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C형 간염 전국 최고
  • 노진섭 기자 (no@sisapress.com)
  • 승인 2015.01.14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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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드나드는 지역 특성과 미용 시술 문화가 주요 원인 추정

과거에는 주로 주사기 공동 사용, 문신, 수술 등이 C형 간염의 주된 감염 원인으로 지목됐다. 최근에는 특정 지역, 직업, 생활 행태도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속속 나오고 있다. 2013년 질병관리본부가 역학조사를 했더니 바닷가에서 생활하는 사람의 C형 간염 유병률이 높게 나타났다. 이들은 어업 종사자, 해안가 거주자 및 근로자 등이다. 지난해에도 국민건강보험공단이 C형 간염 유병률 자료(2007?11년)를 분석한 결과, 부산이 인구 10만명당 2002년 165명, 2011년 249명으로 10년 내내 16개 시·도 가운데 가장 높았다. 이는 전국 평균의 1.76배에 달한다. 그 다음은 전남(1.48배)·경남(1.31배)·제주(1.2배)·서울(1.13배) 등의 순이다.

정숙향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가 그 이유를 알아보기 위해 분당서울대병원·순천향대부천병원·부산백병원·전남대병원·전북대병원 등 5개 대학병원에 등록(2010년 6월~2014년 9월)된 C형 간염 환자 99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연구팀은 부산과 수도권(서울·부천)을 비교했다. 부산의 C형 간염 환자는 수도권 환자에 비해 외과 수술(부산 13.4% 대 수도권 1.6%), 5회 이상 침 치료(73.8% 대 58.3%), 정맥 주사약 사용(11.8% 대 5.6%), 성형수술(60.2% 대 21.2%), 성 상대자 3명 이상(42.8% 대 18.2%) 등 위험 요인을 상대적으로 많이 지니고 있었다. 정 교수는 “부산에서 미용 시술이 많은 것은 그 지역의 문화적 특색인 것 같다”고 말했다.

2위 전남은 나이와 관련 있을 것으로 추정

일찍부터 외국인 왕래가 잦았던 부산의 지역적 특성과 관련이 있다는 주장도 있다. 국제무역항 부산이 외국인의 입국 통로여서 그렇다는 것이다. 정 교수는 “부산에 C형 간염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지만, 전체 시민 가운데 환자는 극소수다. 또 환자 가운데 마약 환자는 얼마 되지 않는데도 마치 부산 사람들이 마약을 많이 해서 이 질환의 발생률이 높은 것처럼 비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C형 간염 발병률이 두 번째로 높은 전남에선 환자의 평균 나이가 상대적으로 높다는 특징이 있다. 정 교수는 “전남에선 위험 요인이 수도권보다 적어 C형 간염 환자가 많은 이유를 정확히 찾지 못했지만, 나이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현재 그 지역에 C형 간염 발생이 많다기보다는 과거에 걸렸던 사람이 지금 확인된 경우”라고 설명했다.

C형 간염은 대개 오염된 혈액이나 체액이 정맥주사, 주삿바늘 찔림, 문신, 피어싱, 비위생적인 면도, 투석, 복잡한 성관계, 수술, 침술, 치과 치료 등을 통해 전파된다. C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간에 염증이 생기는데, 10명 중 3명은 자연 치유되지만 7명은 만성간염으로 진행한다. 이 가운데 1~4%는 간경변을 거쳐 간암으로 발전한다.

2012년 통계청에 따르면, 간 질환(간경변·간암) 사망률은 10만명당 36명이다. 전체 사망률의 14.7%를 차지하며 자살·폐렴에 의한 사망보다 높은 수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06~11년 연평균 약 4만4000명이 C형 간염 진료를 받았다. 질병에 대한 인식이 낮고 별다른 자각 증상이 없어 감염 사실을 알지 못하고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 항바이러스 약제와 백신 개발이 한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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