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원에 3채’ 뻥튀기 광고에 속지 마라
  • 장경철│부동산센터 이사·이준일│평생자산관리연구& ()
  • 승인 2015.07.15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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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저금리 시대 투자 사기 기승…과도한 수익률 의심해봐야

기준금리 1% 시대. 사상 최저 금리 기조 속에 수익형 부동산의 인기가 치솟고 있지만 마냥 낙관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 좀 더 나은 수익을 올리기 위한 욕심에 ‘묻지 마 투자’에 나섰다가 낭패를 본 사례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확정 수익률 보장’을 내걸고 최근 우후죽순으로 투자자 모집에 나서는 수익형 부동산이 한 예다. 확정 수익 보장이란 주로 건설업체들이 분양 이후 계약자에게 미리 정해놓은 임대 수익을 일정 기간 보장해주는 것을 말한다. 대표적인 수익형 상품으로 분양형 호텔이 있다. 짧게는 1년, 길게는 10년 동안 ‘연 10~15% 이상’ 높은 확정 수익을 보장해주겠다며 투자자를 유혹한다. 하지만 이런 홍보 문구들이 ‘뻥튀기’가 아닌지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분양형 호텔이 보장한다는 ‘실투자금 대비 연 10~15% 수익률’은 대부분 은행 대출을 제외한, 다시 말해 레버리지 효과를 포함한 수익률인데 이마저도 평균 객실 가동률이 90% 이상 유지됐을 때 가능한 수치다.

ⓒ 일러스트 김세중

분양형 호텔 등기 방식 꼭 챙겨야

분양형 호텔을 분양받을 때는 등기 방식이 구분 등기인지, 아니면 지분 등기인지 관할 지자체를 통해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구분 등기는 투자자가 객실이나 사무실 소유권을 아파트처럼 사고팔 수 있기 때문에 나중에 얼마든지 되파는 게 가능하다. 지분 등기는 부동산이 ‘공동 소유’로 묶여 있어 추후 재산권 행사에 문제가 생길 소지가 있다. 일부 업체는 ‘개별 등기’가 가능하다고 홍보하지만, 정확한 법률 용어가 아니다.

특히 유커(중국 관광객)가 많이 찾는 제주도의 경우 분양형 호텔 투자가 급증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최근 발표한 ‘제주 지역 분양형 호텔의 급증 배경 및 리스크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이후 관광객 증가율이 하락하고 있다. 관광호텔 객실 가동률은 2018년 67.2%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시행사들이 제시하는 확정 수익률을 개인 투자자들이 얻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서울 명동 역시 최근 분양형 호텔 건설이 크게 늘어났다. 명동 주변 호텔 객실 수가 현재 짓는 것까지 합쳐 6000실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커 붐이 식는 순간 분양형 호텔은 공급 과잉에 시달릴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저금리 추세가 지속되면서 대출을 끼고 수익형 부동산에 투자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실투자금 대비 연 수익률이 높아지는 효과가 있지만, 이조차도 안심할 수만은 없다. 기준금리가 1.5%로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해도 언젠가는 금리가 오를 것이기 때문이다.

수익형 상품은 초기 투자비용이 얼마인지가 관건이다. 최근 오피스텔이나 상가의 경우 분양가나 시세가 오르는 추세다. 매입비용이 많이 들 경우 투자비 대비 수익률은 생각만큼 안 나올 소지가 크다. 세금 부담이 얼마나 되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수익형 부동산은 취득세·소득세·부가가치세 등을 내야 하는 만큼 자칫 배보다 배꼽이 클 수 있다. 관리비도 고려해야 한다. 편의시설이나 부대시설 등을 이유로 주변보다 관리비가 턱없이 높게 책정됐다면 피하는 것이 좋다. 관리비가 비싸면 입주자들이 임차를 꺼리는 경우가 많아서다. 일부 공실이 많은 경우는 임대인이 관리비를 내주는 경우도 있다.

과장 광고 여부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주변 개발 계획이 확정된 것처럼 포장하거나 역세권이라고 해놓고선 실제 500m가 훨씬 더 되는 거리에 위치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투자자들을 유혹하는 현란한 문구를 그대로 믿어서는 안 된다. ‘1억원에 3채’라는 것은 계약금만을 얘기하는 것으로, 나머지는 대출을 받아야 한다. ‘10년 확정 수익 보장’의 경우 수익률을 계산할 때 세금과 관리비 등은 투자비에 포함시키지 않아 실질 수익률은 훨씬 떨어진다. ‘원금 보장형’이란 조건도 비교할 수 있는 시세 기준이 애매해 실제 가격이 떨어져도 돌려주는 경우는 거의 없다.

 

저금리 노린 유사 수신 피해 주의

0%대 금리를 향해 가는 초저금리 시대를 맞아 금융업도 많은 변화를 겪고 있다. 많은 자금이 은행을 이탈해 투자 자산으로 이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사회 분위기를 타고 소비자의 주머니를 노리는 어두운 그림자가 있다. 특히 조심해야 할 것이 비상장 주식 투자나 유사 투자 자문 및 유사 수신 등이다. 비상장 주식은 기업 가치가 드러나지 않은 기업이다. 주가가 형성되지 않아 부르는 게 값인 경우도 많다. 물론 고수익도 가능하지만 주로 안정화되지 않은 기업이 대다수이기 때문에 신중하게 검토하고 난 후 투자해야 한다.

유사 투자 자문은 주로 방송이나 온라인을 통해 투자자를 끌어들인다. 유사 투자 자문업은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간행물이나 전자우편 등을 통해 금융 투자 상품에 대한 투자 조언을 하는 업무다. 특정 고객을 상대로 하는 1 대 1 상담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다른 법령에 따른 인허가나 등록 신고를 하지 않고 불특정 다수로부터 원금 이상의 금액을 지급할 것을 약정하고 자금을 조달하는 유사 수신 행위도 큰 문제가 되고 있다. 특히 FX 마진 거래를 통해 매월 고수익을 올려준다거나 만기에 원금 보장을 해준다면서 불법적으로 자금을 모집하고 잠적하는 경우가 많아 주의가 요망된다.

불법이나 사기 행위 등에 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몇 가지를 주의해야 한다. 과도한 수익률을 제시하거나 부당한 수수료를 요구한다면 일단 의심해봐야 한다. 또 개인 인적 사항 조회나 홈페이지 등을 통해 영업사원이 그 회사의 직원이 맞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종종 발생하는, 지인을 통한 브로커나 영업사원, 투자 운영자의 개인 통장으로 거래하자고 하는 것 등에 응하지 않는 것이 좋다.

법적인 조치를 위해 거래 내역과 문서 또는 녹취 등을 통해 채권 확보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지급명령·소송 등에 대비하고 중요 사항은 메일을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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