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기 빼고 도박에 빠졌다
  • 김지영 기자 (abc@sisapress.com)
  • 승인 2015.02.13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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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 초급간부, 인터넷 도박하다 탈영

해군 초급간부가 인터넷 도박으로 인해 열흘이 넘도록 근무지에 복귀하지 않고 있는 사실이 드러났다. 명백한 탈영인 셈이다. 해군은 열흘이 넘도록 해당 간부의 행방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장병을 통솔해야 할 간부가 인터넷 도박에 빠진 것도 모자라 무단으로 근무지를 이탈했다는 사실을 두고 군의 군기문란이 갈수록 심각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해당 간부는 209급 잠수함에서 의무장으로 근무 중인 심 아무개 하사(28)로 지난 1월에 휴가를 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원래 2월2일 복귀해야 했으나 12일 현재까지 출근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해군 소식통에 따르면, 해군 자체 조사 결과 심 하사는 인터넷 도박에 빠져 있었고, 이로 인한 채무 문제로 심적 갈등을 겪고 있던 것으로 파악됐다.

해군 정훈공보실 관계자는 “금융 부분은 개인적인 것이라 우리도 정확한 사실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며 “다만 해당 하사가 권총을 소지하지 않고 있어 무장 탈영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출근하지 않은 사실을 알자마자 가족에게 즉시 연락을 취했고, 112·119와 더불어 수색에 총력을 다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행방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해군은 열흘째인 2월12일 현재까지 심 하사의 신병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사고사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군의 도박 문제가 끊이지 않고 있다. 휴가 중에 사설 토토로 불리는 불법 스포츠 도박을 하거나 부대 내 사이버 지식 정보장의 컴퓨터로 불법 사이트에 접속하는 등 방식도 다양하다. ⓒ 시사저널 이종현
도박에 빠지는 군인 해마다 늘어

문제는 이를 단순한 개인 일탈로만 치부하기 어렵다는 사실이다. 장병을 이끌고 스스로 책임져야 할 초급간부가 인터넷 도박에 빠진 것은 심각한 기강 해이라고 볼 수 있다. 실제로 도박에 빠진 군인들의 수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정미경 새누리당 의원실에서 입수한 ‘최근 5년간 각 군 장병 처벌 현황’을 보면, 도박으로 징계를 받은 육군 병사는 2010년 237명, 2011년 236명, 2012년 348명, 2013년 574명으로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6월 말까지 육군 병사 185명이 도박으로 적발됐다. 지난해 해군 병사는 31명, 공군 병사는 1명이 도박으로 적발돼 처벌됐다.

부사관 이상 간부급이 도박으로 징계받는 사례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육군의 경우, 도박으로 징계받은 부사관 이상 장교와 군무원 수는 2010년 17명, 2011년 19명, 2012년 16명, 2013년 172명으로 집계됐다.

국회 국방위 소속 정미경 의원은 “지난해에 군 간부 2명이 도박으로 수억 원을 날리고 상관에 수천만 원 사기 혐의로 고소되는 사건이 발생했는데도 이런 사건이 반복되는 것은 문제”라며 “국방부는 장병들 대상의 도박중독 예방 교육에 대한 계획을 체계적으로 수립해 도박 폐해를 전군 장병들에게 확실하게 인식시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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