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게 섰거라
  • 김진령 기자·권용주 오토타임즈 기자 ()
  • 승인 2015.01.22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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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국내 완성차·수입차 시장 쟁탈전 전망

2015년 국내 완성차업체 5사의 신차 출시 계획이 확정됐다. 한동안 뜸했던 주력 차종의 변경이 있는가 하면 완전히 새롭게 등장하는 신차도 적지 않다. 현대·기아차는 아반떼와 에쿠스, K5와 K7 등의 신차를 준비했다. 쉐보레는 6년 만에 스파크 후속을 공개하고, 트랙스에 디젤 엔진을 더했다. 쌍용차는 티볼리로 소형 SUV 시장을 적극 공략할 방침이다. 르노삼성은 SM5 부분 변경으로 주력 상품의 선택 폭을 넓힌다.

■ 현대자동차

현대차는 상반기 3세대 투싼(TL)을 출시할 예정이다. 최근 모든 시험을 마치고 안전·편의 품목과 가격 등에 대한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크기와 휠베이스, 트렁크 용량 모두 경쟁 차종 대비 최대를 확보한 게 특징이다. 엔진은 2.0L 및 1.6L 디젤을 탑재한다.

아반떼는 5세대(MD)를 선보인 지 5년 만에 신형을 투입한다. 6세대 아반떼는 현대차 디자인 철학인 풀루이딕 스컬프처 2.0을 접목했다. 1.6L GDi 엔진을 기본으로 디젤, 하이브리드 등도 검토 중이다. 2016년에는 전기차도 추가할 계획이다.

에쿠스 후속(HI)도 하반기에 나온다. 외관은 절제미와 중후함을 강조했으며, 쿠페형보다 정통 세단에 가깝다. 엔진은 3.3L GDI, 3.3L T-GDI, V8 5.0L GDI와 함께 V6 3.0L 디젤을 얹는다. 구동계는 승용 4륜구동 장치 ‘H-트랙’을 채택했다. 이외 하반기에 부분 변경을 거친 싼타페를 소개한다. 270마력의 후륜 구동 스포츠세단(RK)은 2016년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 현대차, ⓒ 르노삼성, ⓒ 쌍용차, ⓒ 한국GM
■기아자동차

기아차는 2015년 여름 신차를 대거 선보인다. 2세대 K5와 4세대 스포티지R 등이다. K5는 1세대 출시 당시 디자인총괄 피터 슈라이어 부사장이 개발에 참여해 관심을 모았다. 2세대는 쏘나타(LF)와 플랫폼을 공유하지만 차체 설계에 쓰이는 부품을 독자적으로 채택해 안정성을 더욱 강화한 게 특징이다. 스포티지R은 신형 쏘렌토 디자인이 많이 담겼다. 직선 형태를 살려 강인하고 단단한 이미지를 추구했다. 여기에 소형 SUV 최초로 보행자 안전장치인 ‘액티브 후드 시스템’을 적용했다. 해당 시스템은 보행자가 차와 추돌했을 경우 범퍼에 장착된 센서가 충격을 감지해 후드(보닛)를 즉시 6~10㎝ 들어올리는 안전 기능이다.

하반기에는 완전히 변경된 K7이 출격한다. 판매 부진이 디자인에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지 않도록 개선에 주력했다. 전면 그릴은 기존보다 좌우로 길어져 헤드램프까지 연결된다. 2011년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공개된 고성능 쿠페 ‘GT 콘셉트’를 기반으로 했다.

한국 시장에 새롭게 선보이는 시트로엥 C4 칵투스. ⓒ 한불모터스
■ 한국지엠(쉐보레)

스파크 후속(M400)을 6년 만에 선보인다. 한국지엠 내수 판매의 약 40%를 차지하는 주력 차종인 만큼 기대가 크다. 신형은 기존보다 해치백 특유의 디자인이 진하게 반영된 것이 특징이다. 기아차 모닝이나 레이와 비교해 단단하고 안정적인 이미지를 강조할 방침이다.

트랙스 디젤도 상반기에 소비자를 찾는다. 신형은 올해 9월부터 달라지는 배출가스 기준을 충족시키기 위해 독일에서 유로6 기준에 맞춰 개발한 오펠 디젤 엔진을 도입했다. 1.6L 디젤 엔진에 6단 자동변속기를 조합해 최고 136마력, 최대 32.6㎏·m의 힘을 낸다. 독일 기준 연료 효율은 복합 L당 19.6~20.4㎞,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당 129~134g이다.

