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도면 신드롬이다. 가톨릭 수장의 체화된 낮은 섬김에 감동을 말하는 이가 셀 수 없을 정도다. 불통이 문제인 이 땅에서 진정성 있는 소통의 모범을 보여준 교황이었다. “정치권과 각계 지도자들이 말로만 소통을 외쳐왔다. 교황은 사람의 마음이 만나고 인격적 교감이 일어날 때 진정한 소통이 이뤄진다는 점을 보여줬다”(오세일 서강대 교수)는 점에서 교황은 2014년 이 땅에 큰 영향을 준 인물 중 하나다.
‘누가 한국을 움직이는가’ 조사에서 매년 순위가 고요한 곳이 국제 부문이다. 지정학상 한국을 둘러싼 미국·중국·북한·일본·러시아의 지도자들이 매년 상위를 차지한다. 올해도 표면적으로는 그랬다. ‘가장 영향력 있는 외국 인물’ 1위에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82.2%)이 선정됐다. 지목률은 지난해(87%)에 비해 다소 하락했지만 여전히 절대 다수가 꼽은 영향력 1위였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59.5%)은 2위를 차지했다. 2012년 2위를 차지한 후진타오 당시 주석(29.5%)에 비해 두 배가량 높은 지목률이다. 3위와 4위는 부정적인 쪽으로 큰 영향을 주고 있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24.3%)와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11.2%)으로 지난해와 같은 순위를 기록했다. 5위 역시 러시아의 ‘차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7.1%)의 차지였다.
유럽의 여제로 불리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7위(4.4%)였다. 세계 IT계의 양대 거두였던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기술고문(3.4%)과 고인이 된 스티브 잡스 전 애플 CEO(2.1%)도 8위와 11위를 기록해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고인이 된 잡스의 영향력에 전문가들은 여전히 큰 평가를 내리고 있다.
9위는 성 김 주한 미국대사(2.6%)가 차지했다. 성 김 대사는 미국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로 자리를 옮길 예정이다. 월드컵의 해였던 2014년 벽두 1월5일, 인천공항에는 무릎 수술을 위해 한국을 방문한 거스 히딩크 전 대표팀 감독을 둘러싸고 취재 경쟁이 펼쳐졌다. 한국이 원정 16강에 오를 비결을 듣기 위해서였다. 이런 취재 경쟁을 증명하듯 히딩크 전 감독은 10위(2.2%)에 자리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