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히 목이 근질근질, 열도 나는 것 같다?
  • 노진섭 기자 (no@sisapress.com)
  • 승인 2015.06.09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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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실체와 감염 예방 위한 행동 수칙

메르스가 지역사회로 퍼질지 모르는 상황이라서 국민은 불안하다. 국민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알려야 할 정부는 굼벵이다. 낙타를 만지거나 낙타 고기를 먹지 말라는, 현실과 괴리감이 있는 말만 반복한다. 시사저널은 세계보건기구(WHO), 대한의사협회, 대한감염학회, 보건복지부, 감염병 전문가 등을 통해 메르스의 실체와 함께 감염 예방을 위한 행동 수칙을 알아봤다.

■ 병원 내 감염 지속 현재까지 메르스 확진 환자는 병원에서 직·간접적으로 감염된 사람이다. 바이러스가 일단 병원 문턱을 넘어서지는 않은 것이다. 문제는 병원에 가지 않은 사람이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을 경우다. 지역사회에서 감염자가 나오면 사실상 정부의 통제 범위를 벗어난다.

■지역사회 확산 가능성 희박 지난해 255명의 환자가 발생한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우 97%가 병원 내 감염이었다. 지역사회 감염은 거의 없었다는 얘기다. 지난해 세계적인 권위를 자랑하는 의학지(NEJM)에 발표된 연구 결과에서 메르스 환자가 집에서 가족과 지냈을 때도 감염률이 4%에 불과했다. 메르스 환자가 비행기를 탑승한 게 8건 있었는데 항공기 내 감염 사례도 없다.

 

메르스 환자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6월2일 서울의 한 중학교에서 교사들이 등교하는 학생들에게 손소독제를 뿌려주고 있다. ⓒ 연합뉴스

■메르스의 정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MERS -CoV)에 의한 중증 급성 호흡기 질환을 말한다. 2년 전 중동 지역(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카타르·요르단·오만·쿠웨이트·이집트·예멘·레바논·이란)에서 처음 발견돼 중동호흡기증후군이라고도 부른다.

■ 치사율 10% 미만 치사율 40%는 중동 지역의 통계다. 중동 지역에서의 메르스 사망자는 대부분 노약자와 만성질환자여서 치사율이 높다. 게다가 의료 환경이 한국보다 낙후된 것도 치사율이 높은 이유 중 하나다. 사이언스 등 과학지는 치사율을 10% 미만으로 보고 있다. 6월4일 현재 한국에서의 치사율은 5.7%로 집계됐다.

■고열·기침 증상 증상은 독감과 비슷하다. 일반적으로 38도 이상의 고열이 나고 기침, 호흡 곤란 등 호흡기 증상이 나타난다. 설사와 같은 소화기 증상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

 

6월3일 인천공항 입국장에 마스크를 쓴 외국 관광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 시사저널 임준선
 

■ 감염 경로 불명확 확실한 감염 경로는 모른다. 다만 중동 지역 환자 10명 가운데 3명이 낙타에 의해 감염된 것으로 알려졌다. 낙타는 박쥐로부터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아직 박쥐를 접촉해 감염된 사람은 없다.

■ 잠복기 5일 평균 5일이지만 사람에 따라 2~14일로 다르다. 잠복기에는 감염이 일어나지 않고 증상이 나타난 후부터 전염성을 띠는 것으로 알려졌다.

 

 

■ 사람 간에는 비말·접촉 감염 공기 전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현재까지 공기로 감염된 흔적이 없다. 공기 감염이라면 현재까지 수천 명의 환자가 발생했을 것이다. 메르스는 발생한 지 3년이 됐지만 지금까지 세계적으로 환자가 1100명 정도다. 공기 전염은 기침할 때 튀어나온 바이러스가 침방울이 마른 뒤에도 살아남아 공기 중에 떠다니다가 감염을 일으키는 것을 말한다. 대표적인 게 결핵이다. 메르스는 환자의 분비물을 접촉했을 때 옮는다. 환자와 가까운 거리(2m)에 있거나 환자가 만진 물건을 접촉하면서 바이러스가 옮는다.

■ 면역력 약한 사람 취약 당뇨병·신부전·암·만성폐질환 등 지병이 있는 사람, 면역 기능이 저하된 사람(노약자)은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병원 출입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 메르스로 인한 폐렴·급성신부전 등 합병증이 동반돼 사망할 수 있다.