준중형 세단 크루즈도 부분 변경을 거친다. 2008년 라세티 프리미어 이후 거듭해온 방식이다. 더불어 임팔라 출시 가능성도 크다. 국내 생산보다 수입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 르노삼성자동차

르노삼성은 2010년 출시된 3세대 SM5의 부분 변경을 내놓는다. SM5는 2012년 ‘SM5 플래티넘’으로 한 차례 외관을 바꿨다. 2013년 1.6L 가솔린 터보 엔진을 장착한 ‘SM5 TCE’와 2014년 디젤 엔진을 얹은 ‘SM5 D’ 등으로 제품군을 확대했다.

■ 쌍용차

첫 차는 1월에 출시된 티볼리다. 소형 SUV로 코란도C 아래에 위치한다. 쉐보레 트랙스, 르노삼성 QM3와 같은 급이지만 동급 최대 너비(1795㎜)가 특징이며, 423L의 적재 공간과 넓은 2열 공간이 장점으로 꼽힌다. 동력계는 1.6L 가솔린 엔진에 아이신 6단 자동변속기를 조합했다. 가격은 TX(수동변속기) 1630만~1660만원, TX(자동변속기) 1790만~1820만원, VX 1990만~2020만원, LX 2220만~2370만원이다.

■ 수입차

볼보는 엔진 성능과 디자인을 향상시킨 2종의 신차를 들여온다. 먼저 레저 열풍에 동참할 V40 크로스컨트리를 1분기에 내놓고 상반기에는 중형 세단 S60에 2.0L 엔진을 탑재한 제품을 선보인다. 배기량은 적지만 306마력의 고성능을 발휘하는 제품도 추가한다.

폭스바겐은 투아렉·폴로·골프R 등의 신형을 준비 중이다. 그 외에 MPV 샤란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투아렉은 대형 SUV로 레저 수요에 대응한다. 300마력의 TSI 터보차저 가솔린 엔진을 탑재한 골프R은 고성능을 원하는 젊은 소비층을 끌어당길 전망이다. 샤란은 수입 MPV 인기 상승에 발맞춘 차종으로 관심을 끌고 있다.

푸조시트로엥 수입사인 한불모터스는 시트로엥 C4 칵투스를 내놓는다. 2013년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 공개된 콘셉트카 C-칵투스의 양산형이다. 독특한 디자인이 개성을 추구하는 소비층의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포드는 올해 탄생 50년을 맞은 신형 머스탱을 내년에 국내에 들여온다. 올-뉴 머스탱은 V8 5.0L V6 3.7L, 2.3L 터보 등 3가지다. 주력인 V6 모델은 최대 304마력과 37.3㎏·m의 토크를 발휘한다. BMW와 아우디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스포츠카 i8과 A3 스포트백 e-트론을 통해 친환경 제품력 강화에 나선다.

 

“내가 바로 소형 SUV의 왕”  


국내 자동차 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해 SUV의 판매량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SUV가 33만3382대 팔려 연간 판매량이 사상 처음으로 30만대를 넘어선 것. 이런 변화의 중심에 B세그먼트라고 불리는 소형 SUV가 자리 잡고 있다. 2000cc보다 작은 1400~1600cc급의 소형 SUV 판매 비중이 지난해 30%대로 늘어났다.

특히 르노삼성은 소형 SUV인 QM3(1500cc)를 지난해 판매 목표였던 8000대의 두 배가 넘는 1만8191대 팔았고 한국GM의 RV 모델 올란도·캡티바·트랙스는 모두 지난해보다 20% 이상 판매가 늘어났다. 그중 소형 SUV인 트랙스는 전년(8064대) 대비 28.6% 늘어난 1만368대가 팔려 가장 높은 판매 신장률을 기록하며 한국GM 내수 시장 방어의 첨병으로 활약했다.

