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생길 때 틈틈이 달러를 사보세요
  • 이석 기자·곽영은 외환은행 선수촌WM센터지점 선임PB ()
  • 승인 2015.04.16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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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화 가치 12년 만에 최고치…환차익 관련 상품 봇물

미국 달러화 가치가 12년 만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달러화 가치를 지수화한 달러 인덱스 또한 연일 최고치를 경신 중이다. 올 들어서만 10% 가까이 올랐다. 미국의 기준금리가 조기 인상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달러화가 고공비행을 거듭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3월 말 이후 원·달러 환율의 상승세가 주춤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3월16일 1131원으로 최고점을 찍었다. 이후 계속 하락세를 보이다 4월9일 현재 1091원을 기록했다. 원화 가치가 25일 만에 3% 이상 뛰었다는 뜻이다.

하지만 원·달러 환율은 지난 몇 년 동안 1100원을 기준으로 아래위로 100원 정도 움직였다. 금융 전문가들은 미국 달러 가치가 향후에도 상승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달러화 가치는 미국 금리(미국 경기)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고, 원·달러 환율은 국내외 상황과 상관관계를 보이고 있다. 국내외 환경은 원화 약세(달러 강세)를 지지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최근 기준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을 내비쳤고, 국내 수출 기업 경쟁력 회복 측면에서도 향후 원화 약세 전망이 우세하다는 평가다.

달러화 가치가 1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이른바 ‘달러 테크’가 재테크 상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 연합뉴스
‘강(强)달러’ 기조 당분간 지속 전망

슈퍼 달러는 국내 재테크 시장의 판도도 바꿔놓았다. ‘강(强)달러’에 베팅하는 달러 테크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졌다. 지난 2월 국내 달러예금 잔액은 전년 동기 대비 30억 달러 늘어난 389억6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투자자들이 달러화 가치가 더 오르기 전에 달러 자산에 뭉칫돈을 몰아넣고 있는 것이다.

달러는 주식보다 환율 변동성이 작아 훌륭한 분산 투자 수단으로 꼽힌다. 증시 하락장에서는 ‘안전 자산’인 달러 가치가 상승하면서 수익률 상쇄 효과를 볼 수 있다. 때문에 큰손들뿐 아니라 일반투자자들도 최근 달러 테크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달러에 투자하는 방법은 크게 네 가지다. 은행에서 직접 달러를 매입하는 경우가 첫 번째다. 1달러당 보통 20원 정도의 수수료가 발생한다. 환율이 조정될 때마다 조금씩 분산 매입을 한다면 향후 적지 않은 환차익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달러 선물에 투자할 수도 있다. 한국거래소는 지난해 말부터 야간 미국 달러 선물시장을 운영 중이다. 3월 일평균 거래대금이 120억원을 넘겼다. 4월 들어서는 일평균 거래량도 최고치를 경신했다. 전문 지식이 없더라도 달러 강세에 맞춰 자산 배분이 가능하다.

하지만 막상 달러에 투자하려면 막막한 게 현실이다. 이런 사람의 경우 외화 예금이나 외화 적금을 활용할 수 있다. 환율이 하락할 때마다 달러를 분할 매입해 예치했다가 환율이 상승하면 매각해 환차익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다. 달러 예금의 경우 직접 구입하는 것보다 환율이 8원 정도 싸다.

환차익은 비과세 혜택도 있다. 예금 특성상 돈을 넣고 빼는 것도 자유롭다. 자녀가 유학 중이거나 해외여행 계획이 있어 단기간에 달러를 써야 하는 사람들은 달러 예금을 고려해볼 만하다. 한꺼번에 달러를 매입하는 것보다 환율이 떨어질 때마다 조금씩 분산해서 넣는 것이 투자 포인트다. 다만 전신환으로 매입한 달러를 현금(여행 경비)으로 인출할 때는 수수료(1.5%)가 발생하므로 주의해야 한다.

달러 예금을 이용할 경우 원·달러 환율 흐름이 수익률의 관건이다. 하지만 일반인들은 일일이 환율 흐름을 파악해서 달러를 사거나 팔기가 쉽지 않다. 이 경우 달러 보험상품을 활용할 수도 있다. 이 상품은 장기 계획을 세워 목돈을 마련하거나 자녀의 유학 자금을 마련하는 데 적합하다. 10년 이상 유지하면 이자소득에 대해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중도에 자금이 필요할 때는 일부 인출도 가능하다. 환율이 오르면 중간에 돈을 인출해 환차익을 얻고, 떨어지면 그만큼 추가 납입하면 된다.

역외펀드에 투자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역외펀드는 외국에서 설립해 전 세계 투자자가 달러화 등 외화로 투자하는 펀드다. 역외펀드는 펀드를 통한 간접 투자 방식이어서 해외 자산에 투자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다. 전 세계 투자자들의 자금을 모아 투자하므로 안정성이 있고, 환 투자 및 통화 분산 효과도 있다. 미국과 유럽 펀드의 경우 보통 6~8%의 수익률이 예상된다. 환율이 오를 경우 받을 수 있는 환차익은 덤이다.

역외펀드의 장점은 △환차익 비과세 △환매 시 발생 이익에 대한 세금만 납부하므로 납세 시기 조절 가능 △일부 환매를 통해 세금 분산 납부가 가능해 금융소득종합과세 관리에 용이 △유리한 기준가 적용일 및 짧은 환매대금 지급일 △환매수수료 없음 등이다.

달러 예금, 역외펀드 통해 간접 투자 가능

주요 외화 예금의 금리가 거의 제로인 데 비해, 역외펀드는 외화 보유와 더불어 수익률 제고도 가능하다. 하지만 역외펀드 역시 펀드이기 때문에 투자 손실에 주의해야 한다.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자신의 투자 성향에 맞는 상품을 고르는 게 중요하다.

최근 국내 금융사들도 달러 강세를 예상하는 투자자들을 유치하기 위해 ‘달러 펀드’를 속속 출시하고 있다. 미래에셋운용은 지난 3월 미국 달러로 가입하는 ‘미국채권펀드’를 내놓았다. 달러를 보유 중인 투자자는 환전 없이 바로 가입이 가능하다. 삼성증권도 2월 신흥 시장 고배당 주식에 달러로 투자하는 미국 웰스파고자산운용의 배당주 펀드를 내놓았다. 최소 가입 금액은 2500달러다.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과 삼성자산운용도 조만간 달러로 가입이 가능한 펀드를 내놓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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