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투자 자문수요 커져...저금리, ISA 도입 등 투자 대상 선택의 폭 넓어져
  • 류혜진 기자 (ryoo@sisabiz.com)
  • 승인 2015.08.10 14:22
  • 호수 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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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IFA 도입 추진...개인 투자자가 유료 자문 서비스 받을 지는 의문 지적도
신성환 한국금융연구원장 / 사진-뉴스1

#30대 가장 김모씨(서울 도봉구 창동 거주)는 주식 투자에 나섰다. 은행 추천 펀드에 투자했다가 큰 손실을 본 뒤였다.  김씨는 투자 종목을 직접 고른다. 투자액은 1천만원 안팎이다.

김씨는 직장에 나와 일하면서도 주가 등락에 노심초사한다. 업무 중 수시로 주가를 체크한다. 그는 주식투자 블로그, 주식투자 서적 10권이상, 홈트레이딩시스템(HTS) 리포트를 끊임없이 읽고 있다. 하지만  손해 보기 일쑤다.

김씨는 “본업에 몰두하고 싶다. 수수료를 내더라도 전문가로부터 투자 포트폴리오 구성을 맡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개인투자 자문수요가 커지고 있다. 독립투자자문업(IFA)은 법제화를 거쳐 조만간 출범할 예정이다. 다만 자문 수수료가 비싸다보니 서민이 자문 서비스를 받을 지는 의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저금리 추세 탓에 수익형 금융상품 투자가 부쩍 증가했다. 정부는 내년부터 개인자산관리계좌(ISA) 제도를 도입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ISA 가입자는 예금, 주식, 채권, 보험 뿐 아니라 파생상품까지 한 계좌에 넣어 관리할 수 있다. 온라인펀드 슈퍼마켓도 지난해 도입됐다. 이로인해 개인 투자자가 종목이나 상품 선정시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있다.

투자 자문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정부는 IFA  법제화를 추진하고 있다. 신성환 금융연구원장은 “자문업 시장 형성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모아졌다”고 말했다.

IFA 업체 자문역은 수수료를 받고 고객의 재테크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준다. IFA는 상품은 판매하지 않고 자문 서비스만 한다.

재무 상담사는 증권사로부터 수수료를 받는다. 그러다보니 특정 상품을 판촉할 수 있어 불완전판매 시비가 일곤한다. 이와 달리 IFA는 증권사 요구와 상관없이 고객 맞춤형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다.  

고소득자는 자산운용사에게 고가의 수수료를 내고 자문 서비스를 받고 있다. 반면 다수 서민은 수수료 내길 주저한다. 투자 수익이 많지 않은 탓이다. 증권사나 자산운영사가 덤으로 제공하는 서비스에 익숙하다.

이탓에 자문업 시장이 형성될 지 의문이다. 수수료를 지불하더라도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려면 자금력과 함께 수수료를 지불할 사람이 다수여야 한다. 하지만 금융소득 과세대상은 13만여명에 불과하다.

자칫 자문 실수 탓에 IFA 자문역이 손해배상하는 일이 생길 수 있다. 은행 관계자는 “위험하지만 기대 수익이 큰 상품을 투자 포트폴리오에 포함할 자문역이 나올 지 의문”이라며 “자문역이 손해배상 위험을 떠안을 유인이 없다”고 지적했다.

신성환 한국금융연구원장은  “최소한 자금력이나 자격 요건을 요구할 수밖에 없다. 자칫 기존 자산운용사나 기관이 자문업 시장을 과점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금융위원회는 최소 진입 자본요건을 5억원으로 대략적으로 책정한 바 있다.

영국에서는 수익률 상위 10개 업체가 3년만에 시장점유율을 두 배로 늘렸다. 일부 대형 자산운용사가 자문시장을 과점하면 자사 수익상품을 판촉할 수 있는 셈이다.

또 상품 연계 없이 저수익 보급형 자문업 시장이 활성화할지 회의적이다. 영국에선 금융사로부터 상품 판매 수수료를 받던 제도를 폐지했다. 자문업만 담당하게 하자 부유층 위주로 고객 편중 현상은 심화됐다.

금융위원회 자산운용과 관계자는 “지난해는 펀드만 고려했다. 대상 상품을 늘리다보니 논의가 길어지고 있다. 아직 검토 단계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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