RV 시장의 확대, 그중에서도 소형 SUV에 대한 각광은 올해 더 큰 변화를 부를 전망이다. 1월13일 쌍용차에서 티볼리라는 1600cc급 신차를 내놓았다. 트랙스도 2013년 2월 데뷔 이래 처음으로 오는 3월 1600cc급 디젤 모델을 출시한다. 디젤 모델은 최근 연비와 힘에서 소비자들의 구매욕을 자극하는 최고의 자극제다. 쌍용차는 티볼리 발표 당일 이유일 사장이 당초 7월 이후로 예정됐던 디젤 라인 투입을 6월1일로 앞당기겠다고 공언했다. 현대·기아차의 기세에 눌려 내수 시장에서 기를 못 펴던 한국GM·르노삼성·쌍용차가 오랜만에 총공세에 나선 셈이다. 새해 벽두부터 공격에 나선 쌍용차는 사전 예약 주문만 4000대라는 쌍용차 역사에 없는 기록을 세웠다. 날렵한 외부 디자인이 최근 출시된 쌍용차 모델 중 최고라는 호평을 듣고 있다. 티볼리의 장점으로는 1635만원에서 시작하는 ‘착한 가격’을 우선 꼽을 수 있다. 1953만원부터 시작하는 트랙스와 2280만원에서 시작하는 QM3를 가격 면에서 압도한다. 준중형 세단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동급 최대 전폭(1795㎜)을 기반으로 상대적으로 넉넉한 2열 공간을 확보했다는 점, 동급 최대 적재 공간(423L)을 실현했다는 게 강점이다.

쌍용차 쪽에선 티볼리가 차체에 71.4%의 고장력 강판을 사용했고 이 중 초고장력 강판 비율은 동급 최다인 40%에 이른다고 강조하고 있다. 또  e-XGi160 가솔린 엔진(최대 출력 126ps, 최대 토크 16.0kg·m)을 새로 개발해 아이신 6단 변속기와 맞물려 승차감이 편안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티볼리의 약점은 연비다. 가솔린 엔진인 티볼리의 복합연비는 자동변속기 기준 1L당 12.0㎞다. 중형 세단 수준이다. 경쟁 차종인 르노삼성자동차 QM3의 연비는 1L당 18.5㎞에 달한다. 물론 QM3가 디젤 차량이기는 하지만 오는 6월까지 티볼리가 가솔린 모델만 판매할 수밖에 없기에 연비를 중시하는 소비자에게는 매력이 덜할 수밖에 없다.

때문에 연비에서 당분간 QM3의 독주가 예상된다. 르노그룹의 스페인 공장에서 완제품으로 수입되는 QM3는 르노그룹의 대표적인 승용 디젤 엔진인 1.5dCi 터보 엔진을 적용해 국산차 중 최고 수준의 연비를 내고 있다. 2013년 12월 국내 데뷔 때 사전 판매 물량인 1000대가 예약 시작 7분 만에 완판되는 기록을 세웠다. 르노삼성의 프랑수아 프로보 사장은 최근 “부산공장에서 QM3의 생산을 검토하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국내 소비자의 관심을 끌었다.

말리부 디젤 모델을 통해 경쟁사보다 먼저 디젤 붐의 단맛을 본 한국GM은 오는 3월 트랙스 디젤 모델을 내놓을 예정이다. 트랙스 디젤 모델의 세부 제원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지만 GM그룹의 일원인 오펠에서 팔리고 있는 트랙스의 쌍둥이 모델 격인 소형 SUV인 모카에 쓰이는 1.6L급 디젤 엔진이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모카는 1.6 CDTI 디젤 엔진을 탑재해 최고 출력 136마력, 최대 토크 32.7kg·m를 기록하고 있다. 연비는 15.9~17㎞/L 정도로 트랙스의 1.4 터보 가솔린 엔진(12.2㎞/L)보다 크게 좋아졌다. 경쟁자인 르노삼성의 QM3와 패권을 놓고 치열한 싸움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국내 시장의 거인인 현대·기아차의 움직임이다. 현대차는 아직까지 공식적으로는 투싼ix보다 작은 소형 SUV를 국내 시장에 출시할 계획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 대신 오는 1분기 중 데뷔하는 투싼 후속 모델에 기존 2L급 엔진에 1.6L급 엔진을 추가해 기술력과 연비를 동시에 과시할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모으고 있다. 현대차의 경우 소형 SUV를 언제든 내놓을 수는 있다. 지난해 10월 이미 중국 시장에 ix25라는 1.6L급 소형 SUV를 투입했다. 크기는 투싼보다 작고 트랙스나 티볼리보다는 약간 큰 편으로 현대차는 중국 시장에 특화된 모델이라고 밝히고 있다. ix25의 국내 시장 투입에 대해 생산 라인 변경을 놓고 노조와 합의를 해야 하는 등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현대차가 어떻게 시장에 반응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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