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2년 백두산 화산 폭발 가능성 99%
  • 김형자│과학 칼럼니스트 ()
  • 승인 2015.04.23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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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월부터 천지 융기 시작…온천수 온도 83도까지 치솟아

1000년을 참아온 백두산이 폭발한다? 그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관심이 뜨겁다. 최근 수년간 백두산 근처에서 일어나는 조짐이 심상치 않다는 것이다. 윤성효 부산대 지구과학교육과 교수에 따르면, 2009년부터 침강하던 백두산 천지 외륜산의 해발이 지난해 7월부터 서서히 높아지고 있다고 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화산 지진이 늘어나고 있고, 온천수 온도도 올라갔다. 1990년대에 섭씨 69도이던 온천수가 최근에는 최고 83도까지 뜨거워졌다. 헬륨 농도도 일반 대기에 비해 7배나 증가했다. 해발이나 온천수 온도, 헬륨 농도의 상승은 화산 폭발 전의 징후다. 지하에서 뜨거운 마그마 활동이 계속 위로 올라오고 있음을 뜻한다. 이는 중국과학원 지질물리연구소 활화산연구센터와 공동으로 측정한 결과다.

ⓒ 시사저널 포토
화산 폭발 가능성 2019년 68%

백두산 화산 폭발 가능성은 항상 열려 있는 부분이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옐로스톤, 일본의 후지산과 함께 백두산을 세계적으로 가장 위험한 화산으로 꼽고 있다. 땅속에 뜨거운 마그마를 잔뜩 품은 채 가만히 있는 화산이 활화산보다 훨씬 더 위험하다는 것이 그 이유다. 백두산처럼 활성화 조짐이 뚜렷한 화산은 언제든 큰 폭발을 준비하고 있다. 다만 언제가 될지 그 시기를 정확히 모를 뿐이다. 시기적으로 백두산이 분화할 확률은 얼마나 될까. 2012년 일본의 화산 전문가 다니구치에 따르면, 2019년까지 68%, 2032년까지는 99%다. 2011년 발생한 일본의 대규모 ‘동일본 대지진’의 판 운동 영향과 역사상 백두산 분화의 시기적 연관성을 근거로 그는 이같이 주장했다.

보통 화산이 폭발하기 직전에는 화산 지진이 빈발하고, 화구가 급격히 부풀어 오르는 등의 전조 현상이 나타난다. 백두산도 10여 년 전 이러한 징조를 보였다. 2002년부터 무려 5년간 화산 지진이 빗발쳤다. 심한 경우 한 달에 250회 정도나 일어났다. 이것은 백두산 폭발의 전조 현상으로 의심되었고, 이에 따라 북한과 중국 당국을 긴장시켰다. 북한 당국은 2007년 남한 정부에 백두산 화산 남북 공동 연구를 추진하자고 강력하게 요청하기도 했다.

만약 백두산 화산이 폭발한다면, 가장 크게 피해를 입히는 것은 무엇일까. 뜨거운 마그마가 맨 처음 떠오르지만, 그것보다는 ‘화산 쇄설류(화쇄류)’가 문제다. 화산구름 기둥(분연주)이 1~5㎞ 올라가다가 와르르 무너지면서 산비탈을 타고 주변으로 흩어지는 현상으로, 용암과 기존 암석이 크고 작은 파편으로 부서진 채 화산가스와 한 덩어리가 된 것이다. 시속 130~180㎞로 빠르게 주변을 덮치기 때문에 화산 폭발에서 가장 무서운 현상으로 꼽힌다. 온도도 무려 500~700도에 달해 이들이 닿는 곳에는 화재가 발생하고 백두산의 생물들은 심각한 화상을 입고 만다. 특히 뜨거운 재가 동물이나 사람의 코로 들어가면 호흡기 점막이 손상돼 숨을 쉴 수 없다. 화쇄류는 화산 폭발로 인한 인간 사망 원인의 70%를 차지한다. 

이는 남한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치게 된다. 다만 직접적으로 미칠 수 있는 현상은 화산재로 국한된다는 게 국립방재연구원의 설명이다. 미국 연방재난관리청과 국립해양대기청이 유해물질 확산 대기 모형에 따라 모의실험을 한 결과에 따르면, 만약 겨울철에 백두산이 대규모로 폭발할 경우 화산재는 8시간 만에 울릉도와 독도에 이른다. 또 12시간 후에는 일본에 상륙하며 오사카는 16시간, 도쿄 인근은 18시간 후에 당도한다. 겨울에는 편서풍의 영향으로 백두산 화산재가 동남쪽으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화산재가 동북아 일대에 퍼지면서 아시아 지역은 극심한 피해를 볼 수 있다. 특히 항공 운항이 극심한 타격을 입으며 남한은 당분간 섬처럼 지낼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미주와 일본으로 가는 항공로가 마비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만약 겨울이 아니라 여름에 폭발한다면? 겨울과 반대 방향으로 부는 바람 탓에 화산재는 북한 북동부와 중국 북동부, 러시아 남동부로 확산될 것이다. 특히 폭발 시 20억 톤에 이르는 천지 물이 흘러내리면 북한 양강도와 중국 지린성 일대에 대규모 홍수가 날 것으로 예상된다. 화산 분출물들이 물과 함께 흘러내리는 화산성 홍수인 ‘라하르’ 때문이다. 라하르는 경사면을 따라 시속 100㎞로 흐르기 때문에 주변을 쑥대밭으로 만들어버린다.

한·중, 2018년 백두산 땅속 뚫는다

지금 이 순간에도 백두산 땅속 깊은 곳의 마그마 활동은 한민족의 뜨거운 심장처럼 쉬지 않고 끓고 있다. 특히 우리 민족에게 특별한 의미를 지닌 백두산은 남과 북 구별 없이 함께 연구하고 관리하고 감시해야 한다. 물론 중국도 예외는 아니다. 중국과학원은 1999년부터 백두산 곳곳에 지진파 탐지기 등을 설치해 지금까지 꾸준히 지표면 탐사를 해왔다. 하지만 화산 활동을 예측하려면 마그마의 움직임이 있는 땅속의 지각 구조를 제대로 알아야 한다. 백두산의 경우 더욱 그렇다. 20억 톤의 천지 담수와 마그마의 물리·화학적 연동 등이 복잡하게 연계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국지질자원연구원과 중국과학원 지질물리연구소가 뭉쳤다. 2018년 공동으로 백두산 땅속을 파고들기로 했다. 그때가 되면 지하 7㎞ 깊이까지 시추공을 뚫고 마그마의 흐름을 꿰뚫어볼 것이다. 마그마는 지하 10㎞ 부근에 있지만, 7㎞가량만 뚫고 들어가면 그 주변부까지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그곳에서 1300도가 넘는 액체 상태의 마그마를 직접 꺼낼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마그마가 있는 지하 수 ㎞ 깊이까지 뚫는 작업은 세계의 휴화산 가운데 백두산이 처음이다. 그만큼 어려운 작업이라는 얘기다. 이를 위해 먼저 2017년까지 비파괴 검사를 통해 시추 지점을 결정한다. 마그마에 접근하기 위한 안전한 길 찾기다. 이 작업이 끝나면 백두산 땅속 최대 12㎞ 부근(1만㎦ 이상의 지역)까지 3차원 입체 지도를 그릴 수 있다. 이 프로젝트에 일본이 참여해준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다. 백두산은 일본 열도가 형성되는 과정에서 지각판이 부딪쳐 탄생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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