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한국을 움직이는가 ] 연예인 / 싸이, 소주 마시고 노래하며 또 1등
  • 조유빈 기자 (you@sisapress.com)
  • 승인 2014.09.02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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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위 유재석, 3위 안성기…<별그대> 김수현·전지현 10위권 입성

올해도 유튜브에서는 싸이 열풍이 가시지 않았다. 2014년 상반기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본 K팝 뮤직비디오는 싸이의 <행오버>였다. <행오버>는 올해 7월 유튜브 조회 수 1억건을 돌파했다. <강남스타일> <젠틀맨>에 이어 세 곡 연속 ‘1억 뷰’다. 미국의 힙합 뮤지션 스눕 둑이 피처링을 맡고 뮤직비디오에도 출연해 화제를 낳았다. ‘만취’라는 뜻을 가진 제목답게 숙취를 푸는 모습, 한국의 ‘소주잔 돌리기 문화’를 세계인에게 알렸다.

<강남스타일> <젠틀맨>과 비교하면 <행오버>의 흥행이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도 있지만 싸이가 세계적으로 거둔 성과는 눈부시다. 싸이는 8월 초 미국 빌보드차트 ‘댄스·일렉트로닉 스트리밍 송스’ 부문 1위를 재탈환했다. 비록 ‘2014년 빌보드 뮤직어워드’에서 ‘톱 스트리밍 아티스트’ 부문 수상은 불발됐지만 한국 가수로는 처음으로 2년 연속 후보에 오른 것만으로도 충분히 주목할 만하다. 지목도는 21.7%로 지난해 30.8%보다 9.1%포인트 하락했지만 올해도 ‘국제 스타’ 싸이는 시사저널이 선정한 ‘가장 영향력 있는 연예인’ 1위 자리를 지켰다. 싸이는 <행오버>에 이은 공식 싱글 댄스곡 <대디>를 준비 중이다. 

싸이 ⓒ 연합뉴스유재석 ⓒ 연합뉴스안성기 ⓒ 시사저널 최준필
유재석은 지난해에 이어 2위 자리를 지켰다. ‘국민 MC’ ‘유느님’으로 불리는 그는 최근 6년간 계속 2위를 유지하고 있다. 유재석은 2011년까지 강호동과 2~3위를 다퉜지만 강호동이 탈세 의혹으로 잠정 은퇴를 선언하면서 차이가 벌어졌다. 강호동은 2012년 8월 방송에 복귀했으나 10위권 진입에 실패했다. 현재는 유재석의 독주 체제다. 유재석은 <일요일이 좋다-런닝맨> <나는 남자다> 등을 진행하며 인기몰이 중이다. ‘유재석처럼 말하는 법’ ‘유재석 리더십’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유재석은 ‘서번트 리더십’을 발휘하는 MC로 시청자들의 인기를 얻었다. 프로그램을 진행할 때 출연자 한 명 한 명의 개성을 존중하며 소통하고 예능 포인트를 골고루 공유하려는 노력이 돋보인다는 것이다. 그래서 장기전에 강하다고 보는 시각도 많다.

4위 조용필의 19집 앨범 여전한 인기

3위를 차지한 안성기. 그는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을 전후해 연예계에서 가장 바빴던 인물이다. 독실한 천주교 신자인 그는 천주교 방한위원회가 교황 방한 기념 뮤직비디오를 제작하는 데 산파 역할을 했다. 교황이 직접 집전한 명동성당 미사에 참석해 성경을 낭독하는 등 방한 일정 내내 교황과 행보를 같이했다. 그는 본업에도 충실했다. 7월에 개봉한 <신의 한수>에서는 맹인 바둑의 고수로 열연했다. 그가 주연을 맡은 임권택 감독의 102번째 작품 <화장>은 제71회 베니스 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 중 마스터 감독들을 소개하는 갈라 상영작으로 초청됐다. 

지난해 3위였던 ‘가왕’ 조용필이 올해는 4위로 한 계단 내려섰다. 지난해 발매한 19집의 인기는 여전하다. 파격적 장르의 노래들을 수록해 젊은 층과 중·장년층을 아우르며 ‘조용필 신드롬’을 일으켰다. 최근 타이거 JK, 정기고 등과 함께 시스타의 <I SWEAR> 뮤직비디오 연출을 맡는 등 맹렬히 활동 중이다. 

