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 ‘규제의 덫’ 걸려 날개를 펴지 못하다
  • 김중태│IT문화원 원장 ()
  • 승인 2015.07.01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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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한국 드론 시장 6000억원 각종 규제와 인프라 문제로 성장 한계

올해 열린 각종 첨단 기술 전시회에 가보면 업종을 가리지 않고 볼 수 있는 제품이 무인기(UAS·Unmanned Aircraft Systems 또는 UAV)라 불리는 드론(Drone)이다. IT나 항공 관련 전시회 외에도 사진 관련 전시회, 방송 영상 전시회에서도 드론이 있었다. 드론 산업은 그만큼 빠른 속도로 세상의 관심을 받으며 신규 산업으로 떠올랐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드론 시장은 2022년까지 총 6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지금 추세라면 2020년 이전에 그보다 훨씬 큰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DJI·3D로보틱스·패럿 등 유수의 드론업체가 경쟁하고 있는 해외 시장의 경우 이미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중국 기업인 DJI의 경우 5명이던 직원이 불과 4년 만에 3000명 이상이 될 정도로 엄청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매출도 2014년 5500억원에서 2015년에는 1조원 돌파를 예상하고 있으며, 회사 가치는 10조원으로 평가받고 있다. 드론 산업의 성장 속도가 실로 눈부시다.

ⓒ 연합뉴스

드론 산업 걸림돌은 바로 ‘규제’

한국에서도 DJI와 같은 드론업체가 등장할 수 있을까. 가능성은 열려 있지만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각종 규제와 인프라 문제가 걸리기 때문이다. 드론 산업이 한국에서 성장하려면 산업발전을 위한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 하지만 한국의 경우 신규 IT 산업에 대한 규제가 먼저 시행되는 경향이 있어 드론 산업의 발전을 낙관하기 어렵다.

물론 드론에 대한 규제는 한국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미국·일본도 드론을 규제한다. 다만 그 규제가 보안 및 안전을 염두에 두고 하는 규제이고, 산업 발전을 위한 영역의 지원도 병행하고 있다는 점이 다르다. 미국의 경우 미연방통신위원회(FCC)나 미연방항공청(FAA)에서 몇 가지 드론 사용 조건을 제시했거나 검토하고 있다. 이 조건은 ‘상업용 드론은 조종사 면허가 있어야 함. 주간 비행만 허용. 시속 100마일 이상 고도 400피트 이상 비행 불가. 조종자 시야 범위에 있어야 함’ 등으로 기체를 띄울 공간, 조종자에 대한 여러 가지 조건을 제시하고 있다.

이들 기관이 드론에 대한 규제를 도입하는 이유는 드론이 지닌 정보 유출과 보안 및 안전성 문제를 고려해서다. 미국에서는 백악관 인근에서 취미용 드론을 조종하던 한 시민의 실수로 백악관 건물과 기체가 충돌하는 상황이 발생하는 등 실제로 보안 당국을 긴장시키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 2015년 6월에는 이탈리아 밀라노의 두오모 대성당에서 CJ E&M 직원과 외주 제작사 직원 2명 등 한국인 3명이 불법으로 날린 드론이 대성당에 충돌한 사건이 발생해 현지 경찰의 조사를 받아야 했다.

일본의 경우도 2020년 드론을 이용한 올림픽 테러를 예방하기 위해 경시청이 드론 저지법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한다. 일본에서는 2015년 4월에 정권에 대한 경고 차원으로 한 시민이 방사능에 오염된 흙을 실어 날린 드론이 총리 관저에서 발견되면서 드론을 이용한 테러 문제가 불거졌다. 이후 일본 자민당이 준비한 규제 법안은 총리 관저와 황궁, 국회의사당 등 주요 시설 상공에서의 드론 비행 금지, 주요 시설 경계 300m 이내 비행 금지 구역 설정 및 위반 시 처벌 내용 등을 담고 있다.