■ 일반 마스크로 예방 충분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이 많아졌다. 환자는 반드시 마스크를 쓰게 해야 한다. 일반인도 병원이나 사람이 많은 곳에 갈 때는 마스크를 착용하는 게 바람직하다. 일반 마스크나 일회용 마스크로도 예방할 수 있으므로 굳이 N95(미세과립의 95% 이상을 걸러주는 의료용) 마스크를 구할 필요는 없다. 이 마스크는 10분 이상 착용하면 숨이 가빠져서 일상생활에 지장을 준다. 일반 환자가 이런 마스크를 쓰면 오히려 호흡 곤란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 어린이 감염률 3% 지난해 4~5월 사우디의 메르스 환자 425명 중 14세 이하는 3%에 불과했다. 국내에도 아직 10대 확진 환자는 없다. 자녀의 등원이나 등교를 못 하게 할 필요는 없다.

 

 

■기본적인 예방법, 손 씻는 방법 누구나 하루 200번 이상 자기도 모르게 손으로 얼굴을 만진다. 손 씻기가 가장 중요한 예방법인 이유다. 비누로만 씻어도 된다. 손을 올바르게 씻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양 손바닥을 마주 대고 문지르기→손가락을 마주 잡고 씻기→손등과 손바닥을 닦아낸 다음 엄지손가락을 돌려주며 씻어내기→깍지를 껴서 사이사이를 닦아내기→손가락을 손바닥에 문질러 손톱 밑까지 깨끗이 씻기→흐르는 물로 씻어내기.

■ 노약자는 병원 방문 자제 메르스 환자가 발생한 병원이라도 감염 위험 지역만 출입이 통제되기 때문에 외래 진료까지 피할 필요는 없다. 다만 노약자나 만성질환자 등은 면역력이 정상인보다 떨어져 있기 때문에 불필요한 병원 출입은 자제하는 게 좋다.

■ 기침할 땐 옷소매로 입·코 가리기 기침을 할 때는 분비물이 퍼지지 않도록 손수건이나 휴지 등으로 코와 입을 가린다. 손수건이나 휴지가 없다면 맨손보다는 옷소매 위쪽으로 가리도록 한다. 손으로 코와 입을 가린 후 다른 사람의 손을 잡거나 문고리 등 물건을 만져 바이러스를 퍼뜨릴 수 있다. 

 

5월31일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본부에 설치되어 있는 메르스 핫라인(043-719-7777) 센터에서 직원들이 문의 전화를 받느라 분주하다. ⓒ 연합뉴스
 

■ 중동 여행자는 꼭 신고 중동 지역을 여행한 후 14일 이내에 발열이나 호흡기 증상이 발생하면 공항 검역소나 거주 지역 보건소에 신고해야 한다. 메르스 신고 핫라인은 ‘043-719-7777’번이다. 설마 하는 생각에 신고하지 않으면 자신도 문제지만 지역사회 전체가 위험에 빠질 수 있다.

■ 면역력이 최선의 치료 병원에서는 가래, 기관지 세척액의 유전자 검사(RT-PCR)를 진행한다. 현재 백신과 치료제는 없다. 증상에 따른 내과적 치료를 받는다. 항바이러스제 등으로 바이러스 활동을 억제하며 환자의 면역력을 높이는 치료다. 중증의 경우에는 인공호흡기, 혈액 투석 등 집중 치료를 실시한다.

 

 

■ 환자 접촉자는 증상 없어도 신고 메르스 환자와 접촉한 경우에는 증상이 없더라도 보건소에 연락하고 가족과 주변 사람을 위해 접촉일부터 14일간 자가 격리를 한다. 증상과 발열이 48시간 이상 없고 유전자 검사 결과가 24시간 간격으로 2회 음성이 나오면 퇴원 조치한다.

■ 유언비어, 일부는 맞고 일부는 틀리다 바셀린에 기름기가 있어 수용성인 바이러스 침투를 막을 수 있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 메르스 환자가 나왔다는 병원 명단이 인터넷과 SNS에 떠돌고 있다. 일부는 맞고 일부는 틀린 정보다. 메르스 확진 환자가 나온 병원 명단은 정부가 공개한 바 없다. 

 

※ 도움말: 김우주 대한감염학회 이사장, 이재갑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의사협회 TF팀 위원장), 김홍빈 분당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 김성한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교수, 손장욱 고대안암병원 감염내과 교수, 천병철 고대안암병원 예방의학과 교수, 이환종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노환규 전 대한의사협회장, 이용식 건국대병원 두경부외과 교수, 세계보건기구(WHO), 대한의사협회, 대한감염학회, 서울대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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