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층 살면서 1층 가게에선 임대 수입
  • 김관웅│파이낸셜뉴스 기자 ()
  • 승인 2015.01.08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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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자들 상가주택에 관심…건축자금 2%대 저리 대출

위례신도시 최고 2746 대 1, 미사강변도시 최고 2671 대 1, 인천 청라지구 최고 399 대 1. 2014년 수도권 신도시와 택지지구를 달궜던 점포 겸용 단독주택 청약률이다. 점포 겸용 단독주택은 내 집에 거주하며 임대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은퇴를 앞둔 중·장년층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점포 겸용 단독주택을 갖기 위해 수도권 신도시를 돌며 청약에 ‘올인’하는 사람도 있다.

실제 2014년 11월25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미사강변도시 점포 겸용 단독주택 용지 96필지에 대해 청약을 받은 결과 1만4049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 146 대 1을 기록했다. 청약 신청 예약금이 3000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이날 청약에만 무려 4214억원이 몰린 셈이다. 특히 R1-12-6필지는 무려 2674 대 1로 최고 경쟁률을 보였다. 같은 날 청약이 진행된 원주기업도시에서도 점포 겸용 단독주택 용지 49필지 모집에 1만2000여 명이 몰린 끝에 평균 245 대 1, 최고 1115 대 1로 마감됐다. 

서울 마포구의 한 상가주택. ⓒ 시사저널 이종현
앞서 8월 말 진행된 위례신도시 단독주택 용지 청약에서는 청약자가 한꺼번에 몰리며 인터넷 홈페이지가 마비되는 사태도 발생했다. 45개 필지 모집에 무려 1만7531명이 몰리면서 평균 390 대 1, 최고 2746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날 몰린 돈만 5276억원에 달했다.

정부 규제 완화로 투자 매력 더해

수도권 단독주택 용지의 공급 요건이 해당 지역에 사는 무주택 세대주에게 우선 공급되고 1가구당 1필지만 청약이 가능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엄청난 열기인 것이다. 수도권 단독주택 용지가 이처럼 잘 팔린 것은 지난여름부터다. 지방은 혁신도시를 중심으로 인기가 높았지만 수도권은 주택 시장이 좀체 살아나지 않으면서 투자 열기가 일어나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 7월 인천 청라지구가 최고 399 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며 인기몰이를 하더니 시흥 배곧신도시에서는 평균 115%의 낙찰가율(예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을 기록하며 본격적인 열풍이 불기 시작했다.

점포 겸용 단독주택 용지가 분양될 때마다 수백 대 1의 청약률을 기록하며 중·장년층에게 로또처럼 인식되는 이유는 뭘까. 단독주택 용지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거주와 투자 수요를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아파트 등 획일적인 주거 형태에서 벗어나 단독주택처럼 자신의 취향에 맞춰 건물을 지어 살 수 있고 나머지 방과 상가를 통해 고정적인 임대 수입을 얻을 수 있다.

또 최근 단지 내 주차난, 층간 소음 문제 등이 불거지면서 천편일률적인 공동주택 대신 나만의 독자적인 공간을 가지려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것도 인기를 더하는 요인이다. 특히 정부가 2014년 단독주택에 대한 규제를 완화한 것도 투자 매력을 더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일반 주거지 내 주거 전용 단독주택지의 건축 가능 층수를 기존 2층에서 3층으로, 점포 겸용은 3층에서 4층으로 완화했다. 또 1가구로 제한하고 있는 주거 전용과 3~5가구로 제한하고 있는 점포 겸용 단독주택의 가구 수 제한을 모두 없앴다.

또 단독주택 등에 드는 건축자금의 30% 정도를 국민주택기금이 2%의 저리로 대출을 지원하고 있는 것도 장점이다. 단독주택 용지에는 주거 전용과 점포 겸용 두 가지가 있다. 주거 전용은 지상 3층 이하로 주택만 지을 수 있고 점포 겸용은 지상 4층 이하로 1층에 점포가 들어서고 2~4층에는 주택이 위치한다.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주거 전용보다는 점포 겸용이다. 밑에 점포를 들일 수 있어 임대를 주거나 자신이 직접 창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건축비 3.3㎡당 350만~500만원 적정

단독주택 용지에는 여러 가지 매력이 있지만 무분별한 투자는 큰 위험을 부를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수익성에 대한 철저한 분석은 기본이고 자금 여력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우선 수익성은 투자의 성패를 결정짓는 기본적인 요소다. 그런 면에서 토지 구입비용이 가장 중요하다. 특히 택지지구·신도시 등 새로 개발되는 곳이 아닌 지역에서 토지를 매입할 경우에는 주변 시세와 반드시 비교해보고 나중에 건축이 끝난 후에도 임대료 수준이 수익률을 맞출 수 있는지 확실히 체크해야 한다. 또 택지지구 등 새로운 개발지에서도 최근 단독주택 용지가 인기를 끌면서 분양가격이 높아지는 경우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필지의 모양과 방향도 중요하다. 각이 진 정방형이 쓰임새가 좋으며 남향이나 남동향이 채광 등에 유리하다. 따라서 택지를 분양받을 때는 반드시 현장을 답사해 실제 위치와 경사도, 모양 등을 꼼꼼히 확인하는 게 좋다.

건축비용도 수익성에 영향을 미친다. 설계나 인테리어에 신경을 써야 하지만 너무 비싼 자재는 수익률을 갉아먹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 통상적으로 건축비용은 3.3㎡당 350만~500만원이 적정선이다. 

입지는 지속적인 수익률을 결정짓는 요인이다. 교통 여건이 좋아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교육·편의시설 등의 여건을 잘 살펴야 한다. 대학교, 산업단지, 업무 지역 등이 인접하면 유리하다. 구체적인 입지도 중요하다. 점포 겸용 상가주택의 경우 모서리 코너에 위치하면 노출도가 높다.

자금 여력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통상적으로 신도시 등 개발 지역에 들어서는 단독주택은 초기 공실률을 감수해야 한다. 도시가 완성되기 전에는 공실이 계속되는 경우가 많아 준공 후 최소 2~3년은 임대 수익 없이도 버틸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해 자금 계획을 세워야 한다. 점포 겸용 단독주택 용지는 취득세를 주택과 상가 부분으로 나눠 내고 취득세율도 주택보다 높은 4%를 적용받는 점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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