한국의 경우 국토교통부가 2014년부터 무인항공기 조종 자격 증명제를 도입해 드론 조종을 할 수 있는 자격증 발급 업무를 시작한 상태다. 실습 20시간을 이수해야 하는 조건으로 2014년에 약 300명이 자격증을 발급받았다. 무인비행기에는 쿼드콥터형 외에 농약 살포를 위한 헬기 등도 포함된다. 따라서 농민들이 농약 살포 헬기 등을 사용하려면 국토부의 무인항공기 조종 자격증을 발급받아야 한다. 또한 서울지방항공청은 중국 드론 제조사인 DJI와 협약을 맺고 공항 인근 2㎞ 구역 내에서 비행을 제한하는 조치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공항 인근에서 다른 항공기와 충돌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처럼 한국에서도 드론 관련 규제가 시행 중이며, 앞으로 이 규제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안전에 대한 우려 때문에 규제를 하는 것은 이해되지만 지원이 병행되지 않고 규제만 해서는 한국 드론 산업의 발전은 꿈꿀 수 없다.

ⓒ EPA 연합

무선 전파 환경도 넘어야 할 ‘벽’

기술 환경 조성도 필요하다. 드론의 기술 환경은 ‘하드웨어+소프트웨어+네트워크 인프라’ 세 가지로 구성된다. 많은 사람이 드론 자체에만 관심을 보이면서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만 잘 만들면 드론이 동작할 것이라 생각하는데, 실제로 드론이 제대로 움직이려면 네트워크 인프라를 잘 갖추어야 한다. 한국 기업이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 영역을 따라잡는 일은 어렵지 않지만 드론이 동작할 수 있는 네트워크 환경 조성은 생각보다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이는 드론 제조업체의 문제가 아니라 공공재인 전파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1㎞ 상공에 드론을 띄우고 지상을 촬영한다고 가정해보자. 그러기 위해서는 드론에게 명령을 내려야 한다. 그런데 어떤 무선 방식으로 1㎞ 떨어진 드론에게 명령을 내릴 수 있을까. 현재 시중에서 판매하는 100만원 미만의 취미용 드론의 경우 무선 송수신 거리가 수십 m에서 수백 m에 불과하다. 다시 말해 드론이 날면서 200~300m만 멀어져버리면 통제를 벗어나 유실되거나 추락하면서 큰 인명 사고를 낼 수 있다.

현재 나와 있는 다수의 드론은 적외선 송수신 방식으로 통신하는데 통신 거리가 수백 m를 넘지 않는다. 가장 주목받는 제품인 DJI의 인스파이어 제품이 2㎞의 수신 거리를 보여주고 있다. 드론에 많이 사용하는 주파수는 1.5Ghz나 2.4Ghz인데 원거리 비행을 위해 이보다 높은 5.8GHz 주파수를 사용하기도 하고, 600mw의 영상 송출 파워를 이용하기도 하지만 영상송출 파워를 이용해도 통신 거리는 1㎞ 내외에 불과하다.

결국 드론을 원거리에서 통제하려면 몇 ㎞ 이상 떨어져도 송수신이 가능한 전파를 써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Wi-Fi·블루투스·NFC·RFID·적외선·3G·LTE·AM·FM·VHF·UHF 등 다양한 무선 방식이 있는데 이 중 어떤 방식으로 통신을 해야 할까. Wi-Fi는 거리가 짧고, 휴대전화용 전파는 기지국이 있어야 하는데 허공에 기지국이 있을 리 없다. 몇 ㎞ 이상의 수신 거리를 가지는 전파는 결국 국방용·산업용과 같은 특수한 영역의 전파일 수밖에 없다. 더구나 조종사가 원격 모니터로 보면서 제어하는 FPV(First Person View) 드론 방식인 경우에는 고용량인 동영상 자료를 멀리 떨어진 조종사의 원격 모니터까지 실시간으로 전송해야 한다. 이런 실시간 영상 송출이 가능한 전파 영역은 제한적이다.

결국 드론 산업 발전에 가장 큰 걸림돌은 규제와 무선 전파 환경이 될 가능성이 크다.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는 업체 쪽에서 노력해 따라잡을 수 있지만 규제 완화와 지원, 특히 통신 환경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없이는 한국 드론 산업의 발전이 어렵다고 봐야 한다. 한국이 드론 산업의 발전을 원한다면 규제보다는 통신 환경 지원 쪽에 눈을 돌려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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