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서정진 회장 150억 세무 분쟁
  • 이승욱 기자 (gun@sisapresss.com)
  • 승인 2015.08.19 16:14
  • 호수 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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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회장 친구, 계열사 주식 실소유주 주장…세무 당국 조사 중

‘코스닥 황제주’로 시가총액 9조원에 이르는 의약·바이오 전문회사인 ㈜셀트리온의 서정진 회장이 과거 지인에게 지급한 150억원과 관련해 세무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시사저널 취재 결과 확인됐다. 서 회장이 2011년 8월 대학 동문이자 사업가인 노 아무개씨에게 150억원(원천징수 세금 포함)을 주었는데, 이 돈의 성격을 두고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면서 세무 당국이 사실 규명에 나선 것이다.

서 회장 측은 150억원은 노씨가 제기한 형사 사건과 관련한 합의금 명목의 ‘사례금’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노씨 측은 자신이 명의신탁해둔 셀트리온 계열사의 ‘주식 양도대금’이라고 맞서고 있다. 현재 이 건은 당초 관할 지역 세무서인 서울 서초세무서에서 서울국세청 조사3국으로 이관된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의 주장이 크게 엇갈리는 데다, 사인 간의 거래에서 쉽게 볼 수 없는 거액 금전 거래의 성격을 규명해야 하는 만큼 세무 당국도 이례적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과 인천시 연수구에 위치한 셀트리온 본사. ⓒ 뉴스1 ⓒ 연합뉴스

서 회장과 노씨 간에 빚어진 150억원 세무 분쟁의 발단은 ㈜셀트리온의 계열사인 옛 넥솔바이오텍(2009년 3월 ‘셀트리온GSC’로 상호 변경) 탄생 즈음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넥솔바이오텍의 후신인 비상장사 셀트리온GSC는 2014년 12월 기준으로 셀트리온 지분 2.23%를 보유하고 있다. 셀트리온의 최대주주인 셀트리온홀딩스(2014년 12월 기준 셀트리온 지분 20.07% 보유)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지분율이다.

서 회장 측 “대여금 다 갚고 확인서도 받아”

2000년 6월 넥솔바이오텍을 설립한 후 대표이사로 취임한 서 회장은 2000년 12월~2001년 5월 총 5차례에 걸쳐 노씨로부터 6억원을 제공받았다. 이와 관련해 노씨 측은 “서 회장이 2000~01년 노씨를 두어 차례 찾아와 넥솔바이오텍에 대한 투자를 권유했고, 이후 총 6억원의 투자대금을 송금했다”고 주장했다. 서 회장 측은 노씨에게 6억원을 받은 사실은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서 회장 측은 “회사 자금으로 사용하기 위해 노씨에게 6억원을 빌린 것”이라고 반박했다. 노씨에게서 받은 6억원이 ‘투자금’이 아닌 ‘대여금’이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노씨가 실제 넥솔바이오텍의 주식을 일부 보유했던 사실은 각종 자료를 통해 확인된다. 넥솔바이오텍이 2002년 3월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유가증권 발행 실적보고서’에는 ‘1% 이상 보유 주주 명단’에 노씨의 이름이 등재돼 있다. 당시 노씨의 보유 지분은 8247주(지분율 2.9%)다. 국세청의 국세통합전산망 자료에도 노씨는 넥솔바이오텍의 주식 9334주(2001년 기말 기준)와 8만4000주(2002년 기말 기준)를 보유했던 것으로 나와 있다.

서 회장 측은 이에 대해 노씨에게 보낸 내용증명에서 “(노씨로부터 받은) 6억원의 대여금을 변제하는 과정에서 노씨와 합의하에 현금 대신 회사 주식 8만4000주를 대물 변제하기로 한 결과”라며 “이후 2004년 4월께 회사 주식 8만4000주를 (최종) 대물 변제했다”고 밝혔다. 서 회장은 주식 대물 변제 이후 대여금을 반환해 모두 갚았다고 설명했다. 서 회장 측은 이에 대한 근거로 노씨에게서 받은 원금 6억원과 이자 상당액 3억8800여 만원을 포함해 총 9억8800여 만원을 지급하고, 노씨로부터 ‘대여금 회수 완료 확인서’를 받았다는 점을 제시했다.

