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득 10가구 중 7가구 빚지고 산다
  • 류혜진 기자 (ryoo@sisabiz.com)
  • 승인 2015.09.08 10:21
  • 호수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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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빌려서 부동산 구입한 듯...미국 서브프라임 직전과 유사

상위 20% 고소득 10가구 중 7가구는 빚을 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소득층이 보유한 금융자산 75%가량이 금융부채였다.

한국은행이 8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오제세 의원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소득 5분위(상위 20%) 367만9000 가구 가운데 265만 가구(72.0%)가 빚을 지고 있다.

1분위 27.4%, 2분위 56.7%, 3분위 67.6%, 4분위 71.9%, 5분위 72.0%로 소득 수준이 높을수록 부채 가구 비중이 컸다.

고소득층이라도 빚의 유무에 따라 형편은 크게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부채가 있는 가구는 전체 자산에서 부동산 같은 실물이 차지하는 비중이 76.0%인 반면, 금융부채가 없는 가구는 실물 자산 비중이 66.0%다.

이는 주로 금융부채가 있는 가구에서 빚을 내 부동산을 구입한 결과로 풀이된다. 부채 보유 가구의 금융자산은 평균 1억7298만원으로, 부채가 없는 가구의 평균 금융자산 2억8666만원보다 1억원 넘게 적었다.

5분위 계층의 부채 보유 가구는 금융자산 대비 부채비율이 74.7%에 달했다. 이는 5분위 전체 계층의 자산 대비 부채비율 45.5%를 크게 웃돌았다. 부채 유무를 따지지 않으면 금융부채가 금융자산의 절반에 못 미치지만, 부채가 있는 가구만 골라 따져보면 금융부채가 금융자산의 4분의 3에달하는 셈이다.

오제세 의원

오제세 의원은 “5분위 계층의 금융부채 총량은 국내 전체 금융부채의 45.5%인 500조원에 가깝다”고 말했다.

계층별 부채 집중도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발생하기 직전인 2007년 미국의 상황과 유사하다고 오 의원은 지적했다.

실제로 오 의원이 국회 예산정책처에 의뢰한 분석 결과를 보면 미국은 2007년 소득 5분위에 대한 부채 집중도가 50.2%로, 우리나라도 여기에 근접하고 있는 상황이다.

오 의원은 “소득이 높아도 부채가 있으면 금리 변동이나 부동산 가격 하락 등의 영향이 심각해질 수 있다는 의미”라며 “부채 규모가 큰 계층에서 부실이 발생하면 파장이 크고, 민간 소비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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