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형제의 난, 여론전으로 비화...신동빈, 신동주 인터뷰 조목조목 반박
  • 김지영 기자 (kjy@sisabiz.com)
  • 승인 2015.07.30 12:13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동주 니케이 인터뷰 전문과 신동빈 반박문

 

신동주 니혼게이자이신문 인터뷰 내용

-일본 롯데홀딩스 직책은 1월말까지 유지했나.

내가 맡은 투자건이 예산초과 탓에 손해를 봤다. 손실액은 수억엔에 불과했다. 하지만 아키오(신동빈 회장)와 쓰쿠다 다카유키(佃孝之) 롯데홀딩스 대표가 왜곡된 정보를 아버지께 전달해 나는 영구추방에 가까운 처지가 됐다

 

-해임 통보 받을 때 어떤 상황이었나

지난해 12월 중순 아버지(신격호 명예회장)에게 월 사업보고서를 보고할 때였다. 아버지는 역정을 내고 설명 없이 그만하라고 지시했다. 다음날 쓰쿠다 대표가 회장께서 일본에 가 있으라고 지시했다고 전하더라.

 

그러나 해임 건은 나오지 않았다. 고바야시 전무가 ‘히로유키(신동주)를 해임하겠냐’고 묻자 (신격호 회장이) ‘그러라’고 대답한 듯하다.

 

아버지는 한번 결심하면 다시 입밖에도 낼수 없게 한다. 쓰쿠다 대표 보고 내용은 옳지 않다고 전달하려 애썼다. 일주일에 한두번 만나 보고했다. 5월 연휴 사실 관계를 설명할 수 있었다.   

 

-이번에 아키오 쪽을 해임하려 했다.

7월에 상황이 바뀌었다. 아버지가 지난 3일 쓰쿠다 대표 등 9명을 해임하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다음주 쓰쿠다 대표는 태연하게 출근했다.

 

아키오도 중국 사업 포함해 한국 롯데 실적을 아버지에게 보고하지 않았다. 아키오이 한국과 일본 롯데를 모두 경영한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아버지는 몰랐다. 그래서 아버지는 18일 신회장을 일본 롯데 그룹 직책에서 해임하라고 지시했다.  

 

아키오은 아버지를 만나지도 않고 사퇴하지도 않았다. 아버지는 무시당했다고 생각하고 화가 나 일본을 방문했다.  

 

-27일 롯데홀딩스 본사에서 무슨 일이 있었나.

이사 6명을 해임하고 집행위원 4명을 선임했다. 결국 취소됐지만…

 

창업 이래 회장이 롯데 인사를 결정한다. 이번 건도 아버지 지시였다. 인사는 구두로 이뤄지고 서류 결제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신격호 회장은 아키오을 쫓아내려 한다. 아키오가 듣지 않으니깐 일본까지 가서 말하려고 했다. 내가 억지로 아버지를 모셔오지 않았다. 그건 불가능하다.

 

-아키오씨는 당시 아버지를 만나지 않았나.

27일 회사에 없었던 것 같다. 아버지가 전화해도 받지 않고 방에 틀어박혀 있었다. 아버지가 지팡이를 짚고 방 앞까지 갔는데 아키오은 방문을 잠그고 대답하지 않았다.

 

-다케오(신격호 회장)씨 건강은 어떠한가

1년6개월 전에 골절 수술했다. 휠체어에 앉기도 했지만 이제 지팡이로 걸을 수 있다. 경영자로서 판단능력에는 문제없다. 아키오도 나를 해고한 것도 ‘회장 판단’이라고 말한다.

  

-일본 롯데홀딩스 경영진은 왜 아키오 편을 드나.

토박이 임원을 모두 쫓아내고 쓰쿠다 대표 등 자기 사람으로 바꿨다. 우리는 제조업체지만 이젠 공장 경험이 있는 이사가 없다. 문제가 발생해도 심각성을 판단할 수 없다. 그게 걱정스럽다. 식품업체 한 곳에서 사고가 나도 모두 무너질 수 있는 시대다. 기술 전문가가 필요하다.   

