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M&A 매물 쏟아지지만 시장은 '시큰둥'
  • 노경은 기자 (rke@sisabiz.com)
  • 승인 2015.08.12 13:55
  • 호수 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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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 100대 건설사 중 8개사 법정관리
자료: 대한건설협회 제공

중견 건설사들이 매물로 나오고 있다. 모두 올해 하반기 매각을 목표로 한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 회복을 장담하기에 이르다보니 동시다발적으로 나오는 매물을 소화할 수 있을 지 의문이다. 사겠다고 선뜻 나서는 기업이 없기 때문이다.

12일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2015년 시공능력평가액 기준, 상위 100대 건설사 가운데 8개사가 법정관리에 들어갔거나 신청한 상태다. 동부건설(이하 시평 순위 27), 경남기업(29), STX건설(53), 울트라건설(57), 남광토건(59), 동아건설사업(65), 티이씨건설(85), 남양건설(95)이 이에 해당한다. 이외에 워크아웃 중인 곳은 6개사가 있다.

시장 반응은 싸늘하기만 하다. 인수후보로 거론되는 곳 없이 몸을 사리는 분위기다. 상반기에는 주택분양이 호조세였지만 하반기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건설협회 관계자는 "최근 부동산 경기가 좋아지면서 건설사들이 물량을 털어내는 데 주력했다"며 "중장기적으로 아파트 과잉공급 우려감에 건설사 M&A에 대한 관심이 식는 듯 하다"고 밝혔다.

극동건설은 지난달 초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시도했지만 매각자와 인수자 간 입장차가 커 매각이 무산된 바 있다. 인수 희망 기업이 예상보다 낮은 인수가를 제시한 것이다. 경기에 민감한 업종이다 보니 매물에 대한 관망세가 확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인수합병 부진을 진단하기에는 이르다고 평가한다. 인수대상의 투자가치에 따라 흥행여부가 결정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앞서 쌍용건설은 해외수주 분야 강점을 앞세워 두바이투자청(ICD)에 매각됐다. 주택브랜드 '리가'를 보유한 LIG건설과 동양건설산업 '파라곤' 역시 각각 디벨로퍼인 현승디엔씨와 EG건설에 매각됐다.

최근 인수합병 시장에 매물로 나온 STX건설은 해외주택건설, 플랜트사업 등에 강점을 갖고 있다. 국내 주택시장에서는 STX칸(KAN)이라는 브랜드도 보유하고 있다. STX건설은 이달 중 매각주간사가 결정되면 공고를 거쳐 매각 절차가 진행된다.

남광토건 매각주간사인 삼일회계법인은 오늘 오후 5시까지 인수의향서(LOI)를 접수받고 다음 달 9일 본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다. 남광토건은 주택사업 비중은 낮지만 토목건설 분야 시공능력은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는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지난 3월 매각된 쌍용건설은 해외수주 능력이 뛰어나 매각에 성공했다"며 "가격 경쟁력이 있고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면 매각이 성사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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