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건설 100억대 횡령 사건 또 있었다
  • 조해수 기자 (chs900@sisapress.com)
  • 승인 2015.03.25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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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경리 여사원 30억 횡령, 실제론 100억대로 드러나

포스코건설 100억원대 비자금에 대한 검찰 수사가 한창인 가운데, 같은 회사에서 또 다른 100억원대 횡령 사건이 일어났던 사실이 시사저널 취재 결과 단독 확인됐다. 포스코건설이 이 횡령 사건을 직원의 단독 범행이라고 주장하며, 조직적으로 축소·은폐하려는 움직임을 보인 정황도 포착됐다. 

서울고등법원 형사1부는 지난해 11월4일 회사 자금 8억여 원을 횡령하고 101억여 원을 편취한 혐의로 포스코건설 현장 관리 보조직원 김 아무개씨(36·여)에게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대한 법률 위반(사기·회령), 공문서 변조, 변조 공문서 행사, 범죄수익 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을 적용해 징역 7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김씨가 상고를 포기하면서 형이 확정됐다.

ⓒ 시사저널 포토
횡령 사건 알고도 왜 덮었을까

포스코건설은 이 사건이 처음 터졌을 때부터 횡령액을 축소하고, 피의자를 김씨로 한정 지으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이 사건이 세간에 알려진 지난해 1월21일 포스코건설은 보도자료를 배포해 “안양 박달동 하수처리장 지하화 공사 현장에서 경리 업무를 맡은 비정규직 김씨가 공사비용을 과다 청구하는 방식으로 30억원을 빼돌린 것으로 보인다. 다른 직원들은 연루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당시 시사저널이 만난 복수의 포스코건설 내부 관계자들은 “김씨가 근무한 현장의 미수 채권이 100억원을 넘었다. 이 같은 사실을 포스코건설도 파악하고 있다”고 증언했다. 시사저널은 이 같은 사실을 지난해 2월 ‘포스코건설 횡령액 축소·은폐됐다’(본지 1269호)는 기사를 통해 보도한 바 있다.

횡령액 축소 의혹은 재판을 통해 사실로 입증됐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은 피해 회사의 현장 관리 보조직원으로서 현장 전도금 등을 관리하는 업무를 맡고 있음을 기화로 4년이 넘는 기간 동안 수십 회에 걸쳐 합계 8억여 원을 횡령하고 합계 101억여 원을 편취하였으며…(중략) 피해 회사(포스코건설)의 피해금 중 40억~50억원이 아직까지도 변상되지 않았으며…(생략)’라고 밝혔다.

포스코건설은 왜 횡령액을 축소하려고 했을까. 횡령액이 줄어들수록 회사가 피해 변상을 받을 수 있는 금액도 적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궁금증을 낳게 한다. 이와 관련해 포스코건설 내부 관계자 ㄱ씨는 “김씨는 판교·김포·안양 하수종말처리장 등에서 회사 돈을 빼돌렸다. 그런데 이 사업장은 모두 국책 사업(BTL)이다. 횡령 규모만큼 부실 공사 의혹도 커질 수밖에 없다. 포스코건설이 이를 우려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BTL 사업이란 민간 기업이 자금을 들여 사회기반시설을 건설하고 완공 후 소유권은 정부로 이전하되, 정부는 민간 사업자에게 임차료를 지불하는 방식이다.

또 다른 의혹도 제기된다. 김씨의 단독 범행이 아니라 회계관리·감사 부서 내부 직원들이 광범위하게 연루된 조직적 비리 사건이라는 것이다. 포스코건설은 사업장에 대해 매년 말 반드시 회계결산을 받도록 하고 있다. 김씨가 작성해 올린 결산 서류는 현장 FA(자금 관리자)·SM(현장 관리자)의 결재를 받은 후 토목환경사업본부 사업기획그룹의 확인을 거쳐 마지막으로 경영기획본부 재무관리그룹으로부터 최종 결재를 받는다. 크게는 3단계를 거치는 결재 과정에서 4년여 동안 100억원에 이르는 돈이 빠져나간 사실이 발견되지 못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힘든 대목이다.

이와 관련해 또 다른 포스코건설 내부 관계자는 “지금 검찰에서 수사하고 있는 100억원대 비자금 사건의 경우 베트남 현지에서 협력사를 통해 자금을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여직원 김씨의 횡령 사건은 비정규직인 경리 한 사람이 100억원대 비자금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누가 이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라며 “보름, 한 달 간격으로 동일 금액, 동일 제목의 전표가 계속 올라오는데도 걸러지지 않았다는 건 말이 안 된다. 결재 라인에 속해 있는 직원들이 김씨의 비위 사실을 방조 또는 동조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포스코 “횡령액, 수사 과정에서 늘어난 것”

그러나 회계관리와 감사 부서 책임자와 직원들은 이 사건과 관련해 어떤 책임도 지지 않았다고 한다. 100억원대 횡령 사건이 터졌지만 이 사건과 관련해 징계를 받은 이는 5명에 불과하다. 이 아무개 토목환경사업본부장과 시공총괄 김 아무개 상무보는 사직했고, 현장 직원 3명은 징계면직 처리됐다. ㄱ씨는 “김씨가 일했던 공사 현장 중 판교와 김포는 이미 준공됐다. 준공 후 회계결산과 공사 품질에 대한 준공감사는 당연한 수순이다. 그러나 준공감사에서 김씨의 횡령 사실은 드러나지 않았다. 감사를 담당한 정도경영실이 책임을 져야 한다. 하지만 지금까지 이들에 대한 어떠한 인사 조치도 없었으며 오히려 관련 직원을 해외 현장으로 영전시킨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포스코건설이 이번 횡령 사건을 자체 감사하면서 직원들에게 불법적이고 강압적인 조사를 진행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포스코건설은 감사를 시작하기 전 감사 대상 직원에게 ‘개인정보 활용 동의서’를 작성하도록 했다. 여기에 서명하면 회사 컴퓨터, 메일계정, 책상·캐비닛은 물론이고 개인 금융거래 내역, 메일 계정, 통화 내역, 개인 휴대전화와 지갑, 심지어 배우자의 금융거래 내역까지 제출해야 한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대한법률구조공단에 확인한 결과, 이는 엄연한 불법이다. 경찰이나 검찰에서도 용의자를 수사할 때 이러한 동의서를 요구하지 않으며, 수색영장이 없으면 개인 휴대전화나 배우자의 통장거래 내역을 제출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포스코건설 측은 “횡령액을 축소하려고 했던 것이 아니다. 지난해 초의 경우 자체 감사를 통해 확인된 것이 30억원이었을 뿐이다. 검찰 조사가 시작되면서 100억원대로 규모가 늘어났고, 검찰의 요구에 따라 우리 쪽에서도 이를 확인해줬다”며 “개인정보 활용 동의서의 경우 강제성을 띤 것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동의서를 작성한 것이다. 동의서를 작성했을 경우에도 금융 내역이나 휴대전화 같은 민감한 부분은 조사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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