수 있다.
유 전 회장, 전국에 은신처 여러 곳
유 전 회장을 따르는 구원파 신자들이 도피처를 제공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유 전 회장이 국내에서 1만여 명에 달하는 구원파 신자의 집 가운데 한 곳에 은신한다면 검찰이 유 전 회장의 소재를 확보하기가 더욱 어려워진다. 게다가 김혜경 대표가 1991년 유 전 회장에게 은신처를 제공했다는 증언이 사실이라면 이번에도 구원파 내의 인물이 유 전 회장 보호에 나설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관련해 유 전 회장의 신변을 돌보는 또 다른 여인이 있을 가능성을 제기하는 이도 있다. 전 구원파 핵심 관계자는 “유 전 회장은 위기 상황이 되면 ‘한 여인’의 말만 듣는다. 유 전 회장은 위기 상황 때 그 여인의 집에 머무르기도 해 그를 통해서 유 전 회장에게 연락이 닿기도 했다”며 ‘여인’의 실명을 밝혔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지금은 검찰 수사 중이기 때문에 그가 누구인지 더 구체적으로 말하기는 힘들다”며 이 부분에 대해 더 이상 언급하지 않았다.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면서 검찰은 유 전 회장이 소환조사에 불응한 당일인 5월16일 유 전 회장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하지만 ‘세월호 실소유주 경영 비리’ 수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검찰이 어떤 연유에서 유 전 회장 일가의 소재조차 파악하지 못한 것인지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다. 유 전 회장측이 검찰의 수사 동선을 미리 파악하고 있을 가능성도 엿보인다. 정동섭 총재는 “누군가 유 전 회장 일가에게 수사 당국의 수사 진행 상황을 전달하는 사람이 있는 것 같다”며 “그렇지 않고서는 어떻게 김혜경 한국제약 대표와 김필배 전 문진미디어 대표가 수사 착수 직전에 (미국으로) 출국할 수 있었겠느냐”고 반문했다.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 및 유병언 전 회장 관련 정정 및 반론 2 시사저널은 기독교복음침례회(일명 구원파)및 유병언 전 회장 관련 보도에 대하여, 기독교복음침례회 교단 및 유병언 전 회장의 유족과 합의를 통해 다음과 같이 두 번째 통합 정정 및 반론보도를 게재합니다. 1. 오대양 사건 및 5공화국 유착 관련 보도에 대하여 2. 구원파의 교리 폄하 및 반사회적 집단 이미지 보도에 대하여 3. 이준석 선장을 비롯한 선원들이 구원파 신도라는 보도에 대하여 4. 구원파의 내부 규율 및 각종 팀 관련 왜곡선정 보도에 대하여 5. 기독교복음침례회에서의 유병언 전 회장 지위 관련 보도에 대하여 6. 금수원 관련보도에 대하여 7. 유병언 전 회장의 정관계 로비설 및 경영개입 보도에 대하여 8. 유병언 전 회장 작명 관련 보도에 대하여 9.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의 유병언 전 회장 도피 관련 보도에 대하여 11. 유병언 전 회장 재산 및 대출 관련 보도에 대하여 13. 유병언 전 회장 신도 지시 보도에 대하여 14. 기독교복음침례회 모금 관련 보도에 대하여 15. 유병언 전 회장 개인 신상 보도에 대하여 기독교복음침례회 측의 좀 더 자세한 입장을 ‘구원파에 대한 오해와 진실 (http://klef.co.kr)’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