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몰하는 ‘조선 빅3’, 경영진은 긴축 외치는데 노조는 파업
  • 박성의 기자 (sincerity@sisabiz.com)
  • 승인 2015.08.21 17:27
  • 호수 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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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3사 노조 다음달 9일 공동 파업 결의해 주가 곤두박질

조선업계 불황의 늪이 끝을 모르고 깊어지고 있다. 2분기 어닝쇼크를 수습하지 못하고 있는데 조선 3사 노조가 공동파업을 결의했다. 실적악화에 노사관계까지 어긋나자 주가는 곤두박질 쳤다.

21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 3사 노조는 다음달 9일 공동파업에 나선다. 조선 3사 노조가 공동 파업을 결의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임금 동결과 인력 구조조정이 파업의 도화선이 됐다. 노조는 경영진이 2분기 실적 악화 책임을 일선 노동자에게 전가한다고 주장한다.

현대중공업 노조 관계자는 “현장에서는 사측이 엄살을 부린다는 목소리가 많다”며 “경영진의 판단 착오로 부른 실적 악화 책임을 노동자에게 떠넘기는 것은 이기적이다”고 밝혔다.

조선 3사 노조는 올해 기본급 12만5000원과 성과급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사측은 현금줄이 마른 상황에서 기본급 동결이 불가피 하다는 입장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사측도 실적악화 책임을 지고 조직정비 작업 및 자사주 매입 운동 등을 전개하고 있다”며 “노조가 요구하는 모든 사항을 들어주기엔 무리가 있는 상황”이라 밝혔다.

실제 현대중공업을 비롯한 조선 3사는 회사차원의 자구책을 내놓고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본사 사옥을 비롯한 비업무성 자산을 매각한다. 임원을 30% 가까이 줄이고 현직 임원의 임금을 모두 반납한다.  현재 시행 중인 임금피크제는 내년 1월부터 강화한다는 입장이다.

삼성중공업은 이달 중순 박대영 사장이 임원 100여명을 경남 거제로 불러 전략회의를 가졌다. 비핵심 자산 매각 방안 등이 자구책으로 나왔다. 구체적인 인력 구조조정안은 나오지 않았지만 인력 감축이 불가피하다는 게 중론이다.

조선사 집안 싸움에 정치권까지 가세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이날 당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조선 회사 3개 회사의 2분기 적자가 무려 4조7000억원인데 조선3사 노조가 공동 파업을 결의했다”며 “천문학적인 적자를 내면서도 파업하겠다는 조선 3사 노조의 행위를 국민들이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파업 중단을 촉구했다.

한편 파업을 결의한 조선 3사 외에도 STX조선·성동조선 등이 아직 노사 협상을 마무리 짓지 못했다. 조선업계 전체로 파업이 번질 시 수주 차질이 불가피해 ‘제2의 어닝쇼크’ 우려가 나온다.

이날 조선사 주가는 동시에 추락했다. 이날 현대중공업 주가는 전날보다 3.51% 하락한 8만5200원 선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중공업은 4.11% 떨어진 1만500원, 대우조선해양은 3.69% 하락한 5750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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