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과 유럽에 투자하는 펀드 주목하라
  • 윤기림│리치빌재무건설팅 대표 (.)
  • 승인 2015.09.09 16:40
  • 호수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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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경제 동반 침체로 투자 어려움 호소… 채권과 금 투자 특히 주의해야

요즘 강의나 상담을 하다 보면 매일 들려오는 뉴스에 불안감이 커진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주식이나 부동산, 경기, 금리 등 어느 것 하나 좋은 소식이 없다. 전 세계 경제는 동반 침체의 늪에 빠져드는 형국이다. 올해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만 봐도 선진국들은 0%대 성장을 기록했고, 신흥국들은 큰 폭의 마이너스 성장세를 보이거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를 냈다.

그동안 원유 산업을 바탕으로 승승장구해오던 러시아의 경우 2분기 성장률이 -1.29%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 따지면 성장률은 -4.6%로 6년 만에 최악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미국의 셰일가스 개발과 이란 핵협상 타결로 유가가 배럴당 40달러 선까지 추락하면서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 연합뉴스

위기 상황일 때 냉철하게 투자해야

중국발(發) 경기 둔화의 영향으로 아시아의 대표적 관광지인 태국은 -6.44%의 마이너스 성장세를 보였고, 타이완과 홍콩도 2% 미만의 낮은 경제성장률을 나타냈다. 세계 2위 경제대국인 중국은 2분기에 1.7%(전기 대비)의 성장세를 보였다. 전년 대비 7% 성장을 겨우 지켜낼 것으로 예상되지만, 근본적인 경제 상황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7월에만 두 차례에 걸쳐 증시가 폭락했고, 8월18일에는 주가가 6% 이상 떨어져 세계 증시에 충격을 줬다. 여기에 기습적인 위안화 평가절하로 세계 환율 시장도 타격을 입었다.

한국 경제는 올 2분기 0.3%(전분기 대비) 성장해 시장의 전망을 밑도는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다. 중국발 경제 불안이 밀려오고 엔저(低)의 영향으로 일본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커지면서 수출에 악영향이 나타났다. 내부적으로는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가 유행하면서 소비심리가 위축된 것이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어떻게 돈을 굴려야 할지 고민되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현실을 직시하고 냉정함을 유지하는 것이 투자에서 매우 중요하다. 과거에도 금융 시장의 위기 상황은 매번 반복돼왔고, 그때마다 시장은 단기적인 충격을 받아 출렁거렸다. 가까운 예로 우리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었고, 그전에는 IMF(국제통화기금) 구제금융 사태를 경험했다. 하지만 곧 시장은 회복됐고 안정을 찾았다.

필자는 투자 시장을 화재에 비유하곤 한다. 만약 지금 옆집에 불이 나 곧 우리 집으로 번질 상황이라고 가정해보자. 어떻게 하겠는가? 올해 초 그리스 사태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한때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즉 ‘그렉시트(Grexit)’까지 거론되며 글로벌 경제의 복병이 될 것이란 우려를 자아냈지만, 그리스에서 발생한 불이 주변 유럽 국가에 번지지 않도록 각국이 발 벗고 나서 해결책을 찾아가고 있다.

이처럼 세계 경제는 해결책을 찾고 성장을 도모하는 방향으로 움직인다. 어느 나라도 다 함께 망하는 것을 결코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세계 경제가 부진한 시점에서는 어떻게 투자하는 것이 좋을까.

먼저, 보유 현금을 늘리는 것이 좋다. 시장의 변동성이 커서 높은 수익을 내는 것보다 지키는 것이 중요해졌다는 이야기다. 그렇다고 금고에 돈을 쌓아놓으라는 말은 아니다. 현금화가 용이하고 1년 단위로 단기 운용이 가능한 투자 자산을 중심으로 운영하라는 것이다.

또 미국의 금리 인상이 예고돼 있는 상황이므로 채권과 금에 대한 투자는 유의하는 것이 좋겠다. 금리와 반대로 움직이는 채권의 특성상 손실을 볼 가능성이 크다. 달러와 공용통화 역할을 했던 금의 경우 금리가 올라 달러의 가치가 높아지면 상대적으로 가격이 하락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은 돈과 성장성을 따라 움직이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이 막대한 자금을 풀어 경기를 살렸듯이 현재 일본과 유로존이 미국의 정책을 답습하면서 시장에 막대한 자금을 풀고 있다. 이에 따라 일본과 유로존의 경기가 살아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 3년간의 성과 우수 펀드도 대부분 일본과 유럽에 투자하는 펀드들이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향후 2~3년간의 투자 기간을 고려한다면 일본과 유럽에 관심을 갖는 것이 좋겠다.

다음으로 최근 조정을 겪고 있는 중국을 비롯한 신흥 시장들은 여전히 높은 성장성을 유지하고 있으나 시장의 조정에 민감하고 외국 자본 의존도가 높다는 특성으로 인해 당분간 조정이 불가피하다. 그러나 시장이 안정을 회복하면 과거 금융위기 이후에 빠른 회복세를 보였던 것처럼 다시 회복할 것이다. 따라서 향후 5년 이상의 투자 기간을 고려한다면 중국을 비롯한 신흥 시장을 주목하는 게 좋다.

마지막으로 틈새 투자 시장을 찾을 필요가 있다. 중국의 위안화 절하로 촉발된 환율 전쟁은 미국의 금리 인상과 일본·유로존의 양적완화 등으로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면 외환 거래나 외환통장 등을 통해 외환 차익을 얻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미국 금리 인상 이후 경매 시장 주목

여기에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대출 금리가 오르면 주택 시장의 조정이 불가피해진다. 정부의 부동산 부양책으로 집값의 70%까지 대출을 받아 주택을 구입한 사람들이 오래 버티지 못하고 집을 내놓기 시작하는 내년 하반기부터 경매 시장이 활성화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내년에는 경매 시장도 주목해볼 필요가 있겠다.

다음으로 저금리 기조와 베이비부머의 퇴직, 1인 가구의 증가에 따른 주택 시장 흐름을 보고 투자 대안을 찾아야 한다. 베이비부머의 은퇴가 본격화되고 1인 가구의 폭발적인 증가세에 따라 도시형 생활주택, 소형 오피스텔 등을 중심으로 한 임대 부동산 시장이 커지고 있다. 특히 주거용 임대 부동산은 시장의 조정이 이루어지더라도 꾸준한 임대료 수입을 얻을 수 있는 유망한 투자처 중 하나로, 월세 소득을 통해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만들어낼 수 있다.

또 전세난이 가중되고 소형 아파트의 인기가 커지면서 중소형 아파트 건설 투자도 활발해져 부동산 시장이 조정을 받게 되더라도 소형 주택 시장은 1인 가구의 증가와 베이비부머의 주택 갈아타기 등 구조적인 수요가 늘어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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