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16강 가능성 45% 벨기에 90%
  • 서호정│축구 칼럼니스트 ()
  • 승인 2014.06.11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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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H조 최종 분석…러시아·알제리 무조건 잡아야

준비는 끝났다. H조에 속한 한국·러시아·알제리·벨기에 4개국은 경기력 점검을 위한 스파링을 모두 마치고 브라질로 입성했다. 6월17일 열리는 벨기에와 알제리의 경기로 16강 진출을 향한 H조의 치열한 승부가 시작된다. 한국은 2경기, 나머지 팀은 3경기씩 평가전을 치르며 전력을 가다듬었다. 과연 16강에 오르는 두 팀은 어디가 될까. 평가전 경기력을 통해 H조의 전력을 분석하고 한국의 16강 진출 가능성을 살펴봤다.

 


대한민국



한국의 대회 전 준비 상태는 썩 만족스럽지 않다. 한국에서 진행된 2주가 넘는 훈 련 기간은 부상 중인 선수와 경기 감각이 부족한 선수의 체력을 끌어올리는 데 소진됐다. 1차 전지훈련지인 미국 마이애미로 출국하기 전에는 부상이 회복되지 않은 김진수를 빼고 예비 엔트리에 있던 박주호를 급히 포함시켜야 했다. 마이애미 출국 직전 치른 튀니지와의 평가전에서 대표팀의 현주소가 여실히 드러났다. 전반 구자철, 후반 하대성의 슛을 제외하면 득점에 가까운 찬스를 만들지 못했다. 선발 출전한 박주영은 의욕적으로 움직였지만 75분 동안 단 하나의 슈팅만 기록했다. 수비 라인은 상대의 빠른 역습에 거푸 뚫리더니 결국 커뮤니케이션 미스를 범하며 실점했다. 장시간 소속팀에서 활약하지 못한 박주영의 선발이라는 도박이 2012년 런던올림픽 때처럼 성공으로 이어지지 못한다면 팀이 입게 될 내상은 크다. 손흥민과 구자철이 그나마 좋은 모습을 유지하고 있지만 미드필드의 핵인 기성용이 침체된 모습이다. 주전 수비수 홍정호는 튀니지전에서 부상을 입어 대회 열흘을 앞두고 팀 훈련에 복귀했다. 11명의 주전을 뒷받침할 선수로 스쿼드를 꾸리다 보니 후반 승부처에서 상황을 반전시킬 공격 카드가 위력적이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홍명보 감독에 대한 선수의 믿음이 강하고, 박주영의 경우 강한 책임감을 갖고 있다는 점이 본선에 들어서 긍정적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공격력(★★☆) H조에서 가장 약하다. 개인이 아닌 조직의 힘으로 풀어야 한다.

수비력(★★★☆) 순간 집중력만 잃지 않으면 선전할 것이다.

조직력(★★★☆) 홍명보 감독 특유의 강한 팀 정신력은 이미 검증됐다.

벤치파워(★★☆) 후반에 승부를 내기 위한 공격 카드가 너무 비슷하다.

동기부여(★★★★) 침체된 국가 분위기를 일으켜야 한다는 책임감이 강하다.

감독(★★★☆) 월드컵 성공 노하우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러시아



슬로바키아·노르웨이와의 경기를 통해 드러난 러시아의 팀 컬러는 확실하다. 폭발력은 약하지만 강한 수비와 팀원 전체가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며 결과를 가져오는 ‘실리주의’다. 세계에서 가장 성과를 잘 내는 축구 감독으로 통하는 파비오 카펠로 감독의 영향 때문이다. 카펠로 감독이 맡은 이후 러시아 축구는 지루하고 따분해졌다. 유로2008에서는 히딩크식 토털 사커로 4강 진출이라는 성과를 냈다. 그 자신감을 바탕으로 화려한 공격 축구를 했지만 이어진 남아공월드컵과 유로2012에서는 별 볼일이 없었다. 그 후 지휘봉을 잡은 카펠로 감독은 개인은 없애고 팀을 최우선으로 뒀다. 그 과정에서 아르샤빈·파블류첸코·안유코프 등 베테랑이 떨어져나갔다. 90분 내내 엄청난 활동량을 유지해야 하는 카펠로 축구에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 변화 속에 새롭게 태어난 러시아 축구는 강한 압박과 역습, 웬만해선 실점하지 않는 조직력 축구로 변모했다. 브라질과 포르투갈을 1-0으로 꺾는 모습을 보여주며 모두를 놀라게 했다. 하지만 조직력과 수비에 너무 집중한 나머지 공격 템포와 폭발력은 그리 위협적이지 않다는 점을 노출했다. 측면을 활용한 역습 패턴을 막는다면 한국 입장에서도 실점에 대해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이 점을 의식하는지 카펠로 감독은 평가전에서 공격 전술을 계속 바꾸고 새로운 선수를 과감히 투입했지만 큰 효과는 없었다. 한국과 러시아의 경기는 선제골에서 승부가 갈릴 가능성이 크다. 수비에 밸런스를 두는 양 팀의 성향을 고려하면 무득점 무승부 가능성도 있다.

공격력(★★★) 케르자코프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다. 한국과 비슷한 고민이다.

