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올해의 인물] 부패의 둑 한꺼번에 터지다
  • 엄민우 기자 (mw@sisapress.com)
  • 승인 2014.12.25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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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피아·해피아·군피아 사태 이어져

세월호 참사로 촉발된 이른바 ‘관피아(관료+마피아) 논란’은 2014년 한 해 동안 각계각층으로 퍼져 나가며 수많은 ‘○피아’ 시리즈를 양산했다. 임기를 마친 관료 출신들은 각 분야로 파고들어 이권에 개입해 원칙과 시장 질서를 왜곡했다. 원칙보다 ‘좋은 게 좋은 것’이라는 우리 사회의 민낯이 ○피아라는 세 글자로 정리됐다.

가장 먼저 논란이 된 분야는 세월호 참사와 직접적 연관이 있는 ‘해피아’(해양수산부 관료+마피아)다. 세월호 침몰 원인으로 부실한 안전검사가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났고, 그 이면에 해운업계 및 기관의 낙하산들이 도사리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한국해운조합은 세월호 출항 전 화물 적재량을 거짓 작성한 보고서를 보고도 출항시켰고, 한국선급은 세월호 안전검사에서 구명정 대부분이 정상이라고 했지만 사고 때 실제 작동한 구명정은 1개뿐이었다.

검찰 관계자들이 5월28일 대전에 있는 한국철도시설공단을 압수수색해 압수품을 들고 나오고 있다. ⓒ 연합뉴스
본지, 지난해 말부터 철피아 문제 제기

‘관피아 수사 1호’로 꼽힌 ‘철피아’(철도+마피아) 논란은 정치권까지 덮치며 올여름을 뜨겁게 달군 이슈다. 철도 관련 사업을 맡을 납품업체를 정하는 철도시설공단, 정치권 인사, 철도업체는 그들만의 견고한 카르텔을 형성하고 있었다. 그런 속에서 엉터리 성능검사가 이뤄져 자칫 또 다른 세월호 사태가 터지지 않겠느냐는 우려를 낳았다. 결국 철피아 관련 수사를 진행하던 검찰은 지난 8월 철도부품업체 삼표이앤씨로부터 억대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현역 의원인 조현룡 새누리당 의원을 구속했다. 시사저널은 지난해 말부터 관련 비리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고 철도시설공단 이사장 출신인 조 의원이 ‘철피아 수사 1호’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사자방(4대강+자원외교+방위사업)’ 이슈에 포함된 군피아 논란은 현재진행형이다.  세월호 침몰 당시 수상구조함인 통영함은 장비 불량으로 출동하지 못했고, 그 장비 도입 과정에 군피아가 있었음이 확인된 것이다. 이외에도 ‘방위산업 비리 정부 합동수사단’에서 방위사업 분야 전반을 들여다보고 있어 군피아 논란은 내년에도 거셀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전문성 없는 외부 인사나 정치권 인물이 오는 것보다 전문성을 지닌 해당 분야 사람이 장으로 오는 것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목소리도 있다. 그러나 전문성을 지녔다 해도 공과 사를 제대로 구분하지 못하면 더욱 위험한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을 전 국민이 목격한 한 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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