연예 제작자의 순위도 바뀌었다. SM엔터테인먼트 대표 이수만이 5위로 2년 만에 10위권에 재진입했다. EXO·소녀시대·동방신기·에프엑스 등의 가수가 포진해 있는 SM엔터테인먼트는 5년 만에 새롭게 선보인 걸그룹 레드벨벳을 앞세워 세대교체를 꾀하고 있다. 싸이와 빅뱅이 소속된 YG엔터테인먼트 대표 양현석은 지난해 10위권 내에 들었으나 12위로 밀려났고, JYP엔터테인먼트 대표 박진영은 18위에 그쳤다.

영화 <명량>의 주연을 맡은 최민식이 6위에 올랐다. 이순신의 ‘가치 지향형 리더십’을 최민식이 잘 연기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명량>은 박근혜 대통령이 8월6일 영화를 관람한 뒤 “위기 국면을 극복하는 리더십을 보이겠다”는 소감을 밝혀 화제가 되기도 했다. 반면 지난해에 순위권 안에 들었던 <지.아이.조 2>의 이병헌과 <설국열차>의 주연 송강호는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작품의 흥행 시기에 따라 배우들의 영향력이 달라지는 모습이다.

2011~12년 2년 연속 1위를 차지한 소녀시대는 지난해 6위에 이어 올해 9위로 떨어졌다. 멤버들의 개별 활동을 이어오던 소녀시대는 올해 7월 첫 베스트 앨범 <THE BEST>를 발매해 2주 연속 일본 오리콘 위클리 앨범 차트 1위를 차지했다. 한국 아티스트로는 2004년 보아의 일본 정규 3집 앨범 <LOVE&HONESTY> 이후 10년 6개월 만이다.

조용필 ⓒ 시사저널 임준선 이수만 ⓒ 연합뉴스 최민식 ⓒ 시사저널 최준필 김수현 ⓒ 시사저널 임준선
‘중국 광고왕’ 김수현…전지현 옷·가방 ‘완판’

지난 2월 인기리에 종영한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이하 <별그대>)>. <별그대>의 주연이었던 김수현과 전지현이 새롭게 10위권에 진입한 점이 눈에 띈다. 김수현은 7위, 전지현은 10위에 올랐다. <별그대>는 새로운 한류 열풍을 몰고 왔다. 특히 중국에서 <별그대>는 그야말로 ‘핫’하다. 드라마에서 전지현이 즐겨 먹는 ‘치맥’이 방송된 이후 중국 대도시를 중심으로 치킨 매출이 급속히 증가했다. 중국에 불어닥친 조류독감 여파로 가축 시장 위기설까지 나왔지만 <별그대> 덕에 매출이 2배 이상 올랐다. 정식 TV 방영 전부터 인터넷 시청 횟수가 억대 뷰를 돌파했다. 드라마 종영 전부터 N서울타워·쁘띠프랑스 등 촬영지를 방문하는 중화권 관광객이 대폭 늘어났다. 올해 7월에는 방한 중이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별그대>를 언급하며 중국과 한국 간의 긴밀한 관계를 설명하기도 했다.

아웃도어·식품·가전 등 다양한 분야의 광고에서 활약 중인 김수현은 중국에서 20개가 넘는 광고에 출연해 인기를 증명했다. 2012년 영화 <도둑들>로 존재감을 알렸던 전지현은 <별그대>로 제2의 전성기를 맞이했다. 전지현이 착용한 옷과 가방은 ‘완판’ 행렬이 이어졌고, 사용하는 화장품에 대한 문의도 쇄도했다.

김수현과 전지현이 지난 6월 출연한 중국 광고를 두고 논란이 일기도 했다. 장백산을 취수원으로 표기한 생수 광고였다. 중국에서 백두산을 ‘장백산’으로 부르는 게 동북공정을 뜻한다며 문제가 제기된 것이다. 김수현 측은 처음에 계약 해지 의사를 밝혔지만 이후 정치적 의도가 없다는 점을 이유로 전지현과 함께 그대로 출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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