수비력(★★★☆) 조직적인 수비력은 뛰어나지만 센터백 뒤가 약하다.

조직력(★★★★) 공수 전환 속도와 강한 압박은 이번 대회 톱 수준이다.

벤치파워(★★☆) 상황을 뒤집을 수 있는 조커 카드가 부족하다.

동기부여(★★★★) 푸틴의 대외 스포츠 정책에 차기 개최국으로서의 자존심까지 갖고 있다.

감독(★★★★☆) 이번 대회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드는 명장이다.

 


알제리




평가전을 통해 드러난 알제리의 전력은 예상했던 것 이상으로 강하다. 강한 투쟁심으로 무장한 선수들이 폭발적인 공격력을 자랑하고 있다. 그것도 특정 선수에게 치우친 득점 패턴이 아닌 다양한 선수가 언제든지 골을 넣을 수 있는 강점을 갖고 있다. 최전방의 슬리마니와 수다니, 2선의 페굴리-브라히미-타이데르-벤탈렙으로 이어지는 공격력은 H조에서 충분히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다. 알제리의 약점은 개인 전술에 의한 공격력은 좋지만 조직력과 수비 안정성이 그에 미치지 못한다는 점이다. 평가전에서 승리하긴 했지만 매 경기 실점을 허용했다. 선제골로 유리하게 경기를 풀어갈 수 있었지만 그것을 지키는 데는 불안한 모습이다. 특히 양 측면 수비까지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하다 보니 역습에 쉽게 무너졌다. 월드컵 직전 평가전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준 덕에 사상 첫 16강에 대한 국민의 염원이 커지고 있다. 알제리는 지금까지 세 차례 월드컵에 참가했지만 모두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벨기에와의 조별리그 첫 경기를 잘 넘긴다면 알제리도 충분히 16강 진출을 놓고 경쟁할 만한 팀이다. 2차전에서 알제리를 만나는 한국은 선제골을 넣은 뒤 기세가 오르는 상대의 특성을 파악하고 신중한 경기 운영을 할 필요가 있다.

공격력(★★★☆) 슬리마니·수다니·페굴리 등 유럽파의 화력이 막강하다.

수비력(★★★) 공격 가담을 즐기는 양 측면 수비에 약점이 있다.

조직력(★★☆) 예선에서 보여준 들쭉날쭉한 경기력은 조직력의 문제다.

벤치파워(★★★) 비주전들이 나선 평가전에서도 3골을 폭발시켰다.

동기부여(★★★☆) 사상 첫 월드컵 16강 진출에 대한 국민적 열망이 크다.

감독(★★★) 월드컵 후 떠나기로 해 레임덕이 우려된다.

 

(왼쪽)6월4일 열린 평가전에서 알제리의 이슬람 슬리마니(오른쪽)가 헤딩을 하고 있다. © epa 연합 (오른쪽) 5월26일 룩셈부르크와의 평가전에서 공을 다투는 벨기에의 케빈 데 브루인. © AP 연합


벨기에




‘급이 다르다.’ 평가전에서 보여준 벨기에의 전력을 설명하는 데 가장 압축적인 표현이다. 특히 공격력에서 벨기에는 이번 대회 우승 후보로 꼽히는 브라질·아르헨티나·스페인이 부럽지 않다. 루카쿠는 평가전에서 연일 골을 넣으며 쾌조의 컨디션을 자랑 중이다. 아자르·데 브루인·펠라이니·미랄라스 등 2선 공격수의 플레이도 평가전 상대가 막을 수 없을 정도다. 스쿼드의 질과 두께 모두 탁월하다. 룩셈부르크·스웨덴 등 벨기에를 상대한 팀이 그런 특성에 대비한 수비 전술로 나왔지만 벨기에는 정면 돌파로 무너뜨리고 들어가 골을 넣을 정도로 선수 개개인의 수준이 높다. 평가전을 통해 드러난 전력만 놓고 보면 벨기에의 조 1위 달성에 대해 나머지 세 팀이 이견을 달긴 힘들다.

한국·러시아·알제리 모두 벨기에전에서 어떻게 승점을 얻어 조 2위 경쟁을 유리하게 이끌지 고민하는 게 현실이다. 그렇다고 벨기에에 약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공격에 대한 자신감이 수비 시에는 집중력 부족으로 인한 어이없는 실수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다. 함부로 수비 라인을 낮췄다가는 벨기에의 개인 전술에 무너질 수 있는 만큼 허리에서부터 상대 공격을 밀어내며 몇 번 오지 않을 기회를 노려야 한다.

공격력(★★★★☆) 경험만 빼면 브라질·아르헨티나가 부럽지 않다.

수비력(★★★★) 주장 콤파니가 살아난다면 약점을 찾기 어려울 듯하다.

조직력(★★★☆) 공수 밸런스와 집중력 유지에 약점을 노출했다.

벤치파워(★★★★) 전 포지션에 걸쳐 스쿼드가 두텁다.

동기부여(★★★☆) 12년 만의 메이저 무대 복귀, 황금 세대의 첫 도전이다.

감독(★★★☆) 강한 카리스마와 책임감으로 스타플레이어들을 잘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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