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황제주 액면분할 나설까
  • 김병윤 기자 (yoon@sisabiz.com)
  • 승인 2015.08.06 19:14
  • 호수 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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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주 대부분 오너가 소유..최근 폐쇄적 지배구조 부각...정부, 액면분할 권장..지배구조 개선 칼날, 액면분할로 향할까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 사진 = 롯데그룹 제공

형제 싸움으로 폐쇄적 지배구조 비판을 받고 있는 롯데그룹이 정부와 국민을 달랠 카드는 무엇인가. 증권가에선 초고가로 일반 투자자의 지분 매입이 어려운 주식의 액면분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롯데그룹주는 몸값이 비싼 대표적 황제주다. 정부가 시장 활성화 차원에서 액면분할을 권장했지만 롯데그룹은 그 동안 무응답으로 버텨왔다.

6일 시장에서 롯데제과는 176만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거래량은 7818주였다. 전날 거래량은 2300여 주였고 하루 거래량이 1000주에도 미치지 못하는 날이 허다하다.

거래량이 워낙 적다 보니 별다른 거래 없이 주가가 치솟기도 한다. 주가가 238만원대로 치솟았던 지난 해 8월에도 하루 거래량은 2000주도 안됐다. 몇 사람만 작정하면 주가를 끌어올릴 수 있는 구조다.

거래량이 이처럼 저조한 것은 이 회사 발행주식이 142만1400주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자기주식을 제외하면 이 회사 유통주식수는 140만7400주인데 이 중 51.42%를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 등 오너 일가와 그룹 계열사들이 갖고 있다. 세무조사를 받고 있는 계열 대홍기획도 3.27%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대조적으로 주주의 98.87%를 차지하고 있는 소액주주 지분율은 31%에 불과하다. 당연히 배당의 대부분은 대주주 몫이다. 롯데제과는 지난해 73억1800만원을 배당했다. 이 중 절반 이상이 오너 일가 주머니로 들어갔다.

롯데칠성은 이날 206만60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거래량은 28000여주에 불과했다. 6개월 평균 거래량은 5000주에 미치지 못하다.   

롯데칠성 발행주식수는 보통주 123만7203주, 우선주 12만주다. 오너 일가와 계열사가 52.86%의 지분을 차지하고 있다. 지분율 5% 이상 대주주 구성은 롯데제과와 유사하다. 국민연금 외 지분율 5% 이상 주주 모두 롯데가와 관련이 있다.

롯데칠성은 지난해 66억5600여만원을 배당했다. 이중 34억 5800여만원이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에게 갔다.

롯데 오너 일가는 배당만 많이 가져간 게 아니라 최근엔 적법 절차를 넘어선 경영권 싸움까지 벌였다. 공개회사를 사유물로 여긴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오너를 견제하려면 보다 많은 주주의 참여가 필요하며 이를 위해선 초고가 주식의 액면분할도 요구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롯데는 현재 8개 상장사를 8개 포함 총 81개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다.

지배구조 개선과 관련해 비상장 계열사의 공개를 늘리는 방법도 있으나 기존 상장사의 일반 주주도 늘릴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액면분할로 주식수를 늘리면 보다 많은 투자자가 참여해 견제가 된다는 것이다.

한편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액면을 변경한 회사는 24곳이다. 그 중 22곳이 액면을 10분의 1로 분할했다.

대표적으로 아모레퍼시픽이 액면분할로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5월8일 분할·재상장했다. 액면분할 전 주가는 400만원을 넘기도 했다. 거래량은 2만주에 미치지 못할 때가 많았다. 하지만 10분의 1 액면분할 후 재상장 첫날 거래량은 100만주를 넘었다.

다만 이후 거래량은 점차 줄어들어 6월부터는 일평균 10만~20만주 정도를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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