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같은 얼굴 다른 심장, ‘트랙스 디젤’
  • 박성의 기자 (sincerity@sisabiz.com)
  • 승인 2015.08.28 10:10
  • 호수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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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출력과 가격경쟁력 갖췄지만 연비 아쉬워

트랙스 디젤을 보면 드라마 <아내의 유혹>이 떠오른다. 드라마 속 여주인공은 죽을 고비를 넘긴 뒤, 복수를 위해 점을 찍고 나타난다. 얼굴은 그대로다. 하지만 여주인공은 점 하나를 찍었다는 이유로 자신감이 넘친다.

트랙스에게 디젤 엔진이 바로 그 ‘점’이다. 트랙스 디젤은 반쪽짜리 신차다. 부진한 소형SUV 시장에서 복수를 위해 디젤 심장을 이식받았지만 디자인은 가솔린 모델과 동일하다.

◇ 디젤 엔진 달고 온 트랙스...디자인은 그대로

 

한국GM이 9월 출시하는 쉐보레 트랙스 디젤 / 사진 = 박성의 기자

지난 26일 인천 네스트호텔에서 쉐보레 트랙스 디젤 LTZ를 만났다. 시승코스는 '네스트호텔→공항남로→인천공항고속도로→공항북로→삼목여객터미널→신도여객터미널→시도→배미꾸미 조각공원'으로 이어지는 약 23km 구간.

트랙스 디젤 디자인은 가솔린 모델과 같다. 화려하지 않지만 개성있다. 전면부 볼륨감 있는 하단범퍼와 헤드램프는 인상적이다. 차체 크기는 동급 최대 수준이다. 특히 전장이 4245mm로 QM3(4125mm), 티볼리(4195mm)에 비해 길다. 소형SUV 치고 여유있는 내부 공간을 자랑한다.

쉐보레 트랙스 디젤 내외부 디자인 / 사진 = 박성의 기자

내부 인테리어는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화려한 인조 플라스틱과 고급소재에 익숙한 소비자라면 어딘가 모르게 허전할 수 있다. 그만큼 조촐하다. 빠진 기능은 없지만 그렇다고 눈에 띄는 기능도 없다. 더 넥스트 스파크처럼 첨단 기능을 기대한다면 아쉬울 수 있다.

인테리어는 단순하지만 실용적이다. 센터페시아 상단과 보조석 앞에 수납공간이 있다.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 위치한 컵홀더도 유용하다.

◇ 묵직한 가속력...낮은 연비는 아쉬워

26일 트랙스 디젤 미디어 간담회에 참석한 세르지오 호샤 한국GM 사장 / 사진 = 한국GM 제공

주행성능은 우수하다. 다부진 차체만큼이나 안정적이다.

트랙스 디젤 최고출력은 135마력, 최대토크는 32.8 kg.m로 동급 최고 수준이다. 20㎞/h에서 90㎞/h까지 가속하는데 약 9초가 걸렸다. 소형SUV 답지 않게 치고 나가는 힘이 좋다. 커브 구간에서도 흔들림이 적다.

디젤 엔진이기에 어느 정도 내부 소음이 있다. 하지만 저속 주행에서는 가솔린 엔진만큼 조용하다. 트랙스 디젤에 장착된 엔진은 독일 오펠사가 만든 유로6 1.6ℓ 디젤 엔진이다. 가벼운 알루미늄 재질로 만들어져 정숙성이 뛰어나다. 그래서 ‘Whisper Diesel(속삭이는 디젤)’로 불린다. 차음유리가 적용돼 풍절음도 작다.

약 23km 시승구간 트립 컴퓨터상 평균연비는 12.1㎞/ℓ가 찍혔다. 주행구간이 다소 거칠었고 대기시간이 몇 차례 있었던 것을 고려하면 무난하다. 트랙스 디젤 복합연비는 14.7㎞/ℓ다. 경쟁 차종인 QM3가 18.5㎞/ℓ, 티볼리 디젤이 15.3㎞/ℓ인 것을 고려하면 다소 아쉽다.

트랙스 디젤 가격은 LS 2195만원, LS디럭스 패키지 2270만원, LT 2355만원, LT 레더 패키지 2436만원, LTZ 2495만원이다. QM3는 2280만~2570만원, 티볼리 디젤은 2045만~2495만원이다. 큰 차체와 주행성능을 고려하면 가격경쟁력을 갖췄다.

아쉬운 점은 디젤 출시시기가 다소 늦었다는 점이다. 이미 쌍용차 티볼리 디젤이 소형SUV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세르지오 호샤 한국GM 사장은 오펠사 엔진 공급 대기기간으로 디젤 출시일이 밀렸다고 밝혔다.

티볼리 디젤은 겉이 아닌 속으로 평가받길 원한다. 이를 위해 한국GM은 대규모 시승행사도 준비했다. 트랙스 디젤 출시일은 오는 9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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