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김두관은 살아 돌아올 수 있나
  • 감명국 기자 (kham@sisapress.com)
  • 승인 2014.07.23 08:26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니 총선 15개 지역구 판세 분석…새누리당 9 대 6 우세로 전개

흔히 ‘재보선’은 집권 여당의 무덤이라고 한다. 역대 재보선 결과가 이를 잘 말해준다. 권력에 대한 비판과 견제 심리가 표심에 반영될 수밖에 없는 탓이다. 하지만 오는 7월30일 치러지는 재보선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은 그야말로 절박하다. 오죽했으면 안철수 공동대표 입에서 “앞으로 서울 동작 을과 수원에서 먹고 자고 하겠다”는 말까지 나왔을까.

이는 야당 스스로 자초한 측면이 크다. 당내에서는 “지도부의 공천 전략이 부재하고, 원칙이 헝클어지다 보니 전체적으로 꼬이고 엉망이 돼버렸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비등하다. 당내 전략통으로 통하는 한 당직자는 “손학규·김두관·정장선 후보 등 거물급 중진들의 개인기에 전적으로 의존해야 할 형편”이라고 밝혔다. 다행히 이 세 후보의 선전으로 수도권 3곳에서 승리할 경우, 안정적 텃밭인 호남 지역 4곳을 더해 7곳을 챙길 수 있다. 전체 7 대 8의 성적이라면 그나마 선방했다고 자위할 수 있다는 뜻이다. 요행히 수도권 다른 지역과 충청 등에서 한 곳 정도 더 건진다면 8 대 7의 승리가 될 수도 있다는 기대감을 표출한다.

그렇다면 야권 중진 3인방은 이런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까. 현재로서는 평택 을의 정장선 후보는 ‘맑음’, 수원 병의 손학규 후보는 ‘다소 맑음’, 김포의 김두관 후보는 ‘흐림’이다. 

정 후보는 이미 지난 16~18대 총선에서 이 지역에서 내리 3선을 한 관록을 자랑하고 있다. 19대 총선에서도 당선 가능성이 높았으나, 국회 몸싸움 등에 한계를 느껴 스스로 불출마를 선언하는 등 이미지 관리도 잘한 편이다. ‘평택의 젊은 피’를 자처하는 유의동 평택발전연구소 소장이 새누리당 후보로 출사표를 던졌는데,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정 후보가 4~6%포인트 차로 앞서 있다.

새누리, 충청 3곳에서 모두 앞서며 승기 잡아

수원 병 지역구 역시 이름값으로는 대권 ‘잠룡’인 손학규 새정치연합 후보가 훨씬 앞선다. 하지만 수원 팔달구인 이 지역은 여당이 최근 20여 년간 선거에서 한 번도 야당에 져본 적이 없다. 이 지역에서 5선을 한 남경필 경기도지사의 아성이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후보로 나선 수원지검 부장검사 출신 김용남 변호사의 패기 또한 만만찮다. 손 후보와 김 후보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오차 범위 내 접전 양상으로 1승 1패를 주고받고 있다. 손 후보 측은 “팔달이 수원에서 가장 보수 성향이 강하고, 남 지사의 오랜 아성인 만큼 쉽지 않은 싸움이 될 것”이라며 경계하고 있지만, 막상 당에서는 “손 후보의 관록이 막판으로 갈수록 위력을 발휘할 것”이라며 승리를 점치는 분위기다.

또 한 명의 ‘잠룡’인 김두관 전 경남도지사가 뛰어든 김포는 쉽지 않은 분위기다. 수도권이지만 시골 정서가 강한 김포에서 김 후보는 이방인인 셈이다. 일부 장·노년층 김포 토박이들로부터 “경남에서 김포까지 뭐 하러 왔느냐”며 냉대를 받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반면 김포 토박이인 홍철호 새누리당 후보는 이런 김 후보의 약점을 파고들며 기선을 잡고 있다. 최근 중앙일보와 경인일보 등이 연이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홍 후보는 김 후보를 6~8%포인트 차로 앞섰다. 김 후보 측은 조금씩 격차를 좁혀가고 있는 추세를 들어 막판 역전을 자신하고 있다.

동작 을과 수원 정은 새정치연합과 정의당 후보 간의 단일화 여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동작 을에서는 새누리당 나경원 후보가 높은 인지도와 여권 고정표를 바탕으로 크게 앞서가고 있다. 수원 정의 경우는 반대다. 새정치연합의 박광온 후보가 정의당의 천호선 후보와 연대에 성공해 단일 후보로 나선다면, 새누리당 임태희 후보에 앞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새정치연합의 가장 큰 고민은 충청 지역이다. 대전을 비롯해 3곳 모두 새누리당 후보에게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6·4 지방선거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4곳 모두를 싹쓸이했던 기세는 온데간데없어졌다. 중앙당에서 전략공천에 실패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현재의 판세를 점검해보면, 새누리당은 텃밭인 부산(해운대·기장 갑)과 울산(남 을)을 비롯해, 충청 지역 3곳(대전 대덕, 충북 충주, 충남 서산·태안)에서 우세를 점하고 있고, 동작 을과 수원 을, 김포 등에서도 근소하게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8곳에서 앞서 있는 셈이다. 수원 병·정에서도 백중세인 만큼 해볼 만하다는 입장이다. 당 주변에서는 조심스럽게 9 대 6의 압승을 전망하기도 한다.

반면 새정치연합은 호남 4곳과 평택 을 등 총 5곳만 자신할 뿐, 나머지 지역에서는 마음을 놓지 못하고 있다. 앞서 지적한 대로 대권 주자인 손학규·김두관 후보의 관록과 야권 후보 단일화에 기대 8 대 7의 기적을 만들어보겠다는 욕심을 갖고 있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