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피아’ 수사, 정치권 겨눈다
  • 안성모 기자 (asm@sisapress.com)
  • 승인 2014.06.11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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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김광재 전 철도시설공단 이사장 겨냥 정권 실세에 ‘유임 로비’ 소문

이른바 ‘철피아(철도+마피아)’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하고 있다. 삼표그룹이 우선 대상에 올랐다. 철도 궤도 공사 시공 능력 1위인 삼표이앤씨를 보유한 삼표그룹은 철도 부품 납품 과정에서 회사 돈을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는 정도원 회장 일가의 자택 등을 압수수색하는 한편, 정 회장과 아들 정대현 전무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삼표그룹에 대한 검찰의 압박은 철도 비리 수사의 신호탄으로 여겨진다.

현재 검찰의 칼끝은 김광재 전 이사장을 비롯한 한국철도시설공단 전·현직 임직원들을 겨냥하고 있다. 행정고시 24회로 공직에 들어선 김 전 이사장은 국토해양부(현 국토교통부)에서 항공정책실장을 지낸 고위 관료 출신이다. MB(이명박 전 대통령) 정권 때인 2011년 8월 공단의 수장으로 취임했다.

5월28일 검찰 관계자들이 한국철도시설공단 압수수색을 끝내고 압수품을 들고나오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김광재 전 한국철도시설공단 이사장. ⓒ 연합뉴스
김 전 이사장은 올해 1월 공단을 떠나기 전까지 한국철도협회 회장을 맡기도 했다. 2009년 6월 철도산업 발전을 목적으로 출범한 협회는 철도 관련 공공기관과 민간업체를 회원사로 두고 있다. 삼표이앤씨는 대기업 건설사와 함께 협회 임원사로 등록돼 있다. 김 전 이사장이 물러난 후 협회 회장은 최연혜 한국철도공사 사장이 맡고 있다.

정도원 회장 일가 자택 압수수색

철도산업을 둘러싼 비리 의혹은 어제오늘 나온 이야기가 아니다. 특히 김 전 이사장의 경우 박근혜정부 출범 초기부터 ‘요주의 인물’로 거론돼왔다. 그의 비리 의혹이 담긴 보고서가 청와대까지 올라간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공공기관장 물갈이 인사가 한창일 때라 MB 정권 인사로 분류된 김 전 이사장이 표적이 됐다는 주장도 있었다. 하지만 공단 내부에서도 김 전 이사장에 대한 퇴진 요구가 나오는가 하면, 노동조합은 그의 비리 의혹에 대한 수사를 촉구하는 진정서를 검찰에 제출하기도 했다.

김 전 이사장은 이런 상황에서도 사퇴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버티기에 나섰다. 그 과정에서 또 다른 논란이 제기됐다. 그가 유임을 자신하면서 현 정권 실세와의 친분을 내세운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김 이사장이 지난해 5월 공단 간부들과 가진 경영전략회의에서 “2014년 7월까지 유임한다”고 밝히면서 친박(친박근혜) 핵심인 최경환 의원과의 친분을 강조했다는 것이다. 최 의원이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맡고 있을 때였다.

당시 정보에 정통한 한 여권 인사는 “김 이사장이 선거 때 최 의원에게 도움을 많이 줬다고 얘기하고 다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김 전 이사장은 최 의원과 대구고 15회 동기다. 행시는 최 의원(22회)보다 2기 늦다. 내부 사정에 정통한 공단 관계자에 따르면, 김 전 이사장이 최 의원의 지역구 사업을 각별히 챙겼다고 한다. 박 대통령의 최측근 중 한 명인 최외출 영남대 부총장과도 인연이 남다르다. 영남대 경제학과 선후배 사이로 김 전 이사장이 75학번, 최 부총장이 77학번이다. ‘철피아’를 향한 검찰의 칼끝이 정치권까지 겨눌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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