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풍 없는 건설업계, 고고(高高)한 금녀의 벽
  • 노경은 기자 (rke@sisabiz.com)
  • 승인 2015.07.27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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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0대 건설사 중 6곳에 여성 임원이 한 명도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나머지 4곳도 여성 임원이 한 명에 불과했다. 유리장벽이 높기로 악명 높은 건설업계의 행태가 여전히 개선되지 않은 모습이다.

 

27일 시공능력 순위 10대 건설사가 공시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임직원 5만 4700여 명 중 여성은 9.1%인 4990여 명에 그쳤다. 건설사 임직원 중 여성은 10명 중 1명도 채 되지 않는 셈이다. 이는 올해 5월 말 국세청이 발표한 여성 근로자 비율 40%에 크게 못미친다. 건설업은 운수·창고업과 함께 여성 비율이 가장 적은 업종인 것으로 꼽혔다.

10대 건설기업 중 여성 직원 비율이 가장 낮은 곳은 롯데건설이었다. 임직원 2100여 명 중 여성은 71명(3.2%)에 불과했다. 여성이 가장 많은 곳은 삼성물산이다. 여성 비율이 13.3%나 된다.

건설사에서 여성 임원은 찾아보기 힘들다. 10대 건설사 중 GS건설, SK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롯데건설 4곳 만이 여성 임원을 1명 씩 보유하고 있다. 그나마 신영자 롯데건설 이사는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 딸이다. 오너 일가 빼면 현업에서 일하는 여성 임원은 3명에 불과하다.  

건설업계 관계자들은 여성 근로자가 건설업체에 취업하길 꺼리다보니 여성 임원 수가 다른 업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다고 주장한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업종이나 전공 특성상 여성의 진입율이 낮다 보니 남녀 성비 불균형이 생긴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성 비율이 너무 적다. 건축한, 건축공학, 토목공학 등 건설 관련 전공자 중 여성 비율은 20~30%나 된다. 여성 임원이 없다 보니 진로에 대한 확신을 갖기 어려워 건설업체에 취직하려는 여성 건축 관련 전공자가 적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장철기 한남대 건축공학과 교수는 "건설 업체가 여성 우호적인 환경과 네트워크를 제공하는 등 여성 인력 활용율을 높이는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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