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리더] 원세훈 무죄 비판한 김동진 판사 ‘깜짝 5위’
  • 이승욱 기자 (gun@sisapress.com)
  • 승인 2014.10.23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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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교수 2년 연속 1위…위철환 변협 회장 2위 올라

법조계는 다른 데 비해 보수성과 폐쇄성이 두드러지는 곳이다. 이는 시사저널 차세대 리더 조사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나는 현상이다. 올해 법조 분야 조사에서도 인물 기근 현상은 여전했다. 지난해 조사에서와 마찬가지로 상위권자 지목률이 한 자릿수를 넘지 못했고, 차세대 리더가 ‘없다’는 응답이 31%에 달했다. 이런 현실을 감안하면 올해 차세대 리더로서 주목받는 인물들은 경직된 법조사회에서 그나마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내고 있는 이들이다.

이들 중 단연 눈길을 끄는 인물은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49)다. 지난해 조사에서 법조계 차세대 리더 공동 1위로 선정됐던 조 교수는 올해 단독 1위로 올라섰다. 조 교수는 정치권력을 향해 거침없는 비판을 하고, SNS(사회적 관계망)를 통해 활발하게 대중과 소통하는 인물이다. 그는 지난 10월14일 자신의 트위터(@patriamea)에 “카카오톡 사태의 출발점은 ‘대통령 모독’ 처벌 운운한 대통령. 검·경은 대통령의 심기경호에 나서 사이버 사찰을 일삼았고, 카카오톡은 아무 생각 없이 이에 협조했다. 법원은 영장 발부의 원칙을 지키지 않았고. 잘들 한다!”는 글을 올렸다.

ⓒ 일러스트 신춘성
성역과 금기 깨는 인물들 상위권 랭크

트위터 글을 게재하기 나흘 전인 10월10일에도 조 교수는 페이스북을 통해 세월호 참사 당일 박근혜 대통령의 이른바 ‘사라진 7시간 행적’을 보도한 일본 산케이신문 가토 다쓰야 전 서울지국장에 대한 검찰의 기소를 정면 비판했다. 그에 대한 평가는 정치적 견해에 따라 엇갈리지만, 그의 대중적 영향력에 이의를 제기하는 이는 거의 없다. 

법조계에서 성역과 금기를 깬 인물들도 차세대 리더 상위권에 랭크됐다. 원희룡 제주도지사(50)와 함께 공동 2위에 오른 위철환 대한변호사협회 회장(56)은 지난해 1월 ‘비(非)서울대, 비(非)판검사’ 출신의 ‘비주류’ 인사로는 처음으로 변협 회장에 당선됐다. 지난해 혜성처럼 등장해 법조 분야 공동 1위를 차지했던 나승철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37)은 세 계단 내려앉기는 했지만, 4위로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1988년 결성된 이후 인권 증진과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 활동하고 있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의 한택근 회장(53)이 공동 5위에 올랐다.

현역 판검사로는 유일하게 김동진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부장판사(45)가 5위권(공동 5위)에 랭크됐다. 김 부장판사는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선거법 위반 혐의를 무죄로 판단한 1심 선고 다음 날인 9월13일 법원의 판결을 비판하는 글을 법원 내부 게시판에 올려 화제를 모았다. 수원지법은 법관윤리강령 위반을 이유로 김 부장판사에 대한 징계를 대법원에 청구해 보복성 징계라는 논란을 낳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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