노씨 측 “대여금 아니라고 세무서 결론”

실제 기자가 확인한 대여금 회수 완료 확인서(2010년 11월 작성)에는 노씨가 “(대여금의) 모든 변제가 완료됐고, 향후 어떠한 이의도 제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인한 내용이 나와 있다. 대여금 회수 완료 확인서에는 노씨의 자필 서명과 함께 직인도 찍혀 있었다. 국세청 관련 자료에 따르면,  대여금 회수 완료 확인서 작성 전인 2008년 12월31일자로 노씨가 8만4000주를 양도한 것으로 돼 있다.

하지만 노씨 측은 당시 확인서를 작성한 경위에 대해 다른 주장을 펴고 있다. 노씨 측은 “(서 회장이) 회사 자금의 인출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목적으로 관련 서류 작성이 필요하다고 해서 노씨가 서명을 한 것”이라며 “만일 서 회장 측이 대여금의 외관을 갖출 목적으로 문서에 날인을 요구한 것이라면 이는 (서 회장 측의) 기망에 속아 서명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노씨 측은 당시 대여금 회수금 9억8800여 만원에 대한 최근 국세청의 판단을 근거로 제시했다. 노씨 측은 2014년 7월 서초세무서가 서 회장으로부터 노씨가 되돌려받은 대여금 및 이자 9억8800여 만원에 대해 종합소득세 1억9500여 만원을 과세하려고 하자, 세무서에 적절성 판단을 요구했다. 서초세무서는 2014년 9월 과세전적부심사 결과에 따라서 “(노씨가 서 회장에게 받은) 9억8800여 만원은 (노씨가 서 회장에게) 대여한 6억원 및 그 이자 상당액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런데 대여금 반환 이후 노씨와 서 회장의 분쟁은 형사 고소로 비화됐다. 노씨가 2011년 초 서 회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횡령)로 인천지검에 고소한 것이다. 노씨의 주장을 정리하면 이렇다. 노씨가 서 회장에게 총 6억원의 ‘투자 자금’을 전달한 후인 2001년 7월 투자 자금의 70%(4억2000만원)에 상당한 주식을 액면가(5000원)에 대비해 노씨에게 주기로 합의했다. 또 나머지 30%(1억8000만원)는 공로 보상 차원에서 서 회장이 갖도록 합의했다고 한다. 실제 노씨가 서류상으로 2002년 기말 보유한 주식은 8만4000주(4억2000만원÷5000원)라는 점은 넥솔바이오텍의 주식 분포 현황에서도 확인된다.

하지만 노씨 측은 서 회장과의 합의 후 넥솔바이오텍의 증자를 문제 삼았다. 넥솔바이오텍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는 2002년 3월 제3자 배정 유상증자와 2002년 4월 무상증자를 진행했다. 이어 2002년 10월 유상감자를 했는데, 이를 근거로 하면, 2002년 말 기준 노씨의 실제 주식은 8만4000주가 아닌 약 84만9000주가 돼야 한다는 논리다. 노씨 측은 당시 고소와 관련해 “증자 이후에도 (노씨의 보유 주식이) 8만4000주로 서류상 기재돼 있었지만 나머지 주식은 사실상 서 회장에게 명의신탁했던 것”이라며 “노씨가 2008년 3월 A 저축은행에 담보로 제공하고 이후 서 회장에게 매도한 것으로 돼 있는 8만4000주를 제외하면 실제 노씨가 보유한 넥솔바이오텍의 주식은 약 76만9000주인 셈이다. 30년 지기 친구의 말을 믿고 별도의 약정서를 써두지 않아 결과적으로 속은 셈이 됐다”고 주장했다.

