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주 전 부회장, 이사진 해임 지시서 공개
  • 김지영 기자 (kjy@sisabiz.com)
  • 승인 2015.07.31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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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금치산자 입증 못하면 신동빈 회장에게 불리”

롯데가 형제의 난이 점입가경(漸入佳境)이다.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부회장은 30일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서명이 담긴 해임 지시서를 공개했다. 이 서면 지시서에는 지난 27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 6명을 해임하라는 내용이 담겨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 해임 조치가 신격호 총괄회장 뜻이라는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 해임 지시서를 공개했다고 30일 밝혔다.

신 정 부회장은 이날 KBS와 인터뷰를 갖고  “일본행은 아버지 뜻이다. 신격호 총괄회장은 건강하며 판단력도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롯데그룹은 ‘신동주 전 부회장이 판단이 어려운 신격호 회장을 임의로 동행해 구두 해임을 진행했다’고 주장한다.

◇ 형제의 난은 여론전으로 비화...결국 주총 표 대결로 결판날 듯

형제 간 싸움은 여론전으로 비화했다. 궁극적으로는 주주총회 표 대결로 결판이 날 전망이다. 승패는 예측하기 어렵다. 일본 롯데홀딩스가 비상장사다보니 지분구조를 밝히지 않기 때문이다. 또 롯데홀딩스 대주주로 알려진 광윤사의 지분구조도 알려지지 않고 있다.  

형제는 표 대결에서 자기가 유리하다고 주장한다.

신동빈 회장 측은 29일 “한·일 롯데그룹이 지주회사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 50% 이상을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신동빈 회장이 15일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에 오르고 이사회가 28일 전날 나온 신격호 회장의 구두 해임 지시를 무효화한 것은 우호 지분이 우세하지 않고는 불가능하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의결권 지분 3분의 2를 확보했다고 주장한다. 신 전 부회장은 30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과 인터뷰에서 “롯데홀딩스 의결권은 아버지가 대표인 자산관리회사(광윤사)가 33% 갖고 있다. 내 지분은 2%에 못 미치지만 32%를 웃도는 직원들 지분을 합치면 3분의 2가량 된다”고 밝혔다.

◇ 신동빈 “아버지 판단능력 없다” vs 신동주 “아버지 멀쩡하다”

형제 간 승계 싸움이 표 대결로 이어지면 신동주 전 부회장이 유리하다. 해임 지시서가 허위가 아니라면 신격호 회장이 장남 편에 선 것으로 보인다.  신격호 회장은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 20% 이상 소유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광윤사 지분도 상당량 갖고 있다고 한다.

신격호 회장이 의결권 싸움에서 장남 편에 선다면 신동빈 회장은 아버지의 의사결정 능력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그러면 신격호 회장의 정신 건강 상태가 쟁점이 될 것이다. 이쯤되면 신격호 회장은 정신 감정까지 받아야할 수 있다.  

신동빈 회장 측은 ‘신격호 회장은 거동과 판단이 어렵다’고 공식 발표하기도 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격호 회장은 워낙 고령인지라 정상적으로 의사결정할 능력을 상실했다”며 “제 정신이라면 사태가 이렇게까지 악화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신동주 전 부회장은 “아버지는 지금도 경영에 참여해 주요 의사결정을 내릴만큼 건강하다”고 주장했다. 신격호 회장은 실제로 주요 계열사 경영진 보고도 받고 잠실 제2롯데월드 경영 현황에 관심을 보일만큼 건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변호사는 “이사회 이전부터 치매 등 정신이상 증세가 있었다면 병원 진료기록, 주치의 소견서 등이 있을 것”이라며 “금치산자 상태임을 증명하지 못한다면 신동빈 회장에게 매우 불리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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