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 없고 체온 40도까지 오르면 위험
  • 노진섭 기자 (no@sisapress.com)
  • 승인 2015.08.12 19:03
  • 호수 93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살인 더위 대처법…햇빛 4시간 이상 노출 자제해야

여름철 폭염으로 인한 대표적 질병은 일사병과 열사병이다. 일사병은 뜨거운 햇볕에 오래 노출돼 체온 조절에 문제가 생긴 상태다. 땀이 많아지고, 피부가 창백하고 어지럽고 토한다. 그늘에서 쉬면 회복된다. 열사병은 심각하다. 고온다습한 곳에서 장시간 신체 활동을 하면 체온 조절 기능이 망가진다. 땀이 나지 않으면서도 체온은 40도까지 상승해 의식을 잃기도 한다. 이런 증상이 보이면 즉시 119에 신고한 후 구급차가 오는 동안 얼음물이나 알코올로 체온을 39도 아래로 떨어뜨리고 환자에게 물을 먹여야 한다. 다만 의식이 없으면 물이 폐로 들어갈 수 있으므로 억지로 먹이지는 말아야 한다.

실내 냉방기기가 보급된 후 과거에는 없던 냉방병이 생겨났다. 실내외 온도 차를 5도 이내로 유지하는 게 좋다. ⓒ 시사저널 임준선

증상은 열사병과 비슷한데 체온이 39도보다 낮은 것이 열탈진이다. 흔히 더위를 먹었다는 게 이것이다. 요즘엔 냉방병이 더 흔하다. 에어컨 냉각수에 있던 세균에 감염되거나 내·외부 온도 차로 두통과 어지럼증 등이 생긴다. 따라서 빌딩에서는 에어컨 냉각수를 수시로 관리하고, 냉각수를 사용하지 않는 가정용 에어컨은 1~2주에 한 번씩 청소할 필요가 있다. 실내는 1~2시간마다 환기하며 실내외 온도 차가 5도를 넘지 않도록 한다.

여름철 건강은 수면과도 밀접하다. 잠을 설치면 신체 리듬이 깨져 질병에 대한 면역력이 떨어진다. 신체 리듬을 깨지 않는 방법은 일정한 수면 시간을 지키는 것이다. 열대야로 전날 밤을 설쳤더라도 똑같은 시간에 일어나도록 한다. 많이 피곤해 낮잠이 꼭 필요하다면 30분을 넘기지 않는다. 밤에 에어컨 온도는 24~26도가 무난하며 밤새 에어컨을 켜놓으면 습도가 떨어져 오히려 감기에 걸리기 쉽다. 32도 이상의 무더위만 아니라면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도 체력 보존과 신체 리듬 유지에 좋다.

잠 설쳐도 일찍 일어나야 신체 리듬 유지

기온이 오를수록 음식이 부패하기 쉬우므로 세균성 장염에도 주의해야 한다. 음식 섭취 후 72시간 이내에 구토·설사·복통·발열 등이 생긴다. 약을 먹지 않아도 일주일 내에 저절로 낫는다. 그러나 설사로 수분과 함께 전해질(나트륨과 칼륨 등)이 빠져나가 탈진할 수 있으므로 수분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맹물보다는 전해질 음료가 좋다. 전해질 음료는 물 1리터에 소금 반 찻술, 소다 반 찻술, 설탕 두 큰 술을 섞어서 만든다. 이온 음료는 땀을 많이 흘렸을 때 수분 보충에 도움이 되지만 설사로 인한 전해질 부족에는 적절하지 않다.

강한 햇빛에 4시간 이상 노출되면 피부에 화상·노화·암이 생길 우려가 커진다. 빨갛고 화끈거리는 일광 화상을 입은 피부는 찬 물수건이나 얼음주머니로 진정시켜야 한다. 피부에 주름이 생기고 탄력이 떨어지고 거칠어지며 검버섯이 생기는 것을 나이 탓이라고 여기지만 나이보다는 햇볕의 영향이 4배 이상 크다. 피부암의 90%도 햇빛이 원인이다. 평소 일광 화상 경험이 있거나 20세 전에 햇볕 노출이 많았다면 피부암에 걸릴 가능성이 커진다.

도움말=조비룡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정성애 이대목동병원 위·대장센터 교수, 장성은 서울아산병원 피부과 교수, 정석훈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수면장애클리닉 교수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