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선 타고 태양계를 여행하세요
  • 김형자│과학칼럼니스트 (.)
  • 승인 2015.09.02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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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아시아 최대 우주박물관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과 체험

2014년 4월24일 서귀포시 안덕면 서광리 32만9838㎡ 부지에 항공우주박물관의 웅장한 모습이 드러났다. 아시아 최대 규모로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가 항공우주 과학기술을 테마로 교육과 과학 원리 체험을 접목한 최첨단 항공우주 전문 박물관이다.

6·25전쟁 때 쓰인 전투기나 현재의 공군이 사용한 전투기들이 전시된 모습은 여느 항공우주박물관과 별반 다르지 않다. 하지만 항공기 엔진이나 전투기 측면을 절개해놓아 비행기의 내부 구조를 볼 수 있게 하거나, 우주로 비행하기 위한 원리를 체험할 수 있도록 하고 손수 작동할 수 있는 항공 시뮬레이터를 이용해 하늘을 날게 하는 가상체험을 해볼 수 있는 것은 제주항공우주박물관만의 특징이다.

제주에 있는 항공우주박물관은 아시아 최대 규모로 풍부한 콘텐츠를 갖췄다.

제주항공우주박물관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비행 원리 체험관(How Things Fly)이다. 세계 최대의 미국 스미스소니언항공우주박물관의 인기 콘텐츠를 그대로 도입해놓은 것으로, 48가지의 작동 모형들을 직접 조작해 비행이나 우주 탐험 원리를 확인할 수 있다.

비행 원리부터 미래 항공기까지 체험

항공기가 비행 중일 때 작용하는 힘은 크게 네 가지다. 양력, 중력, 추력, 항력이다. 이 가운데 비행기가 날 수 있는 가장 큰 원리는 양력이다. 비행기가 비행하려면 자신의 무게, 즉 중력을 이겨내야 한다. 중력은 지구가 비행기를 아래로 당기는 힘이다. 이 힘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물체를 위쪽 방향으로 들어올리는 힘인 양력을 만들 필요가 있고 이 역할을 하는 것이 비행기의 날개다. 비행기가 수평으로 나는 것은 날개의 양력이 비행기에 작용하는 중력과 평형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추력이 더해져 비행기는 속도를 낸다. 추력은 엔진에 의해 앞으로 나아가는 힘이다. 어떤 속도로 공기 속을 나아가게 되면 날개나 비행기 전체에 공기 저항(항력)이 발생한다. 항력은 비행기가 앞으로 나아가는 데 방해되는 힘이다. 이 방해꾼을 이기고 전진하기 위해서는 프로펠러나 제트 엔진 등으로 얻은 추력이 항력보다 커야 한다. 만약 이 네 가지 힘 중 하나라도 급격히 무너진다면 끔찍한 비행기 사고가 일어난다. ‘비행 원리 체험관’에서는 공기의 속도와 압력의 변화에 따라 다른, 눈에 보이지 않는 네 힘을 작동 모형과 시뮬레이션을 통해 느끼게 한다. 체험을 통해 다소 어려운 물리 법칙을 쉽게 배울 수 있는 과학 실험실인 셈이다.

인류 최초의 동력 비행기는 1903년 12월17일 하늘을 난 라이트 형제의 플라이어호다. 제주항공우주박물관의 항공역사관에는 실물 크기로 복원된 플라이어호가 전시돼 있다. 일찍이 하늘을 나는 비행에 성공해놓고도 인류는 왜 비행기로 달나라를 가지 못한 것일까.

달나라로 가기 위해서는 비행기의 자체 중력과 달리, 지구 대기권을 벗어날 수 있는 중력을 이겨내야 한다. 하늘 위에서 아래의 땅으로 작용하는 힘인 지구 중력은 우주로 나아가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이다. 우주 비행을 하려면 중력과는 반대로 땅에서 하늘로 힘차게 솟아올라야 한다. 이때 무엇보다 속도가 빨라야 한다. 하지만 비행기는 지구 중력을 이길 만큼 충분한 속도를 내지 못하기 때문에 우주로 나아가지 못한다.

