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가격에 이 차 안사!” 전문가들 소형SUV 디젤차 가격 거품 경고
  • 박성의 기자 (sincerity@sisabiz.com)
  • 승인 2015.07.27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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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볼리·QM3·트랙스, 사양과 함께 가격도 올려

한국GM이 오는 9월 트랙스 디젤을 내놓을 계획이어서 ‘소형 디젤차 전쟁’이 예상된다. 그러나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가 비싸 시장이 얼마나 커질지 의문시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쟁 구도는 국산 소형 디젤SUV 대표주자인 쌍용 티볼리와 르노삼성 QM3 아성에 트랙스가 도전하는 모양새다. 세 차 모두 특색이 달라 치열한 경합이 예고된다. 연비, 최대 출력 등 각기 다른 강점을 내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국내 자동차 업체들이 소형 SUV 성능 경쟁에만 골몰한다면 소형 SUV 시장이 움츠러들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성능을 높인다며 가격까지 올리면 중형SUV나 세단과 차별화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쌍용차는 이미 7월 6일부터 티볼리 디젤 모델을 판매하고 있다. 판매실적은 집계되지 않았지만 현장 반응은 디젤이 가솔린 모델보다 뜨겁다. 쌍용차 자동차 딜러는 “매장을 찾는 고객 대부분 티볼리 디젤 고객”이라며 “연비가 좋다보니 수요가 많다”고 말했다.

티볼리는 세 모델 중 가장 균형 잡힌 차량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티볼리 디젤의 복합연비는 15.3km/L다. 동력전달 부품도 최적화 설계를 통해 동력손실을 최소화했다. 특히 6단 자동변속기는 일본 아이신(AISIN)사의 제품이 설치됐다. 아이신사 자동변속기는 동력전달 성능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BMW와 렉서스 아우디 등 유수 브랜드가 채택한 것도 그런 까닭이다.

티볼리의 인기요소 중 하나는 디자인이다. 일본 자동차회사 디자이너는 “티볼리는 쌍용차의 기존 SUV와 완전히 다른 얼굴로 나타나 신선했다”며 “색상이 다양하고 스포티한 느낌이 강해 젊은 남녀 모두에게 소구할 수 있는 디자인”이라 평가했다.

티볼리가 예쁜 차라면 QM3는 실한 차로 꼽힌다. 수동변속기 모델을 제외하고 현재 국산차 중 연비가 가장 높다. 공인연비가 18.5km/L에 이른다. 독일 게트락사의 듀얼클러치(DCT)가 적용돼 주행 응답성이 빠르다. 사실상 수입차지만 국산차와 같은 A/S를 받을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현재로선 한국GM 쉐보레 트랙스의 평가가 이 셋 중 가장 박하게 나온다. 2013년 출시돼 해외에서 인기를 끌었던 트랙스 가솔린 모델은 국내에서 빛을 보지 못했다. 트랙스 가솔린은 올해 상반기 내수 시장에서 5307대가 팔리는데 그쳤다. 상반기 1만8524대가 팔려나간 티볼리에 비하면 초라하다.

성능을 강화한 트랙스 디젤로 티볼리와 QM3 양강 구도를 깨겠다는 게 한국GM의 구상이다. 트랙스 디젤은 3세대 6단 자동변속기로 연비를 높였다. 변속기 내부 효율을 기존 모델 대비 20% 개선했다. 트랙스 디젤 복합연비는 14.7km/L다. 유로 6를 충족시키는 1.6리터 디젤 엔진이지만 기존 2.0 디젤 엔진과 대등한 성능을 낸다는 게 한국GM의 설명이다.

 

◇ “더 싸야 팔린다”...성능 아닌 값이 성패 좌우할 수도

전문가들은 세 차량 간 비교우위가 무의미할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소형SUV 소구층이 20대~30대의 젊은 층이고 이들이 가격차에 민감하다는 것. 실제 세 차량 모두 소형차치고 가격대가 높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트랙스와 티볼리는 가격대가 2천만원 초중반대에 형성돼 있다. 르노삼성은 지난 5월부터 QM3 모델에 대해 한-EU 자유무역협정(FTA) 관세 인하분을 적용해 현금 80만원을 깎아주고 있지만 하반기 유로6를 충족한 QM3 모델을 선보일 계획이어서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있다. 디젤 차량인 것을 감안하더라도 결코 낮은 값은 아니다. 중형차인 2016 소나타 디젤이 2495만~2950만원, 준중형 SUV인 2015 투싼 디젤이 2250만~3100만원에 형성돼 있다.

올 하반기 디젤 차량 구입을 고려 중인 김성진(30)씨는 “취직한 지 2년이 지나 첫차를 구매할 예정인데 연비를 고려해 디젤을 생각 중”이라며 “처음 소형SUV를 알아봤지만 가격이 결코 싸지 않아 차라리 몇백만원 더 보태 중형차를 사려고 한다”고 답했다.

구상 국민대 자동차운송디자인학과 교수는 “소형SUV 구매 연령층이 낮아 가격에 상대적으로 민감한 편”이라며 “국내 디젤 소형SUV가 중형차와 가격차가 크지 않아 소형SUV 소구층이 다른 차종으로 옮겨갈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가격 인하 요구가 있다는 것은 인지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경쟁차량 간 가격경쟁이 과열되면 마진이 떨어질 수 있기에 인하를 적극 검토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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