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올해의 인물] 1760만 백성이 그를 그리워하다
  • 조유빈 기자 (you@sisapress.com)
  • 승인 2014.12.25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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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영화 역대 흥행 1위 이순신 소통 리더십 갈망

“광화문에 화석화돼 있는 딱딱한 동상으로서의 이순신이 아니라, 같이 느끼고 울림을 공유할 수 있는, 살아 있는 이순신으로서의 재현이라 본다.”

영화 <명량>을 만든 김한민 감독이 자신의 영화를 해석한 말이다. 리더와의 ‘공감’이 부족한 한국 현실을 보여줬기 때문일까. 누구 하나 책임지고 나서는 사람 없는 사회에 ‘책임감’이라는 경종을 울렸기 때문일까. 무려 1760만명이 이 영화를 관람하면서 할리우드 영화 <아바타>에 내줬던 한국 영화 역대 흥행 1위 기록을 4년 만에 되찾았다.

<명량>의 가장 큰 인기 요인은 이순신 장군의 존재 자체다. 지략과 결단력뿐 아니라 인간적 매력까지 겸비한 그는 병사들의 두려움을 용기로 바꿀 줄 아는 현명한 인물이었다. 그 지성과 품성이 부하들로 하여금 ‘충성’을 맹세하게 만들지만, 그 충성이 향해야 할 곳은 결국 ‘백성’이라는 점을 강조한 게 핵심이다.

영화 에서 활을 쏘고 있는 이순신. ⓒ CJ엔터테인먼트 제공
<명량>은 임진왜란 6년째인 1597년, 명량대첩을 배경으로 한다. 영화에서는 12척과 330척의 싸움으로 명량해전이 그려지지만 실제 명량해전 당시 조선에서 동원할 수 있었던 배는 군함 13척과 초탐선 32척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기록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명량대첩비’에 기록된 바에 따르면 일본 군함 수는 최대 500여 척. 초탐선이 실제 해전을 수행할 수 없는 첩보선 수준의 배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애초부터 상대가 되지 않는 싸움이었다. 이순신 장군 바로 옆에서 지휘를 하던 사호 오익창의 증언이 담긴 <사호집>에 이 ‘말도 안 되는 전쟁’에서 이순신 장군이 사용한 지략이 수록돼 있다. 이순신 장군은 솜이불에 물을 적셔 총알을 막았고, 동아(박)를 배에 가득 싣고 군사들이 목마를 때마다 갈증을 해소하게 했다. 결국 최악의 조건을 이겨내고 수군을 승리로 이끌었다.

‘명량 신드롬’은 현재진행형

영화가 전쟁을 ‘체험’하게 했다는 점도 높은 평가

를 받았다. 명량대첩이 역사적으로 전례 없는 해전이며, 위기 속에서 나라를 구한 ‘이순신’이라는 존재를 알고 있는 사람들에게 영화의 전쟁 장면은 단순히 하나의 신(scene)에 그칠 수 없다. 두려움과 승리, 일본과 뒤엉켜 싸우는 모든 감정을 공감할 수 있었던 것이다. 배우들의 연기도 한몫했다. 이순신 역의 최민식부터 일본 장수 구루지마 역을 맡은 류승룡, 감초 연기를 해낸 진구와 이정현 역시 호평을 받았다.

‘명량 신드롬’은 끝나지 않았다. 종영했던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을 ‘다시 보기’ 하는 사람이 늘어났다. 이순신 장군의 얼을 기리는 지역 축제인 ‘통영한산대첩축제’도 축제 사상 최대의 관심을 끌었고, 이순신기념관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도 늘었다. 아이들 장난감 모형 시장에도 ‘이순신 열풍’이 불었다. 거북선과 판옥선 목제 모형이 지난해보다 3배 이상 더 팔렸고, 이순신 장군 전투 모형을 묘사한 블록도 많이 판매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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