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아들은 남편과 시아버지 성노리개였다”
  • 정락인│객원기자 ()
  • 승인 2015.07.07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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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모자 성폭행 사건’ 진실 공방…가해자 지목된 목사 부자는 전면 부인

 

경기도 소재의 한 교회 목사 부자가 관련된 일명 ‘세 모자 성폭행 사건’으로 세상이 떠들썩하다. 40대 여성인 이 아무개씨는 지난 6월20일 네이트판(포털 사이트 네이트에서 운영하는 비실명 게시판)에 ‘저는 더러운 여자이지만 엄마입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이씨의 아들도 하루 뒤인 21일 네이트판에 ‘저와 형이 친아빠에게 성폭행당한 것은 진짜입니다’라는 제목의 글로 이씨의 주장을 뒷받침했다.

이씨와 두 아들이 증언한 내용은 충격적이다. 이들의 주장에 따르면, 이씨는 22세 때 다니던 교회 목사 아들인 허 아무개씨(현직 목사)에게 성폭행당하면서 강제 결혼했다. 허씨는 결혼과 동시에 아내 이씨에게 몰래 수면제를 먹이고 집에서 윤락을 시켰다. 1995년 허씨의 미국 유학에 함께했던 이씨는 그곳에서 두 아들을 낳았다. 2006년에는 아이들과 함께 귀국했고, 서울 강동구의 시아버지 집에서 함께 생활했다.

이곳에서 남편 허씨는 가족 간 혼음을 강요했고, 시아버지와도 성관계를 가졌다. 이씨는 “남편이 방에 들어간 내게 커피를 주곤 했는데, 여기에는 마약과 최음제가 담겨 있었다. 커피를 마시고 나면 몸이 나른해졌다. 아무런 부끄러움도 없어졌다”고 밝혔다. 허씨는 아들들까지 불러 가족 간 집단 성관계를 강요했고, 다른 사람들을 불러 윤락을 시킨 다음 그 대가로 돈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6월23일 유튜브에 올라온 동영상 캡처. 이씨와 두 아들은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 유튜브캡쳐

“두 아들에게 엄마 성폭행까지 시켜”

허씨는 두 아들에게 엄마를 성폭행하라는 패륜까지 시켰다는 게 이씨의 주장이다. 허씨는 이씨가 윤락을 거부하거나 말을 듣지 않으면 동영상을 보여주며 협박했다고 한다.

이씨는 허씨가 지방에서도 사람을 가리지 않고 데려와서 윤락을 시키고 돈을 받았다고 했다. 이씨는 지금까지 20여 년 동안 1000여 명을 상대했다고 주장했다.

성관계를 맺은 계층도 다양했다고 한다. 이씨는 “성범죄에 가담한 사람들은 직업층이 다양하고 서로의 비밀 누설이 안 되게 지켜주며 이중적인 생활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와 성관계를 맺은 사람 중에는 목사, 의사, 병원 이사장, 공무원 등도 있었다고 했다. 이들 공무원이 허 목사 부자를 비호한 세력이라는 것이다.

