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에는 ‘머니 머니’ 해도 수익형 부동산
  • 장경철│부동산센터 이사 (.)
  • 승인 2015.09.09 16:39
  • 호수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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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이후 분양 성수기 앞두고 부동산 시장 ‘꿈틀’ 미분양 우려는 여전

대한민국 최대 명절인 추석이 다가오면서 부동산 시장도 꿈틀거리고 있다. 모처럼 부동산의 회복세가 계속되고 있는 데다, 추석 이후 전통적인 분양 성수기가 찾아오기 때문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9~10월 두 달간 전국에 공급될 예정인 아파트는 총 14만5149가구다. 지난해 같은 기간(7만6730가구)에 비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추석 전후로 아파트 분양 물량이 대거 쏟아지게 되면 수요자들의 선택 폭도 더욱 넓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4월 이후 아파트 공급 물량이 크게 늘어나면서 미분양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는 점이 변수다. 6월 말 현재 전국 미분양 물량은 3만4068가구로, 5월(2만8142가구)에 비해 21%나 늘어났다. 동탄을 포함한 신도시 지역 일부는 시세가 여전히 분양가 수준에 머무르는 곳이 적지 않다. 2~3년 후 입주 시점에 가격이 떨어질 수 있는 만큼 실수요 중심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업계에서는 조언하고 있다.

서울 강남구 개포동에 문을 연 한 모델하우스에서 내방객들이 단지 모형물을 살펴보고 있다. ⓒ 뉴스1

동탄신도시 등 일부 시세 여전히 분양가 수준

국내외 경제지표도 좋지 않다. 한국은행은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4월 3.1%에서 8월 2.8%로 0.3%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민간 경제연구소들은 모두 2%대를 예상하고 있다. 서민들의 지갑이 얇아지고, 미래에 대한 전망이 불투명해지면 부동산 시장도 침체될 수밖에 없다. 여기에 더해 미국이 9월쯤에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 경우 우리나라도 금리를 올리면서 최저금리 기조가 추석 전후로 깨질 수 있어 더욱 주의가 요망된다. 부동산업계 일각에서는 “국내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시작됐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로 되돌아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지금 상황이 2007~2008년과는 다르다는 낙관론도 적지 않다. 최근 부동산 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지만, 2006년 말과 같은 집값 폭등 현상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정부는 7월 가계부채 관리 방안을 내놓으면서 불안을 키우고 있지만, 시장 조절용일 뿐, 참여정부 당시처럼 강력한 제재 수단을 쓰지는 않고 있기 때문이다.

9~10월 대거 신규 분양이 예정돼 있는 수도권 신도시가 우선 주목된다. 김포와 한강·화성, 동탄2, 파주 운정신도시 등에서 총 8개 단지 6768가구(임대 제외)가 공급된다. 특히 파주 운정신도시의 경우 오랜만에 1169가구의 새 아파트 공급이 이뤄지기 때문에 전세난에 지친 실수요자의 구미를 당길 수 있을지 주목된다.

재건축 시장도 규제 완화로 활기를 띨 전망이다. 가을 분양 시장 최고의 관심 지역은 단연 서울 강남권이다. 강남권에서는 9~10월 5개 재건축 사업장에서 새 아파트 1만2055가구가 공급되지만, 조합원분을 제외한 일반 분양 물량은 2176가구가 전부다. 최대 관심 단지는 서초구 잠원동 ‘반포한양자이’다. 이 아파트는 GS건설이 반포한양아파트를 재건축해 짓는 단지다. 606가구 중 일반 분양은 152가구에 불과하다. 하지만 전매가 즉시 가능한 데다 학군 및 교통 여건 등이 잘 갖춰져 있어 일반 투자자들이 대거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물산이 서초구 서초동 서초우성2차를 재건축해 공급하는 ‘래미안에스티지S’ 아파트도 눈여겨볼 만하다. 총 593가구 중 147가구가 일반에 분양된다. 삼성 사옥 근처에 있어 삼성 직원 베드타운이 될 것이란 얘기도 나오고 있다. 삼성물산은 계열사 임직원들을 상대로 8월에 특별 분양 설명회를 열기도 했다. 분양 성패의 관건은 적정 분양가 여부다. SK건설이 얼마 전 분양한 ‘대치SK뷰’ 아파트는 분양가가 3.3㎡당 평균 3900만원으로, 4000만원이 넘는 물량이 많았는데도 청약 경쟁률이 최고 49.71 대 1을 기록했다.

하지만 입지에 비해 분양가가 너무 비싸면 자칫 미분양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업계에서는 추석 이후 서초구 일대에서 선보일 아파트의 일반 분양가가 모두 3.3㎡당 3500만~4000만원 정도로 책정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강남권 청약 수요는 단기 투자성 가수요가 많아 경쟁률이 높다고 무조건 프리미엄(웃돈) 상승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국내외 경제 상황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분양가가 높아지면 이후 금리 인상 및 가계대출 규제 등의 악재 발생 시 손해를 볼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저금리 최대 수혜 상품은 역시 수익형 부동산이다. 정부가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덕에 수익형 부동산 시장은 추석 이후에도 별다른 변수가 없다면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측된다. 다만 지역·상품별로 수익률 차이가 크고 공급 과잉 문제에 따른 수익률 악화도 예상돼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대기업 투자와 교통이 개선되는 지역인 서울 강서 발산지구, 경기 하남 미사지구, 화성 동탄2신도시, 평택시 등이 추석 이후 주요 수익형 부동산 유망 지역으로 꼽힌다.

고분양가 강남 재건축 아파트 미분양 주의해야

부동산114에 따르면, 수익형 부동산의 대표 격인 오피스텔의 매매가는 올해 상반기 0.19%의 변동률을 나타내며 2012년 상반기 이후 3년 만에 회복·반등했다. 상가 역시 마찬가지다.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분양 물량이 늘어나면서 분양가도 함께 올랐다. 지난해 상가 분양가는 1층 기준 3.3㎡당 2766만원이었으나 올해 상반기에는 3.3㎡당 2937만원으로, 지난해보다 3.3㎡당 200만원 가까이 올랐다.

장기 임대 업종인 약국과 금융기관, 프랜차이즈 등 우량 업종 선임대 상가도 주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위례와 마곡, 문정, 경기 하남 미사강변도시, 화성 동탄2신도시, 평택 등 아파트 선호지를 중심으로 추석 이후에도 꾸준한 관심이 예상된다. 특히 주거와 임대 사업이 가능한 신도시 상가 겸용 주택과 LH 단지 내 상가가 인기를 끌 전망이다. 상가 겸용 주택은 공급 측면에서 물량이 적어 희소성이 크되 환금성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지만, 베이비부머 세대를 중심으로 여전히 관심을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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