비행기가 우주로 나아갈 수 없는 또 하나의 큰 이유는 비행 방향 때문이다. 우주 비행을 하려면 속도와 함께 솟아오르는 방향도 중요하다. 비행기는 땅바닥에 평행한 자세로 날아오른다. 수평하게 날면 멀리는 갈 수 있어도 높게 날아오르기는 어렵다.

그래서 개발된 것이 인공위성이다. 인공위성은 아주 크고 힘이 센 로켓의 도움을 받아 추력(추진력)을 얻는다. 로켓이 앞으로 나아가는 원리는 뉴턴의 작용·반작용 법칙에 따른 것이다. 모든 작용하는 힘에는 같은 크기의 힘이 반대 방향으로 작용한다는 법칙이다.

제주항공우주박물관의 천문우주관에는 아폴로 우주선을 달 궤도에 진입시킨 새턴 로켓이 전시돼 이러한 인공위성의 발사 원리를 배울 수 있고, 우리나라의 나로호도 실제 크기 모형으로 제작돼 추진체 로켓과 인공위성의 내부 모습을 직접 관찰하는 것이 가능하다. 2012년 화성에 첫발을 내디딘 NASA(미국 항공우주국)의 화성 탐사 로봇 큐리오시티도 실제와 똑같이 만들어져 세상을 바꾸는 항공 기술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두 볼의 움직임을 비교해 우주선이 지구에 떨어지지 않는 이유를 직접 알게 한다. 끝에 공이 달린 줄을 들고 양팔을 쭉 뻗은 채로 제자리를 빙글빙글 돌아보자. 나와 공은 서로 잡아당기고 있지만 공은 내 주위를 돌 뿐, 나와 부딪히지 않는다. 이것은 회전하는 공의 궤도를 놓고 볼 때 궤도 안쪽으로 당기는 힘인 구심력과 궤도 바깥쪽으로 당기는 원심력이 균형을 이루며 작용하기 때문이다. 어떤 물체든 빙빙 돌리면 밖으로 튀어나가려는 힘이 생기는데, 이것이 원심력이다.

공과 달리 인공위성은 우주 공간에 떠서 회전하므로 지구 중심 쪽으로 끌어당기는 중력이 작용한다. 즉 공의 구심력이 인공위성에서는 중력이다. 이 중력과 원심력이 팽팽히 균형을 이루며 돌기 때문에 인공위성은 땅에 떨어지지 않고 궤도에서 계속 돌고 있는 것이다.

ⓒ 항공우주박물관 제공

5D로 이뤄진 첨단 영상 체험

실감 나는 첨단 영상 체험도 가능하다. 그중 으뜸은 우주여행을 체험하는 ‘5D 서클(circle) 비전’ 입체영상관이다. 3D도 과분한데 5D라니…. 높이 5m, 전체 길이 50m나 되는 360도 대형 스크린의 입체영상을 보고 있노라면 피사체가 나를 관통해 마치 내가 우주 공간 속에서 짜릿한 여행을 하고 있는 느낌이 든다. 보고 듣는 데 그치지 않고 오감을 만족시키는 그야말로 새로운 개념의 최첨단 영상이다.

국내 최초로 선보이는 쌍방향 가상현실 극장 아리어스(영상교육관)는 30m의 초대형 파노라마 스크린과 27개의 개별 모니터를 통해 퀴즈도 풀고 다양한 콘텐츠를 학습하면서 우주를 여행하는, 쌍방향 소통이 가능한 다목적 교육실이다. 러시아과학원과 공동 제작한 수준 높은 우주 테마관이다.

우주선을 타고 태양계 이곳저곳을 여행할 수도 있다. 스페이스 워크(SPACE WALK 우주를 향한 길)가 그것을 가능케 한다. 붉게 타오르는 태양에서부터 수성과 금성, 화성을 여행하고 지구를 지나서 거대한 목성과 토성의 모습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태양계에 떠다니는 소행성들과 행성들 사이를 날아다니는 혜성을 만날 수 있고, 다양한 형태의 은하들도 만날 수 있다. 플라스마 구에 손을 대면 커다란 폭발과 함께 빅뱅이 시작된다. 137억 년 전 우주 생성의 신비를 알아가며 아이들은 상상력과 학습 탐구력을 키워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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