허씨는 이씨와 두 아들이 도망가지 못하도록 감시했다고 한다. 모자에게 돈을 주지 않았고 한시도 자신의 옆에서 떨어지지 못하게 했다는 것이다. 집 안 곳곳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하고, 밖에 나가서는 노트북을 통해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했다. 아이들 등하교는 허씨가 직접 승용차로 시켰는데, 그때마다 아내 이씨를 옆에 태워 떨어지지 못하게 했다. 아이들이 방과 후에는 아무 활동도 못하도록 학원은 물론 놀이터에도 나가지 못하게 했다. 이씨의 주장대로라면 허씨는 아내와 두 아들을 사육하듯 가둬두고 산 셈이다. 이씨는 “도망가면 죽인다 했고, 그러면서 어린 아들들을 내가 보는 앞에서 죽도록 때리면서 겁주고 협박했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집에서 나온 후인 지난해 남편 허씨를 경찰에 신고했다. 그런데 경찰은 이씨와 아이들을 제대로 조사하지 않고 오히려 죄인 취급하며 무혐의 결정을 내렸다고 한다. 지난해 10월에는 두 아들과 함께 시아버지와 남편의 성폭행과 윤락 사업을 폭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언론에서도 취재를 했으나 허씨 부자가 보도를 막았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자신을 성폭행했다는 사람들을 무더기로 고소했다. 지금까지 고소한 사람만 30여 명에 이른다. 그는 “(고소한 사람 중에는) 서울 사람도 있고, 부산·충청도·대구·경기도 등에 퍼져 있다. 한두 번 온 사람은 기억도 안 나고, 꾸준히 온 사람들 중 고소할 사람은 50~100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씨의 두 아들은 성폭행당한 상처와 아빠에 대한 분노로 제대로 된 생활을 못하고 있다고 한다. 큰아들(16)은 병원에 입원해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는 중이고, 작은아들(13)도 치료가 시급하다고 했다.

이씨는 경찰에서 제대로 수사하지 않고, 언론에서도 이를 보도하지 않는다고 판단해 인터넷 게시판에 실명으로 허 목사 부자를 고발했다고 주장했다. 네티즌들은 다음 아고라에 청원 글을 올리고, 포털 사이트에 카페를 개설해 이 사건을 공론화하고 있다. 이씨 모자는 ‘우리가 저의 친아빠에게 성폭행당한 것이 맞습니다’는 제목의 동영상을 만들어 유튜브에 올려 허 목사 부자에 대한 성역 없는 조사를 촉구하고 있다.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에서는 ‘세 모자 성폭행 사건’으로 불리며 퍼지고 있다.

네티즌들은 이씨의 시아버지 허씨가 과거 유사한 범죄 전력을 가졌다며 1991년 3월16일자 언론 보도를 공개하기도 했다. 당시 60대 중반이던 허씨가 일반인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엽색행각’을 벌였다는 것이다. 강동구 소재 ㅅ교회 목사이던 허씨는 자신을 ‘하나님의 사도’ ‘모세’ 등으로 지칭하며 “나와 화합하는 자는 하나님과 화합하는 것이다” “육신은 곧 썩어버리니 정조관념을 버려라”는 내용을 설교에 담기 시작했다.

이와 함께 그는 여신도들을 농락했다. 경찰에 따르면 허씨는 여신도들과 혼음하며 ‘신과 같은 존재’로 군림했다. 추잡한 행각은 몇몇 신도와 피해자들이 그를 고발하면서 드러났다.

허 목사 부자 “전혀 사실 아니다” 반박

허 목사 부자는 이씨의 주장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이들은 이씨의 주장을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하고 있다. 현재 법률대리인을 내세워 대응하고 있는데, 이씨와 두 아들의 주장에 대해 “허무맹랑한 허위사실”이라며 부인하고 있다. 법률대리인에 따르면 “(경찰에서 조사한 결과) 피해자들(허 목사 부자 등)은 거짓말탐지기 조사도 마다하지 않으며, 범죄 행위가 사실이 아님을 주장했고, 더 나아가 이씨를 무고죄로 고소했다”고 밝혔다.

또한 “이씨가 인터넷 등에 글을 올리는 행위가 피해자들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고, 이씨를 명예훼손,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경찰에 고소했다”고 덧붙였다. 그 결과 경찰은 이씨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고, 기자회견과 관련한 언론 기사 및 보도는 모두 정정되거나 삭제됐다고 밝혔다.

인터넷상에서 허 목사 부자에 대한 수사를 촉구하며 진상 규명을 해달라는 요구가 잇따르자 경찰도 수사에 나섰다. 경기지방경찰청 성폭력특별수사대는 이씨 모자가 가해자로 지목한 허 목사 부자에 대해 수사 중에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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