서정진 회장과 사업가 노씨의 세무 분쟁과 관련해 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서울지방국세청. ⓒ 시사저널 최준필

150억 금전 거래 관련 주장 엇갈려

 반면 서 회장 측은 “노씨가 당시 주주로서 증자 사실을 알고 있었는데도 왜 수년간 아무런 권리 주장을 하지 않았는지 의문”이라며 “자신의 사업이 어려워지자 사실과 맞지 않는 주장을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최근 양측이 세무 분쟁을 빚고 있는 150억원의 금전 거래는 당시 고소 사건과 맞물려 있다. 검찰이 노씨의 고소에 따라 수사를 진행 중이던 2011년 6월, 서 회장과 노씨가 만나 150억원을 서 회장이 노씨에게 주기로 합의한 것이다. 합의 후 양측은 ‘셀트리온GSC의 설립 과정에서 노씨가 제공한 6억원과 관련해 합의일 이후 셀트리온GSC나 관련 회사의 주주임을 주장하거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는 주장을 하지 않는다’고 합의했다.

이에 대해 서 회장 측은 “당시 서 회장이 제3의 피해자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와 친구들에 대한 선의로 노씨에게 150억원을 제공하기로 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미 (노씨의 고소 사건은) 인천지검에서 증거가 충분치 않아 ‘혐의 없음’으로 결론이 나 노씨 주장이 근거 없다는 사실이 밝혀진 사건”이라며 “특히 노씨가 지인 채 아무개씨 등에게 향후 서 회장으로부터 주식을 되돌려받으면 10%를 액면가로 제공하겠다고 약속했고 채씨가 검찰의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하지만 노씨 측은 “채씨 등에게 검찰에 사실대로 말해달라고 부탁하고 변호사가 배석해 확인서를 쓴 적은 있지만 거짓 진술을 부탁한 적은 없다”며 “150억원 제공 합의 후 고소 취하를 하자 검찰이 ‘혐의 없음’ 결론을 내렸을 뿐 소송에서 제기한 주장이 잘못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노씨 측은 당시 150억원 제공 합의 과정에서 나눈 서 회장과의 대화 녹취록을 근거로 150억원이 주식 양도 대가라고 주장하고 있다. 2011년 6월20일 당시 녹취록에서 서 회장은 노씨에게 ‘검찰 고소는 노씨의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취지로 말하면서도 “소는 취하하되 내가 너한테 소유권 양도를 현금 150억으로 치르겠다 이거야”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 회장 측은 관련 발언의 근거를 제시하라고 요구하고, 사실 여부는 확인해주지 않았다.

 

 

사례금이냐, 주식 양도 대가냐  

서정진 회장과 사업가 노 아무개씨의 150억원 세무 분쟁이 관심을 모으는 것은 세무 당국의 결정에 따라 셀트리온그룹 전반의 주식 구조에 영향을 미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이른바 ‘코스닥 황제주’ ㈜셀트리온은 2002년 셀트리온GSC의 출자로 설립된 종합생명공학 기업이다. 셀트리온의 코스닥 주가는 8월13일 장 마감 기준 주당 8만1300원으로, 시가총액 9조1077억원에 달한다. 코스닥 시가총액 순위 1위다. 2014년 기준 셀트리온의 매출액은 4710억원(순이익 1174억원)에 달한다.

현재 서 회장은 셀트리온의 대표이사 자리에서는 물러났지만 셀트리온의 최대주주(20.07%)인 셀트리온홀딩스의 주식 93.86%를 보유하고 있다. 또 비상장사인 셀트리온GSC(68.42%)·셀트리온헬스케어(53.85%)의 대주주로서 실질적으로 셀트리온을 지배하고 있다.

애초 150억원을 둘러싼 세무 분쟁은 금전 거래에 따른 세금 처리 문제였다. 서 회장 측이 주장하는 사례금으로 결론 내려지면 노씨 측이 사례금의 30%가 넘는 돈을 세금으로 내야 한다. 반면 주식 양도 대가로 결론 나면 서 회장의 부담은 늘어나고, 상대적으로 노씨 측의 세금 부담은 줄어들게 된다.

하지만 후자의 경우 노씨 측이 애초 셀트리온GSC의 주식을 형식상 8만4000주가 아닌 그 이상을 보유하고 있었다는 근거로 작용하는 만큼 서 회장의 지분 구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노씨 측은 세무 당국의 결론을 기다리면서 민사 소송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셀트리온GSC 관계자는 “(노씨와의 세무 분쟁은) 서 회장 개인의 금전거래 문제일 뿐 회사와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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