 

롯데는 거의 신제품를 개발하지 않고 있다. 제조업체는 위험을 감수하고 투자한다. 성공 보장은 없지만 투자하지 않으면 혁신 제품이 나오지 않는다. 은행 출신 경영진은 실패 위험을 감수하지 않으려고 투자를 벌이지 않는다. 그러니 새로운 것을 시작할 수 없다.  

 

-히로유키(신동주 전 부회장)씨는 일본, 아키오(아키오 회장)씨는 한국을 맡는 분업체제가 있지 않았나.

그렇다고 생각하고 (한국 롯데 경영에) 참견하려 하지 않았다. 아키오(아키오 회장)는 달리 생각한 듯하다.    

 

-히로유키씨가 불문율을 깨고 한국 롯데제과의 주식을 추가 매수하지 않았나.  

사실이지만 오해가 있다. 회장 지시였다. 아버지가 2013년쯤 회사 주식을 사라고 했다. 아키오에 대항할 뜻은 없었다.  

 

-언제 주주총회가 열리나.

가능한 빨리 열고 싶지만 이사회 결의 없이는 열 수 없다. 주주총회에서 이사 교체를 건의하고자 한다. 아버지가 대표로 있는 자산관리회사(광윤사)가 롯데홀딩스 지분 33%을 갖고 있다. 내 지분은 2%에 못 미친다. 직원 지분(32%)까지 합하면 의결권 있는 지분 3분의 2를 확보할 수 있다. 아키오 소유 롯데홀딩스와 광윤사 지분은 나보다 적다.

 

 

신동주 인터뷰 관련 롯데그룹 공식 입장 전문

□ 신동주 전 부회장 해임 관련
신격호 총괄회장의 신동주 전 부회장 해임 건은 일본롯데의 실적 부진에 따른 것으로, 경영 성과에 대한 결과로 알고 있습니다. 

□ 중국사업 부분에 대한 보고 관련
롯데그룹의 중국사업 투자는 5~6년 전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시작 단계부터 총괄회장님의 보고와 지시에 따라 투자방향과 규모가 결정되어 추진되었습니다. 진출 계열사 역시 총괄회장님의 지시에 따라 전 과정이 진행되었습니다. 또한 총괄회장님은 매번 계열사 보고 시 사업실적을 보고 받아 오셨습니다. 보고가 누락되거나 거짓 보고가 있었다는 부분은 전혀 사실이 아닙니다. 

롯데그룹은 중국에서 활발하게 사업을 펼치고 있습니다. 롯데백화점 5개점, 롯데마트 120개점을 포함해 롯데홈쇼핑, 롯데케미칼,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등 대부분의 사업 분야가 중국에 진출해 있습니다. 또한 심양과 청두에는 대규모 복합단지도 개발 중에 있습니다. 지난해 해외 매출 11조원 중 30%가 중국에서 이루어질 만큼 롯데그룹의 중국 사업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 주주총회 우호지분 확보 관련 
7월 15일 일본롯데홀딩스 이사회에서의 신동빈 회장 대표이사 선임과 28일 이사회에서의 전날 있었던 구두 해임(신동주 전 부회장측 발표) 무효 결정은 우호 지분이 우세하지 않고는 불가능한 일입니다. 자세한 지분 내역에대해서는 일본 롯데홀딩스에서 밝힐 일입니다.

□ 신격호 총괄회장이 신동빈 회장의 해임을 지시했다는 주장과 관련해서
27일 오후에 있었던 신동빈 롯데홀딩스 대표이사 해임 발표는 관련 내용이 한국 롯데 측에는 전혀 공유된 바 없었으며, 신동주 전 부회장과 일부 친족들이 고령으로 거동과 판단이 어려우신 총괄회장님을 임의로 모시고 가 구두로 해임발표를 유도한 것입니다. 구두 해임은 이사회 등 적법한 절차 없이 무단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진들도 이러한 점을 이해하고 그 효력을 인정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 주주총회 안건 관련
차후에 개최될 임시 주주총회는 현재 일본롯데홀딩스의 정관규정에 없는 명예회장직을 신설하기 위한 것입니다. 그 외 구체적인 주주총회 안건과 개최 시기는 일본롯데홀딩스 이사회 등에서 향후 결정할 사안입니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