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회장 그룹 재건 작업 차질
  • 박성의 기자 (sincerity@sisabiz.com)
  • 승인 2015.09.07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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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타이어 노사 극한 대결...파업 21일 만에 손실 1000억
사진-뉴스1

금호타이어가 워크아웃(기업 재무구조 개선 작업) 졸업 9개월만에 ‘직장폐쇄’ 조치를 했다. 21일간 이어진 노동조합의 파업에 맞서 사측이 초강수를 둔 것이다. 이날까지 파업으로 인한 손실은 94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또 장기 파업으로 올 3분기 실적악화가 예상되며,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금호타이어 인수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금호타이어는 6일 오전 7시 노조의 장기 파업으로 인한 손실을 막기 위해 직장을 폐쇄했다. 이 조치로 대체인력으로 운영돼왔던 일부 생산라인 가동도 전면 중단됐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지난 8월 17일부터 9월 6일까지 21일째 전면파업을 하고 있다. 최장 파업으로 기록됐던 2009년의 16일을 넘어섰다. 이로 인해 노조원들은  ‘무노동 무임금’ 원칙에 따라 이날까지 1인당 280만원 가량의 임금손실을 입었다.

7일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임금은 업계 1위인 한국타이어보다 높고, 임금피크제는 내년에 논의하기로 하는 등 사측에서 최대한 양보한 최종안을 건넨 상태”라며 “그럼에도 노조가 전면파업을 철회하지 않아 매출손실을 무릅쓰고 직장폐쇄를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금호타이어는 노조의 전면파업과 직장폐쇄로 3분기 경영실적에 비상이 걸렸다. 직장폐쇄가 장기화 될 경우 매출손실은 13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금호타이어는 올 상반기에도 경영 실적이 좋지 않았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2.3% 감소한 1조5389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반 토막 난 993억원에 그쳤다. 순이익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73.7%나 줄어든 224억원이다.

금호타이어는 지난해 12월 5년만에 워크아웃을 졸업한 이후 대내외적인 악재에 시달리고 있다. 워크아웃 졸업 직후 노조는 파업을 무기로 ‘기본급 15% 인상’을 관철시켰다. 이후 원자재(고무) 가격 상승, 원/달러 환율 변동에 따른 불안정한 경영 환경이 이어지고 있다.

실적 악화와 노사 대립은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금호타이어 인수에 악재가 될 전망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금호타이어 지분은 박삼구 회장 2.7%, 아들인 박세창 부사장 2.6%, 금호문화재단 2.8% 등 9.1% 수준이다. 우리은행(14%), 산업은행(13.5%) 등 9개 채권단이 42.1%를 보유하고 있다. 채권단 보유 지분은 현재 시장가로 계산하면 약 4203억원이다. 워크아웃 당시 평가액 7000억원보다 40% 가량 가치가 떨어졌다. 경영 악화가 지속되면 지분 가치 하락이 불가피해 채권단의 지분 매각 작업이 늦춰질 수밖에 없다.

금호타이어는 지난 16차 본교섭에서 △일당 2950원 정액 임금인상(평균 인상율 3% → 4.6%, 동종업계 최고 수준) △2015년 성과배분(상반기 실적 기준 70만원, 2015년말 연간 실적 최종 합산 후 지급) △2016년 임금피크제 시행(적용 범위 및 내용에 대해서는 2016년 단체교섭 전까지 합의) △2016년 임금피크제 시행 노사합의에 따른 일시금 300만원 지급 △생산안정화 및 품질향상을 위한 적극 노력 △무주택 융자 금액 상향 등 ‘2015년 단체교섭 회사 일괄 제시안’을 노조에 제시했다.

그러나 노조는 일시금 지급액 상향 및 수당 신설 등을 요구하며 사측 안을 거부했다. 노조는 “회사가 진전없는 일괄제시안을 내놨다”며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사태해결에 직접 나서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회사 관계자는 “박 회장이 나설 일이 아니다”며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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